“건치란 나무 물들일 힘과 지혜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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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치란 나무 물들일 힘과 지혜 모으자”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3.12.0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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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제36차 정기총회 개최…남북 평화‧아동치과주치의제 전국화 노력 다짐도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는 지난 1일 오후 7시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제36차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는 지난 1일 오후 7시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제36차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공동대표 김의동 이금호 이하 건치)는 지난 1일 서울 동자동 건치 회관 및 온라인 Zoom 화상회의로 동시에 ‘제36차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먼저 본격적인 총회에 앞서 건치 회원들은 故김무영 회원을 추모했다. 김 회원의 살아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며 그를 추억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묵념하며 그를 기렸다. 

故김무영 회원은 조선대학교 치과대학 75학번이며, 1980년 광주민주항쟁으로 계엄사령부의 수배를 당해 1년간 인천 부평공단에 취업해 도피생활을 이어가다 1981년 검거돼 옥고를 치렀다. 1985년 복학, 1987년 졸업해 같은 해 7월 전남 무안에 치과를 개원했다. 故김무영 회원은 건치의 전신인 청년치과의사회 회원으로 활동하다 1989년 8월 6일 건치 광전지부를 창립해 초대회장을 지냈고, 2002년 건치 공동대표를 맡았다. “어려울 때일수록 근본에 충실하자”고 후배들을 다독이던 그는 지난 11월 14일 영면에 들었다.

“건치가 잘 하는 일 하는 2024년으로”

이어 김의동 공동대표가 인사말을 전했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 등 전쟁과 기후위기, 바이러스 펜데믹의 위협, 일상화된 세계적 경제위기는 사람들의 생존권과 건강권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건치 또한 우리 사회의 진보와 평화, 소외 되고 고통받는 이들의 건강권을 위해 노력했고 성과도 있었지만, 구강건강 불평등은 여전하고 경제적 이유로 씹을 수 없는 이들과 힘겹게 내딛은 민주주의가 허무하게 퇴보하는 모습을 볼 때면 안타까움과 무력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치와 함께, 건치의 손을 놓지 않고, 건치를 신뢰해 주시는 회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부족함이 많지만, 회원들의 건강함과 이 사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믿고 아직도 건치의 손길이 필요한 우리 사회 많은 곳에서 건치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건강사회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다시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자”고 강조했다.

감사보고에서는 조병준 감사가 올 2023년 동안의 건치 활동을 짚고 노고를 치하했다. 그는 “신임회장들의 활력과 더불어 대면 중운위가 활성화 됐고, 연대활동, 사무실 이전 등 굵직한 일들을 잘 처리했다”며 “건치 활동의 근간인 진료소 사업의 지속적 고민, 엄마에게 희망을 등 건강 취약계층과의 진료연계 사업, 아동치과주치의제도 등 보장성 강화를 위한 캠페인, 온라인 강좌의 활성화 등이 눈에 띄었다”고 밝혔다.

반면 그는 “재정 적자 및 지부분담금 문제에 대한 정리와 컨설팅 등 자구책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참치학교가 코로나19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참치학교의 경험은 지난 경험이 아니라 축적된 경험으로 청년위원회의 새로운 활동을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조 감사는 “건치는 항상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다음을 고민하며 발걸음을 놓고 있다”면서 “민주주의, 공공의료, 건강, 인권, 평화, 기후위기 대응, 돌봄 등 건치의 활동으로 쌓은 다양하고도 확고한 가치들을 잘 살펴 2024년, 이후의 발자국을 힘차게 내딛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외빈 축사 대신,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 행사의 장점을 살려 ‘반가운 회원들’이 근황을 영상편지로 전하는 순서가 마련됐다. 건치 광전지부 정태환 회원, 대경지부 이재용‧김세일 회원, 울산지부 안재현‧배석기‧박태근 회원, 서경건치 배강원‧박한종 회원, 인천지부 이원준‧김영환 회원, 부경지부 정효경 회원이 인사를 전했다.

제주에서 영상편지로 인사하는 부경지부 정효경 회원
제주에서 영상편지로 인사하는 부경지부 정효경 회원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이금호 공동대표가 ‘2024년 건치 전망’을 발표했다. 그는 “어느덧 36차 정기총회를 맞이했고, 건치도 36살이 됐다”며 “건치가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었고, 예년 만큼의 활력은 없지만 연륜에서 나오는 노련함, 정신적‧물질적 풍요로움을 바탕으로 건치가 잘 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더욱 풍성히 만들었으면 한다”고 운을 뗐다.

특히 그는 아동치과주치의 사업의 제도화를 위해 힘쓸 것을 당부했다. 이 대표는 “건치는 지난 10년 간 각 지부별로 학생(아동)치과주치의제를 진행해 왔고 지역별 조례도 만들었다”며 “올해는 광주와 세종에서 실시된 아동치과주치의제 시범사업이 마무리되는 해인 만큼 시범사업이 더 많은 지역으로 확대되고 전국적 제도화로 마무리 되도록 더욱 관심을 갖고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고령화 사회의 가장 큰 과제인 노인돌봄 문제, 노인치과진료, 방문진료에 대해서도 관심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면서 “본래 땅 위에 길은 없었고,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길이 되는 법으로 남북특위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평화의 문제, 특히 남‧북 치과계 간의 평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으로 평화의 길에 한걸음 보탰으면 한다”고 독려했다.

끝으로 그는 “건치 각 지부마다 오랫동안 일궈 온 사업과 사람들이 있고, 이 사업을 잘 공유하고 연대할 수 있도록 소통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은퇴 후 제2 인생을 시작한 회원 사례를 널리 공유하며, 지역의 자산이기도 한 치과의원이 사라지지 않고 후대에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총회 후에는 2부 순서로 『아버지의 해방 일지』를 쓴 정지아 작가를 초청, 광전지부 김용주 회원의 사회로 강연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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