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돌봄, 새로운 사회 구조 만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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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돌봄, 새로운 사회 구조 만드는 것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3.07.2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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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건치‧정책연, 지난 15일 ‘지역사회 돌봄과 치과의 미래’ 강연회 개최
지역사회 돌봄…전통‧가족적 돌봄의 확장 지속가능한 사회 만드는 출발점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건치 구강보건정책연구회, 본지가 공동주최한 '지역사회 돌봄과 치과의미래' 강연회가 지난 15일 iTX4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건치 구강보건정책연구회, 본지가 공동주최한 '지역사회 돌봄과 치과의미래' 강연회가 지난 15일 iTX4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공동대표 김의동 이금호 이하 건치), 건치 구강보건정책연구회, 본지 공동주최로 ‘지역사회 돌봄과 치과의 미래’ 강연회가 지난 15일 오후 5시부터 용산역 iTX4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은 또한 온라인으로 생중계 되기도 했다.

(재)돌봄과미래 김용익 이사장은 ‘지역사회 돌봄과 치과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에 나서 돌봄의 개념과 돌봄 운동의 방향성과 전략, 보건의료계의 역할을 짚었다.

‘돌봄’은 크게 아동‧노인‧장애인‧환자에 대한 것이며 전통적으로 이들에 대한 돌봄 주체는 가족이지만, 그 중에서도 여성이 80%를 감당하고 있는 구조다. 일례로 노인이나 장애인을 돌봐야할 경우 이들의 복지를 위해 안타깝게도 여성은 복지와 경제활동을 포기하는, 불행한 선택지밖에 없는 구조다.

저출생‧초고령화로 독거노인 집단이 출연하는 사회에서 이러한 전통적‧가족적 돌봄은 이제 국가와 지자체로 옮겨가는 게 당연한 수순이다. 김용익 이사장은 “인구학적 관점에서, 노인에 대한 정의를 70세 이상으로 바꾸고 이들의 신체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회복하며 이를 바탕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면 사회 부담이 줄어든다. 이는 장애인도 마찬가지”라며 “여성의 경우도 돌봄의 사회화를 통해 경제홛동이 가능하도록 하면 된다”고 저출생 해결책과 돌봄의 사회적 의미를 설명했다.

특히 지역사회 돌봄이 한국 경제‧사회를 개혁하는 의미를 가지려면 ‘전국민 돌봄 보장’이 돼야 한다. ▲주민 누구라도 언제 어디서나 충분히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공공이 서비스의 내용과 질, 임금, 운영방식 등을 관리해 ▲인권보장, 복지증진, 질병관리가 실제로 가능하고, 돌봄노동에서 완전히 벗어나도록 하는 실효성을 거두어야 한다는 게 지역사회 돌봄의 지향성이다.

이어 김 이사장은 돌봄의 탈시설‧탈가족화가 지역사회 돌봄의 ‘핵심’이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집(주거)’이 중심이 돼 적절한 시설과 보건‧복지 서비스를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안전한 집이 있어야 ‘지역사회 돌봄’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집’ 역시 전통적인 의미에서 확장해 ▲독거노인 주택 ▲지원주택 ▲그룹 홈 등으로 본인의 필요에 따라 주택개조와 장‧단기 거주, 의료 및 재활, 긴급 서비스 제공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맞게 보행자 우선, 유모차와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보도로 단계적으로 도로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건치 구강보건정책연구회, 본지가 공동주최한 '지역사회 돌봄과 치과의미래' 강연회가 지난 15일 iTX4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재)돌봄과미래 김용익 이사장

김 이사장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사 등이 환자의 집을 방문해 진료하고, 사회복지사가 주변상황을 체크하고 의료 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노인‧장애인 대상 주야간 보호서비스를 대폭 강화해 이들의 기능을 회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 돌봄 노동에서 여성을 해방하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며 “이러한 순환적 돌봄이 되면, 부적절한 입‧퇴소 문제를 해소하고 시설과 병원이 제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주야간보호센터’를 전국에 5만개 이상 공급해야 한다고 봤다. 현재 보호센터는 전국에 5,090개소에 불과하다. 센터가 생길 경우 이에 연관된 전문인력 종사자 일자리 50만개는 물론 일반 노동인력 일자리도 창출하는 효과가 생긴다.

아울러 ▲치매 ▲심한 신체장애 ▲불순응 만성질환자 ▲영유아‧임산부 ▲정신질환 ▲감염병(결핵) 환자 ▲와상환자 ▲퇴원 후 관리 필요 환자 ▲희귀질환자 ▲생애말기환자 등 건강과 복지 문제로 방문돌봄이 필요한 인구는 2019년 기준으로 586만 명에 달한다. 

김 이사장은 돌봄을, 복지이자 경제라고 규정했다. 그는 “초기 인프라 조성에 많은 비용이 들겠지만, 돌봄서비스가 시작되면 인력고용이 늘고 이는 물자소비와 관련 산업 확대로 이어져 시차를 두고 소득세, 법인세, 거래세, 사회보험료 등으로 초기 투자비용을 회수 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10~20년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지속적으로 투자‧추진하면서 동시에 일자리와 사회적 분위기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사회 돌봄…의료의 본질 회복

‘지역사회 돌봄’은 환자를 환자가 아닌 전인적 인격으로 대하고 의료와 복지, 이와 연계된 기관과 시설과의 연계가 이뤄진다. 이를 뒷받침 하는 사회‧경제적 인프라, 산업의 변화까지 수반한다. 

이를 통해 의료는 그 본질을 복구할 수 있다고 김 이사장은 주장했다. 그는 “병의원에 갇힌 의료를 지역사회 확장하고, 의사 중심의 의료를 주민 중심의 보건으로 확대한다”며 “증상별로 분해된 환자를 통합적 인간으로 대하고, 삶의 현장으로 병‧의원이 이동하고, 생의학적 모형에서 사회보건적 모형으로 의료의 개념과 가치가 전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에 ‘지역사회 돌봄’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 극복해야할 점으로 ▲한국의료의 민간 중심성, 상업화 ▲돌봄에 있어서 의료인 역할에 대한 견해 차 ▲저수가 ▲의료기관 기능 미분화 ▲단독대원의 전통 ▲보건과 복지 직역의 갈등 ▲보건의료 내 각 직역간 갈등 ▲추진 동력 부족 ▲인프라 구성 실패 ▲정치적 갈등 위험 등을 꼽았다. 

방문치과진료…노인 등 기능회복의 출발점

김용익 이사장은 이러한 ‘지역사회 돌봄’에 있어서 보건의료인은 이 사업의 구심집단으로서 역할을 해야한다고 봤다. 그는 “돌봄운동의 주역이 되는 보건의료인은 의‧치‧한‧약‧간 5개 직종으로, 여기에 물리치료, 작업치료, 임상심리, 간호조무 등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이론과 임상 경험 등을 토대로 돌봄 서비스 내용을 구성하고, 정책개발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방문진료를 통해 저작‧연하 기능만 회복해도 대상자들의 삶의 질이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에 치과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현장에서 가능한 치과진료 수행과 의뢰‧회송 등 보통의 치과의료 서비스는 물론, 구강노쇠에 초점을 두고, 구강노쇠를 평가하고, 잇솔질 교육, 설구순 운동, 타액선 마사지, 치실질 교육 등 중재와, 구강관리 교육, 정기적 치과검진, 동기부여를 통해 더욱 효과를 높힐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환자‧가정 상황 반영한 다양한 형태의 방문치과진료 필요

서울특별시장애인치과병원 공공의료사업단 황지영 단장
서울특별시장애인치과병원 공공의료사업단 황지영 단장

서울특별시장애인치과병원 공공의료사업단 황지영 단장은 ‘우리나라 방문 치과의료의 현황’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그는 “의료법 제33조,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의5 등 방문진료에 대한 법 제도는 구비됐고, 이에 따른 다양한 형태의 방문진료가 시행‧발전 중에 있다”며 “제도화 된 것으로는 장기요양보험 수급자를 대상으로 하는 방문진료가 있으며, 다양한 공공의료기관이나 민간의료 및 의료직 종사자의 봉사 등으로도 이미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노인장기요양보험 ‘재가급여’를 통해 치과의사가 지시하는 방문간호지시서에 따라 치과위생사는 수급자 가정 등을 방문해 구강위생을 제공할 수 있고, ‘시설급여’를 통해 계약의사가 요양시설을 방문할 수 있긴 하지만 실제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시행률은 매우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공공영역에서는,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의 경우 이동치과버스를 이용한 장애인 이동진료 및 구강위생 교육사업을 하고 있으며, 보건소 등 지자체 주도로 방문간호 서비스 형태로 치과위생사가 방문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도 있다. 

민간영역에서의 방문치과의료는 대가와 상관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황지영 단장은 “다양한 사례가 있겠지만, 스마일 재단의 경우 20년간 꾸준히 전국의 장애인 시설을 방문하는 이동진료를 시행해 오고 있고, 사회적의료협동조합인 살림치과의원에서는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지역주민이 필요로 하는 방문치과진료를 시행하고 있는 등 방문치과진료 의미에 가장 부합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살림치과의원은 재택진료, 재택간호 중 발굴된 사례를 전담 치과위생사가 방문해 스크리닝하고, 방문 구강위생, 위생관리 교육을 실시하고 내원이 어려운 경우 치과의사에게 방문 지원 요청을 한다”며 “살림 주간보호센터, 방문요양센터의 사회복지사나 요양보호사를 대상으로 노년기 구강건강관리, 구강노쇠 등을 주제로 교육하고, 주간보호센터에서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가 각각 구강노쇠 중재활동과 구강위생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황 단장은 “방문진료에 뜻을 가진 치과위생사의 개인적인 노력을 통해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방문구강건강관리를 시행하며, 이를 발전시켜서 부천, 천안, 광주 지역에서 통합돌봄사업의 일환으로 방문구강건강관리사업이 이뤄지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고 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방문진료는 개인이나 기관의 희생으로는 지속하기 어렵고, 대상자 수를 늘리는 것도 불가능하다”면서도 “치과계는 방문치과의료서비스 이용자 가정과 환자의 욕구를 반영해야 하며, 1회성 관리가 아니라 구강기능 회복, 다양한 형태의 방문 서비스를 만들어 가야하며, 이를 위해서는 빠른 시간 내 제도화가 돼서 표준 프로토콜이 만들어 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그는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 등 직종 간 협업이 강화되고, 각 직종의 역량 또한 강화돼야 한다”며 “타과와의 연계를 통한 환자중심의 방문치과진료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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