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백병원 일방적 폐원 서울시도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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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백병원 일방적 폐원 서울시도 반대”
  • 이인문 기자
  • 승인 2023.06.2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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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등 기자회견 개최… 인제대법인에 폐원 입장 철회 및 대책마련 촉구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이 지난 19일 서울백병원 앞에서 진행됐다.(사진제공= 보건의료노조)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이 지난 19일 서울백병원 앞에서 진행됐다.(사진제공= 보건의료노조)

인제대학교 학교법인이 오늘(20일) 이사회를 열어 서울백병원 폐원안을 의결할 예정인 가운데 지난 19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 이하 보건의료노조)과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서울백병원 본관 앞에서 공대위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백벙원 일방적 폐원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 서울백병원지부 전민석 사무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인제대학교 법인의 일방적인 서울백병원 폐원 결정은 서울 도심의 의료공백 사태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는 그야말로 무책임한 발표”라면서 “인제대법인 이순형 이사장은 당장 폐원 입장을 철회하고 민주적 논의기구를 구성, 병원 구성원 및 지역주민들과 함께 올바른 대책을 세우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 중구에서는 지난 2004년 필동중대병원과 2007년 이대동대문병원이 폐원됨으로써 현재 서울백병원이 유일한 대학병원”이라며 “제일병원도 지난 2021년 폐원해서 서울백병원은 중구 지역주민들에게 응급의료 등 필수의료 기능을 담당해왔고 코로나19 시기에는 전담병원으로서 역할을 해왔다. 며칠 전 서울시에서도 지역의료공백을 우려해 폐원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냈고 중구청에서도 공문을 보내 폐원을 만류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 만큼 인제대법인은 중구민들의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폐원계획을 즉각 중단하고 서울시와 지역주민들과 함께 대책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백병원지부 김동민 지부장도 “백인제 박사는 仁術濟世, 仁德濟世 즉 인술로써 세상을 구하고 어짊과 덕으로 세상을 구한다는 이념으로 서울백병원을 설립하고 이러한 신념을 실현하기 위해 이후 인제대학교를 세워 전국 5개 백병원을 설립하기까지 모태병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왔다”면서 “경영만의 잣대로 폭력적이고 일방적인 폐원을 결정한다는 것은 설립자의 설립목적과 서울백병원 83년의 역사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영리만을 추구해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무시하면서 서울백병원의 교직원들을 기만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서울백병원지부 김동민 지부장(사진제공= 보건의료노조)
서울백병원지부 김동민 지부장(사진제공= 보건의료노조)

서울백병원지부 조영규 교수협의회장은 “서울백병원은 이 병원 건물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 건물 안에서 함께 일해 온 동료 직원들과 우리를 믿고 찾아와 자신의 몸을 맡긴 환자들을 말하는 것이다. 내가 지금 온 힘을 다해 진료하고 있는 것도, 약을 먹어가면서까지 교수협의회장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도 모두 동료 직원들과 환자들을 지키기 위해서인 것”이라며 “갑자기 들려온 폐원 소식에 낙담을 했지만 지금은 확신까지는 아니어도 이사회에서 폐원 결정을 유보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더 강하다. 강압적으로 병원 문을 닫으려는 법인에 전 교직원이 합심해서 대항했기 때문이다.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피력했다.

다음은 이날 이들이 발표한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서울 도심 의료공백 심화시키는 서울백병원 일방적 폐원안건 상정을 철회하고
민주적 논의기구를 구성하여 서울 도심 의료공백 대책을 마련하라!

1941년 설립된 이래 서울 도심의 유일한 대학병원으로 서울 중구 지역주민과 서울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져온 서울백병원이 적자라는 이유로 폐원당할 위기에 놓여있다. 서울백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진료, 중증환자 진료, 지역 응급의료기관으로 필수의료 역할을 수행해왔고, 코로나19 시기에는 중구 지역의 유일한 감염병 전담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

그러나,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서울백병원의 설립이념과 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은 뒤로 한 채 만성적인 적자를 해결해야 한다는 논리만을 앞세우며 서울백병원 폐원을 강행하고 있다. 이는 서울 한복판 금싸라기 땅에 위치한 서울백병원을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위한 사회적 공익은 내팽개친 채 건물을 매각하거나 수익용 건물로 변경해 개발 잇속을 챙기려는 속내외에는 아무런 정당성이 없다.

또한, 서울백병원 폐원과 관련하여 재단과 병원은 구성원들과 단 한차례 협의가 없었음은 물론이고 설명회조차 개최한 적이 없다. 서울백병원의 폐원은 묵묵히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돌보며 일해온 직원들의 고용과 생존권을 정면으로 위협한다. 그렇기에 병원 폐원이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결정하는데 있어 구성원들과 아무런 논의가 없었다는 것은 독선과 불통의 극치일 뿐이다.

재단과 병원은 경영정상화 TFT를 만들어 2004년 첫 적자 기록 후 20년간 연속 적자를 이어가 2023년 현재까지 1.745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했다며 폐원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의료수익과 의료외수익이 얼마나 발생했는지,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역할하면서 손실보상금은 얼마나 받았는지, 학교법인이 서울백병원 정상화를 위해 얼마를 투자했는지에 대해 아무것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적자를 만든 것은 누구였는가? 묵묵히 눈앞의 환자를 돌봐온 직원들의 잘못인가? 아니다. 이는 분명히 병원을 실질적으로 경영해온 재단과 병원 경영진의 잘못이다.

이제라도, 재단과 병원은 “폐원”이라는 정해진 답을 두고 이유를 가져다 붙이는 일을 그만두고 서울백병원 정상화를 위해 이해당사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민주적인 논의를 통해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당장 내일 이사회에 예정된 서울백병원 폐원안건 상정을 철회해야 한다. 그리고 투명한 경영공개와 함께 서울백병원을 둘러싼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모여 서울백병원의 내일을 논의할 수 있는 테이블을 구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서울백병원 폐원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발족한다. 보건의료노조는 서울백병원 구성원은 물론 지역구 국회의원, 정당, 시민사회단체에까지 광범위한 서울백병원 이해당사자들에게 공동대책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서울백병원 정상화를 위해 민주적인 논의기구를 구성하여 학교법인, 백중앙의료원, 서울백병원, 공동대책위원회가 한자리에 모여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서울백병원의 폐원은 서울 중구 지역주민과 서울시민의 건강과 생명과 직결된 사안이며, 구성원들에게는 수년 혹은 수십년 일해 온 직장을 하루아침에 잃게 되는 중차대안 사안이다. 오늘 우리는 이러한 중차대한 사안을 졸속적으로 처리하려는 학교법인 인제학원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20일 예정된 이사회에 서울백병원 폐원안건 상정을 당장 철회하라!

하나. 서울백병원 적자만을 강조하지 말고, 진짜 적자의 원인이 무엇인지 경영컨설팅 결과 및 경영상황에 대해 구성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라!

하나. 학교법인 인제학원과 백중앙의료원은 공동대책위원회와 함께 서울백병원 정상화를 위한 민주적인 논의테이블을 구성하고 당장 논의를 시작하라!

하나. 서울 도심 의료공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서울시, 중구청, 국회의원 모두 나서 도심 의료공백 대책을 마련하라!

2023년 6월 19일

서울백병원 일방적 폐원 안건 상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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