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치유119 출범…억압받는 곳에 함께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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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치유119 출범…억압받는 곳에 함께 할 것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0.10.23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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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병원‧사의련, 21일 전태일다리서 출범 기자회견 개최
노동자‧소수자‧국가폭력피해자 등에 신체‧정신적 진료 확대
이보라 “치유가 필요한 곳에 달려가고‧공론화 시작할 것”
녹색병원, 사의련이 함께 기업과 국가 폭력 피해자, 소수자, 노동자의 전인적 치유를 위한 '인권치유119'를 발족하고, 지난 21일 종로5가 전태일다리에서 출범식을 개최했다. (제공=녹색병원)
녹색병원, 사의련이 함께 기업과 국가 폭력 피해자, 소수자, 노동자의 전인적 치유를 위한 '인권치유119'를 발족하고, 지난 21일 종로5가 전태일다리에서 출범식을 개최했다. (제공=녹색병원)

기업과 국가 폭력 피해자 치유를 위한 ‘인권치유119’가 출범했다.

녹색병원은 지난 2017년 9월 인권치유센터 문을 열고 인권침해나 단식, 고공농성, 장기투쟁 등으로 건강이 손상된 이들을 지원해 왔다.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녹색병원 인권치유센터가 지원한 인권침해 피해자 및 활동가 수는 ▲단식농성 123명 ▲고공농성 45명 ▲성소수자 104명 ▲난민 43명 ▲국가폭력 피해자 45명 ▲인권‧공익 활동가 24명 ▲성폭력 피해자 30명 ▲기타 37명 등 총 453명이다.

또 최근 3년 간 인권치유센터가 방문한 단식‧고공농성, 장기투쟁 현장만 37곳, 방문진료는 97회, 진료에 참여한 인원만 803명에 달한다.

인권 관점에서 건강과 질병을 바라보고 약자와 연대해 온 녹색병원은 기업‧국가‧군대 폭력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게 가해지는 구조적 폭력을 알리고, 그 가족과 유가족에 대한 통합적 치유와 체계적 지원의 폭을 넓히기 위해 전국단위의 신체‧심리‧정신건강 통합시스템을 준비해 왔다.

이를 위해 녹색병원은 전국 네트워크 조직인 사회적의료기관연합회와 결합해 수도권 중심의 진료지원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키로 하고, 지난 21일 오전 11시 종로5가 전태일 다리에서 출범식을 개최하게 된 것.

인권치유119는 전국의 농성현장과 투쟁사업장에 의료진과 심리상담사를 파견해 의료지원과 심리상담을 진행한다. 이들은 노동자, 사회적 약자, 소수자, 인권침해 피해자와 현장 지원 활동가를 대상으로 검사, 외래‧입원치료, 노동자 심리치유 네트워크 통통톡을 통해 개인심리상담과 집단프로그램, 연구‧조사활동 등의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녹색병원, 사의련이 함께 기업과 국가 폭력 피해자, 소수자, 노동자의 전인적 치유를 위한 '인권치유119'를 발족하고, 지난 21일 종로5가 전태일다리에서 출범식을 개최했다. (제공=녹색병원)
녹색병원, 사의련이 함께 기업과 국가 폭력 피해자, 소수자, 노동자의 전인적 치유를 위한 '인권치유119'를 발족하고, 지난 21일 종로5가 전태일다리에서 출범식을 개최했다. (제공=녹색병원)

이날 출범식은 녹색병원 인권치유센터장이자, 인권치유119 운영위원장인 이보라 선생의 여는 말을 시작으로, 故전태일 열사의 50주기를 기념해 전태일 평전이 낭독됐다. 이어 민주노총 봉혜영 부위원장, 재단법인 인권재단사람 박래군 소장의 축사, 그리고 녹색병원 인권치유센터의 현장 의료지원을 받았던 민주노총 톨게이트지부 도명화 지부장, 쿠팡발코로나19피해자모임 고건대표가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보라 운영위원장은 “2020년 대한민국 노동자들의 처지는 1970년 전태일 열사가 분신하던 그 때와 크게 나아진 것이 없는 것 같다”며 “아직도 하루에 2~3명이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가 추락, 끼임, 질식, 폭발 등의 사고로, 로켓배송, 당일배송이라는 선전 뒤에 택배 노동자들이 과로로, 수많은 배달라이더들이 다치고 사망하고 있는 등 안전장치 없이 소모되고 버려지는 노동자의 처지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이 운영위원장은 “불합리한 현실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소 부족하더라도 당장의 노동자 국가폭력 피해자, 소수자, 활동가들의 아픔을 덜어주고 공감하고 치유하는 대안적 모델이 되려고 한다”며 인권치유119의 목표를 밝혔다. 그는 “우선 치유가 필요한 현장에 달려가고 사이렌을 울리며 공론화 하는 것부터 시작하겠는 의미를 담아 119를 붙였다”며 “저희들의 작은 시작이 의미 있는 발걸음으로 한발 한발 나아갈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지지와 응원 부탁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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