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국가보안법폐지 입장 천명에 국가보안법 폐지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온 시민사회가 환영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30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는 6일 오후 2시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을 비롯해 한나라당은 물론 열린우리당 내부에서도 국가보안법 존치론이 확산될 조짐이 있는 현 시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에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 적극적인 의사를 공표한 것은 일련의 수구냉전적 선동흐름에 쐐기를 박는 경고의 의미가 있다"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동시에 17대 국회에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마지막 수순을 밟으라"고 촉구했다.오종렬 전국연합 상임의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국가보안법 폐지 입장에 대해 환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대체입법 등의 국가보안법 유지 시도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오랫동안 국가보안법 폐지운동을 해 온 시민사회는 노무현 대통령의 국가보안법 폐지 입장에 대해 두말할 것 없이 환영한다"는 입장을 한다. 하지만, 대체입법 등 국가보안법을 유지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강력히 경계한다. 오늘 시민사회의 이러한 입장 발표가 열린우리당의 당론에 영향을 주길 원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국가보안법 폐지에 맞서 전면투쟁을 불사하겠다는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경거망동하지 말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한나라당은 당력을 모아 저지하겠다고 하는데, 한나라당이야말로 군부독재와 이승만 정권에 뿌리를 둔 기득권 정당이고, 국가보안법은 기득권의 온존을 위한 마지막 동아줄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한나라당을 설득하고 호소하겠지만 이 모든 것을 거부한다면 총력투쟁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1985년에 창립되어 양심수를 후원하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싸워 온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소속 회원들은 국가보안법 폐지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것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주로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구속수감된 양심수 가족으로 구성된 민가협은 지난 20여 년 간 고난을 상징하는 보라빛 수건을 쓰고 구치소와 유치장 앞에서, 매주 수요일 낮에는 파고다공원 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와 양심수 석방을 외쳐왔다.
기자회견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면서 "대통령이 오랫만에 우리에게 좋은 이야기를 한다" ,"너무 좋으면 허탈감이 생기지 않을까" 등등의 대화를 나누며 한편으로는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기대를, 다른 한편으로는 담담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아들이 모 대학 총학생회장으로 국가보안법에 의해 2년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한 민가협 회원은 5일 저녁 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너무 설레고 좋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왜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그녀는 "내가 알기엔 아들은 북한이 같은 동포니까 같이 잘 살자고 말한 것 뿐인데, 국가보안법에 의해 2년의 실형을 받았다. 하지만 돈 많은 사람들은 북한에 다녀와도 괜찮지 않나. 말 한마디에 실형을 받는다니, 말이 안된다"며 이미 법으로서 최소한의 요건도 남아있지 않다고 답했다.
최현주 기자 ⓒ 인터넷참여연대
다음은 이날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17대 국회는 국가보안법폐지를 위한 마지막 수순을 밟으라! - 노무현 대통령의 국가보안법폐지 입장천명에 즈음한 성명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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