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물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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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물매화
  • 유은경
  • 승인 2023.11.1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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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백 여덟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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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야생화의 여왕’, ‘야생화의 지존’ 등 극찬의 수식어들이 있으나 만나기 전에는 그 말 속에 스며있는 감동이나 의미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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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빌리지 않더라도 담은 사진들 갯수나 일부러 찾아가 만난 횟수를 보면 단연 으뜸인데 꺼내놓는 것을 주저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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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란 줄기를 감싸고 있는 심장 닮은 한 장의 동그란 잎은 간결한 절제미의 극치다. 깊게 패인 도톰한 하얀 꽃잎과 둥근 암술을 감싸고 있는 5개의 수술, 거기에 작은 물방울 닮은 꿀샘까지 달고 있는 여러 갈래의 헛수술은 호화롭기 그지없는 화려함의 완결판이라 하겠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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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흥분한 채 바라보다가는 물매화의 차분하고 끝 모를 매력을 놓치기 쉽다. 범접하기 어려운 우아함이 풍겨 나오니 함부로 사치스럽다 단언하기 어렵고 은근하게 배어 있는 도도함은 여왕의 기품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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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타연에서의 아쉬운 첫만남 후 자생지가 어딘지 몰라 궁금해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30년 가까이 드나들던 시댁 동네의 한 사찰이 물매화를 보러 전국에서 모여드는 유명한 곳인 걸 알았을 때는 반가움과 더불어 안타까움에 허탈하기까지 했다. 만난 횟수가 많은 이유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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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꽃임에는 틀림없지만 정말 특별하다고 쓰고 있자니 아직 이 꽃을 만나지 못한 이들의 첫만남에 방해가 될까봐 망설여진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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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개인의 느낌이 우선이겠지만 자랑이나 나만의 너스레를 다독여야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조심스런 꽃이기도 하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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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이 몰려오며 가만히 있어도 나를 말갛게 씻어주는, 정말 묘한 힘이 있는 특별한 꽃… 물매화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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