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의, 성평등 인식 높지만 실생활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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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의, 성평등 인식 높지만 실생활에선?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2.11.14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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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치 여성인권센터, 전문직 ‘최초’ 성평등 인식 조사결과 발표…치의‧치대생 등 577명 대상
“20대‧여성이 50대‧남성 보다 전반적 인식 수준 높아”…성폭력 예방교육‧심포지엄 등 개최도
대한여성치과의사회 여성인권센터가 지난달 28일 서울 광화문 달개비에서 '전문직단체의 성펴등 의식개선을 위한 설문조사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대한여성치과의사회 여성인권센터가 지난달 28일 서울 광화문 달개비에서 '전문직단체의 성펴등 의식개선을 위한 설문조사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치과의사들의 성평등 의식 수준은 얼마나 될까?

대한여성치과의사회(회장 신은섭 이하 대여치) 여성인권센터(센터장 곽정민)가 보건의료계 전문직으로서는 처음으로 전문가집단의 성평등 인식을 조사했다.

대여치는 지난달 28일 서울 광화문 달개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여치 신은섭 회장을 비롯해 여성인권센터 곽정민 센터장, 최원정 간사, 김수진 책임연구원이 자리했다.

여성인권센터는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연구용역을 받아 지난 4월 10일부터 연구에 착수했으며, 지난 8월 23일부터 9월 22일까지 한 달 간 온라인으로 『전문직 단체의 성평등 의식개선을 위한 설문조사연구』를 수행했다. 아쉽게도 2018년 개발된 설문항목이라 이번 연구결과와 비교할만한 여타 직군의 연구는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를 위해 여성인권센터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지난 2018년 「개정 한국형 남녀평등의식검사개발(Ⅱ) : 표준화 규준마련 및 검사활용 매뉴얼 제작」 보고서의 설문문항을 활용했다.

설문조사 참여자는 전체 577명으로, 성별로 보면 남성 309명, 여성 268명이었으며, 기혼은 420명 미혼은 157명으로 집계됐으며 연령의 경우 50대가 264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대와 40대가 그 뒤를 이었다. 아울러 지위별로는 개원의가 376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치과대학생 110명, 봉직의 46명 순으로 나타났다.

신은섭 회장
신은섭 회장

신은섭 회장은 "설문에 비교적 솔직하게 답변한 것으로 보여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면서 "보통 인식 수준에서는 자신이 남녀차별주의자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실제 개별화된 사안에서는 다르게 답변하는 등 인식 차가 드러났다"고 평했다.

김수진 책임연구원은 “결론적으로 남녀, 20대와 50대 사이에 유의성 있는 차이가 드러났다”며 “전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이, 50대 보다는 20대가 성평등에 대한 인식이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설문문항은 크게 ▲공적영역에서의 성평등에 대한 태도 ▲여성의 권리요구에 대한 태도 ▲여성 성역할 규범에 대한 태도 ▲남성 성역할 규범에 대한 태도 ▲부계중심적 가족제도에 대한 태도 ▲가정에서의 성평등에 대한 태도 등 6가지 영역, 28가지 문항으로 이뤄졌다. 점수가 5에 가까울수록 성평등 의식 수준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먼저 공적영역에서 남녀 간 능력과 역할 차이에 대한 고정관념을 묻는 ’공적영역에서의 성평등에 대한 태도‘ 문항에 대한 결과를 보면, ▲전체 남성 4.13점 ▲전체 여성 4.61점으로 전반적으로 의식 수준이 높았다.

그러나 세대로 보면 ▲20대 4.24점 ▲50대 4.34로 큰 차이가 없었고, 성별로 보면 ▲20대 남성 3.96점 ▲20대 여성 4.63점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의 권리 요구, 성평등 정책 및 제도에 대한 비판이나 지지를 측정하는 ‘여성 권리요구에 대한 태도’ 설문에서는 모든 집단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드러났다. 여성은 일관되게 4점 이상의 점수를, 남성도 일관되게 3점대를 보였다.

▲전체 남성 3.25점 ▲전체 여성 4.24점이었으며, ▲20대 4.03점 ▲50대 3.70점 ▲20대 남성 3.35점 ▲20대 여성 4.36점 ▲50대 남성 3.37점 ▲50대 여성 4.20점으로 집계됐다. 

사회통념적으로 남성과 여성에게 요구되는 옷차림, 태도, 역할 규범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는 ‘여성 및 남성 성역할 규범에 대한 태도 항목 조사 결과, 여성 성역할 규범의 경우 ▲전체 남성 평균 3.83점 ▲전체 여성 평균 4.45점 ▲20대 평균 4.60점 ▲50대 평균 3.88점으로 나왔다.

남성 성역할 규범의 경우 ▲전체 남성 평균 3.48점 ▲전체 여성 평균 4.33점 ▲20대 4.26점 ▲50대 3.76점 ▲20대 남성 3.69점 ▲20대 여성 4.53점 ▲50대 남성 3.51점 ▲50대 여성 4.14점으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성역할 규범에 대해 여성보다 남성이 보수적 인식을 가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가계 계승 및 상속에서의 아들 중심주의에 대한 인식을 묻는 ‘부계중심적 가족제도에 대한 태도’ 영역에서는 평균 ▲전체 남성 4.18점 ▲전체 여성 4.64점 ▲20대 4.39점 ▲50대 4.37점 ▲20대 남성 3.99점 ▲20대 여성 4.58점 ▲50대 남성 4.18점 ▲50대 여성 4.65점으로 나왔다. 20대 남성을 제외한 모든 집단의 평균점수가 4점 이상으로, 부계중심적 가족제도에 대해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정생활 영역에서의 남녀 역할 분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묻는 ‘가정에서의 성평등에 대한 태도’ 영역에서는 모든 집단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평균 ▲전체 남성 3.55점 ▲전체 여성 4.30점 ▲20대 4.14점 ▲50대 3.80점 ▲20대 남성 3.78점 ▲20대 여성 4.32점 ▲50대 남성 3.52점 ▲50대 여성 4.21점으로 집계됐다.

즉, 가정에서의 성역할 고정관념이 여성에 비해 남성이 더 확고하다.

치의 사회적 성평등 인식수준 높아
개별 사안에 있어서는 더 노력해야

여성인권센터 곽정민 센터장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남녀 치과의사들의 성평등 인식 차를 드러내고, 의식 자체를 높이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총평했다.

그는 “공적영역, 부계중심적 가족제도 등 사회적으로 교육된 부분에서는 치과의사 남녀, 20대와 50대 모두 굉장히 인식수준이 높은 것으로 조사돼 매우 선진적이라 할 수 있다”면서도 “현실에서 개별 사안, 여성권리 요구 부분에서는 남성 치과의사들의 의식이 견인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곽 센터장은 “여성 치과의사들은 남성에게 요구되는 성역할의 부당성에 높은 점수를 보이는데, 이는 여성의 경제적 자립도가 높아진 것과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여성이 손해를 감수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과거 가정경제를 남성만 책임지던 시대에서 여성도 함께 책임지는 시대가 되면서, 요구도 함께 늘어난 데 대해 남성이 역차별을 당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성평등은 어느 한쪽의 성(性)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게 아니라 서로 평등하고, 행복해지기 위해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김수진 책임연구원은 “유의미한 조사결과를 내기 위해 남녀 치대생 샘플 수를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 결과 남녀 수 평중 없이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결과를 기초로 대여치 여성인권센터는 그 설립목적인 성폭력 피해 예방을 위해 전체 치과의사 사회의 성평등 인식 수준을 확인하고, 바람직한 양성평등 인식을 뿌리내리게 하기 위한 교육자료, 정책자료 등으로 활용한단 방침이다.

김수진 책임연구원은 “인식제고를 위해서는 교육과 이를 떠받치는 사회적 분위기가 중요하므로 향후 대한치과의사협회 양성평등위원회와 이번 연구 내용을 공유하고, 정리해 활용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성폭력 예방교육의 내용과 수준을 결정하고, 성폭력 예방교육이 보수교육 시 윤리교육을 받는 것처럼 필수과목화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곽정민 센터장도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양성평등위원회 내부 교육을 부활시키고, 워크샵, 심포지엄을 통해 치과계 양성평등 인식 제고에 기여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여치 여성인권센터는 해당 설문조사 결과 보고서를 대여치 홈페이지에 업로드 하는 것은 물론 이 달 중 책자로 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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