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한 노동의 가치‧전문가 권리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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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한 노동의 가치‧전문가 권리 지키자!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2.10.1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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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협‧의협‧변협‧건축사협, 지난 17일 ‘올바른 플랫폼 정책연대’ 출범식
“자본 앞세운 비전문 사설 플랫폼 독과점 저지‧공공 플랫폼 구축해야”
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의사협회·대한변호사협회·대한건축사협회는 지난 17일 대한의사협회 용산 임시 회관에서 ‘올바른 플랫폼 정책 연대 출범식 및 업무협약식’을 체결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의사협회·대한변호사협회·대한건축사협회는 지난 17일 대한의사협회 용산 임시 회관에서 ‘올바른 플랫폼 정책 연대 출범식 및 업무협약식’을 체결했다.

4개 전문가 단체가 ‘올바른 플랫폼 정책연대(이하 정책연대)’를 출범시키고, 플랫폼 서비스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적 연대와 ‘공공 플랫폼’ 확충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협회장 박태근 이하 치협),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 이하 의협), 대한변호사협회(회장 이종엽 이하 변협), 대한건축사협회(회장 석정훈 이하 건축사협)은 지난 17일 의협 용산임시회관 7층 회의실에서 정책여대 출범식 및 4개 단체 업무협약식을 개최했다.

먼저 4개 단체장들은 인사말에 나서 지난 15일 발생한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을 언급하며, 플랫폼 기업이 전문 영역에 진출할 시 일어날 문제점을 짚고, 전문가‧소비자 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의협 이필수 회장은 “플랫폼 산업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고 전 산업군에 걸쳐 생기는 것도 모자라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좌우하는 의료와 법률 등 전문서비스에까지 자본에 잠식된 플랫폼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것은 문제”라며 “상업적 이득만을 목적으로 한 플랫폼 서비스로 인한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고, 정당한 노동의 가치와 전문가로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우리 4개 단체가 연대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의료와 법률은 교통‧유통‧금융 등 생활형 서비스와 달리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영역으로서 플랫폼 기업의 독점적 지위 남용을 저지하고 비대면 진료 팽창에 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의협 이필수 회장, 치협 박태근 협회장, 건축사협 석정훈 회장, 변협 이종엽 회장이 업무협약서를 들고 있다.
(왼쪽부터) 의협 이필수 회장, 치협 박태근 협회장, 건축사협 석정훈 회장, 변협 이종엽 회장이 업무협약서를 들고 있다.

또 치협 박태근 협회장은 “최근 열린 세계치과의사연맹 총회에서도 치과의료에 대한 자본유입, 그로인한 상업화를 우려하는 안건이 상정되는 등 의료영리화 문제는 세계적 추세로 보인다”면서 “현재 대형자본을 앞세운 회사들이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해 기업 수입 창출에만 악용하는 사례가 터져나오고 의료‧법조‧세무 등 전문직 영역을 침범하는 사례는 더욱 심각하다”고 짚었다.

이어 박 협회장은 “더 많은 환자에게 양질의 건강관리,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공공플랫폼’을 만들어 국민 건강 수호라는 의료인 본연의 의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더욱 목소리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변협 이종엽 회장도 “플랫폼 산업의 부작용은 바로 노동자와 소비자를 수탈하고, 시장가치를 훼손하고 소비자 권익을 침해한다는 점에 공감하며, 플랫폼으로 인한 피해 사례를 취합하고 분석해 합리적 대응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4개 단체가 정책연대를 출범키로 했다”며 “이번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지위남용 행태에서 벗어나 전문가‧소비자‧소상공인의 권리를 지키는 시작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건축사협 석종훈 회장은 “전문가 집단의 배타성, 독점도 문제지만 플랫폼 서비스에서 이를 오로기 기술적‧정량적으로만 판단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면서 “전문가 영역에까지 자본을 앞세운 비전문적 사설 플랫폼의 중계, 알선은 전문직의 공공성을 침해하고 시장질서를 흐트러뜨리기 때문에 플랫폼 서비스의 공정화와 공공화를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동성명서를 낭독 중인 4대 전문직 단체장들
공동성명서를 낭독 중인 4대 전문직 단체장들

특히 이들은 정책연대 출범식, 업무협약식에 이어 공동으로 성명을 발표하며 플랫폼 산업에 의한 사업자‧노동자‧소비자 피해 최소화와 올바른 플랫폼 정책 실현을 위한 관련 입법활동, 대정부 활동을 위해 연대할 것을 선포했다.

4대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플랫폼 기업의 급성장은 자율시장의 독점‧과점 형태로 사회적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으며, 최근 데이터센터 화재로 전 국민의 불편과 손해를 야기한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책무가 집중 조명되고 있다”며 “전문영역에서 각종 규제와 법망을 우회해 시장에서 독점적 지배력을 확보하고 자본에 의한 산업지배를 꿈꾸며 구성 사업자와 노동자, 소비자에 대한 공정하지 못한 수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플랫폼 기업 규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아울러 이들은 비전문적 사설 플랫폼의 지위 남용 행태 규제 필요에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짚으며 정부와 국회에 플랫폼 시장 규제를 위한 정책을 주문했다.

이들 4개 단체는 “미국에서는 플랫폼 시장 규제를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리나 칸이 FTC 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구성 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플랫폼 업체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입법이 이뤄졌고, EU에서는 플랫폼 노동자를 노동법상으로 보호하는 입법이 이뤄졌으며, 중국에서는 플랫폼 산업에 대한 전 방위적 규제가 시행되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는 지금이라도 플랫폼에 의한 업종별‧직역별 피해 사례와 시장질서 훼손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이에 대한 합리적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알선‧소개가 전면 금지되고 광고 제한 직역에서는 공공화를 그 외의 직역에는 공정화를 위한 입법과 정책을 즉시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성 명 서 

지난 십여 년 간 전 세계는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플랫폼 기업에 대해 혁신이란 이름으로 찬사를 이어왔다. 그러나 플랫폼 기업의 급성장은 자율시장의 독점, 과점의 형태로 그 사회적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으며, 급기야 지난 주말 데이터센터의 화재로 인한 전 국민의 불편과 손해를 야기한 바,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책무(social accountability)가 집중 조명되고 있다. 

특히 전문영역에서 이윤을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확장하는 비전문적 사설 플랫폼은 혁신이라는 미명 아래 각종 규제와 법망을 우회하여 시장에 독점적인 지배력을 확보하고, 자본에 의한 완전한 산업 지배를 꿈꾸며 구성 사업자와 노동자, 소비자에 대한 공정하지 못한 수익을 추구할 뿐이다. 

국내 플랫폼들은 소비자 편익을 높이려는 본연의 목적을 잊은 지 오래이다. 진입 초기 플랫폼은 자신들의 행위를 ‘소비자 후생’이라는 명분으로 감추기 위해, 단기 출혈을 감수하며 시혜적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였으나, 독점력을 확보한 후에는 어김없이 사업자·노동자·소비자 모두에게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게이트 키퍼(gate keeper)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비전문적인 사설 플랫폼의 독점적 지위 남용 행태를 규제할 필요성의 공감대가 국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플랫폼 규제를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리나 칸이 FTC 위원장으로 취임하고 구성 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플랫폼 업체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입법이 이루어졌고, EU에서는 플랫폼 노동자에게도 플랫폼 사업자가 노동법상 보호를 해야 하는 입법이 이뤄졌으며, 중국에서는 플랫폼 산업에 대한 전방위적 규제가 시행되고 있다. 

이에 우리 4개 단체 대표는 견고한 연대를 형성하여 정당한 노동의 가치와 권리를 스스로 지켜내고, 플랫폼 산업에 의한 사업자, 노동자, 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며 올바른 플랫폼 정책이 실현되는 방안을 연구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연대해나가고자 한다. 

정부와 국회는 지금이라도 즉시 플랫폼에 의한 업종별·직역별 피해 사례와 시장질서 훼손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이에 대한 합리적 대응방안을 강구하며 알선 및 소개가 전면 금지되고 광고가 제한되는 직역에서는 공공화를, 그 외의 직역에서는 공정화를 위한 입법과 정책을 즉시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

2022. 10. 17. 

대한변호사협회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건축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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