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큰바늘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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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큰바늘꽃
  • 유은경
  • 승인 2022.09.0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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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여든 한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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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알려진 자생지가 몇 군데 없다. 그 중 한 곳은 우연히, 정말 우연히 내가 발견했다. 몇 년 전 8월, 강원도 어느 임도를 따라 꽃탐사에 나섰는데 수풀이 무성해져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는 지경이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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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고 겨우겨우 제자리로 돌아와서는 뜨거운 햇살을 피하기 위해 그늘을 찾는데 바람결에 언뜻언뜻 흔들리는 분홍빛 꽃이 보였다. ‘큰바늘꽃’이었다. 세력은 크지 않고 꽃도 거의 져가고 있었지만 얼마나 기쁘던지… 자생지 한 곳을 더 알게 되었고 알려주게 됐으니 말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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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났을 때는 몇 포기 되지 않았고 키도 그리 크지 않았는데 점점 세를 한껏 불리고 있는 모양이어서 흐뭇하다. 키는 2미터가 넘는다. 키가 커서 큰바늘꽃이고 꽃은 분홍빛, 씨앗이 길쭉하고 가느다란 것이 바늘을 닮았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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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꽃 종류가 꽤 여럿이다. 공원에 심겨져 하늘거리는 ‘홍접초’, ‘백접초’는 가우라라 불리는 원예종바늘꽃이다. 습지에 사는 ‘여뀌바늘꽃’과 ‘버들바늘꽃’이 있고 암술모양이 곤봉 닮은 ‘바늘꽃’과 ‘돌바늘꽃’은 쉽게 마주치는 꽃이 아니다. 높은 산에 올라야 보이는 ‘분홍바늘꽃’과 더 귀한 ‘큰바늘꽃’도 있다. ‘큰바늘꽃’은 멸종위기 2급식물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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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바늘꽃은 우리나라에서는 멸종위기 식물로 보호하지만 독일 중부에서는 집 근처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또한 미국에서는 습지를 중심으로 번식이 왕성해 메사추세츠 주와 워싱턴 주에서는 농작물을 위협하는 위해식물로 관리하고 있다 한다. 같은 꽃을 피우면서 사는 곳에 따라 이렇게 극과 극의 관리를 받고 있다니… 역시 어디에 태어나는가는 생물에게 참 중요한 명제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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