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소 활동은 여전히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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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소 활동은 여전히 필요한가?”
  • 이인문 기자
  • 승인 2022.08.23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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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치 진료소네트워크, 지난 20일 제2차 워크샾 온라인 개최… 내년부터 진료소 1년 활동 및 성과 ‘공유’ 결정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공동대표 김형성 조병준 이하 건치)가 지난 20일 온라인으로 ‘2022년 건치 진료소네트워크 2차 워크샾’을 개최하고 내년부터 정기 워크샾을 통해 각 지부 진료소의 한 해 활동내용 및 성과들을 공유하기로 결의했다.

건치 진료소네트워크가 지난 20일 제2차 워크샾을 온라인으로 개최했다.(사진은 이한숙 소장의 강연 장면)
건치 진료소네트워크가 지난 20일 제2차 워크샾을 온라인으로 개최했다.(사진은 이한숙 소장의 강연 장면)

건치 전양호 사업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워크샾 1부에서는 ▲이주와인권연구소 이한숙 소장의 ‘한국사회 이주민 건강권과 사회적 노력’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한동헌 교수의 ‘ 지금 새로운 진료소를 열어야 하는 이유’ 등의 강연이 진행됐으며, 이어 조병준 공동대표의 사회로 ‘건치 진료소 네트워크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논의들이 펼쳐졌다.

첫 강연자로 나선 이한숙 소장은 “이주민들은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열악한 노동조건, 불안정 고용 등 낮은 경제적·사회적 지위 외에도 언어적 제약과 낮은 정보 접근성 등으로 건강권을 위협받고 있다”면서 “최근 들어 이주민의 규모가 증가하면서 체류기간도 길어지고 가족 단위로 이주하는 경우도 많아지면서 10세 이하 아동이나 60대 이상의 고령층이 증가하는 등 한층 문제가 복잡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 소장은 “최근 이주민들에 대한 건강보험제도 상의 차별이 강화되고 의료급여 및 의료지원사업 등 공적 의료보장제도에서 배제된 이주민들이 증가하면서 무료진료소 등의 민간 차원의 의료안전망의 한계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이주민들의 지난 1년 간 의료 미충족율은 28.2%로 내국인 11.5%의 거의 3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1년간 미충족 의료경험(자료제공= 이한숙 소장)
최근 1년간 미충족 의료경험(자료제공= 이한숙 소장)

아울러 그는 “의료보장에서 배제된 이주민들에게는 유일한 의료안전망이라 할 수 있는 ‘외국인근로자 등에 대한 의료지원사업’은 국비와 지방비 7:3의 비율로 재원을 마련해 의료보장이 배제된 이주민들에게 수술·입원비를 지원하는 제도로 의료급여 수가를 적용하고 비급여 항목은 별도의 기준으로 의료비를 산정하고 있다”면서도 ▲한정된 지정의료기관 ▲외래진료 및 약제비 지원 제외 ▲대상자 자의적 선정 ▲예산 부족 등의 문제로 인해 많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했다.

이어 이 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공공병원이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이주민들은 심각한 의료공백 상태로 건강권을 크게 위협받았다. 지금까지 이주민들에게 의료안전망을 제공하기 위한 지역사회 차원에서 노력해온 무료진료소 운영, 한국이주민건강협회의 ‘희망의 친구들’ 등의 의료공제회 활동, 협력병원 네트워크 구성, 공공의료통번역시스템 제공 외에도 가능한 이주민들이 건강보험 등 기존의 의료보장제도 안에서 보장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공공병원 확대 및 이주민 공공의료 거점병원 지정 ▲건강보험 적용 제외 이주민들에 대한 국제(외국인) 수가 적용 제한 및 건강보험·의료보험 수가 적용 ▲건강보험 제외 이주민 임산부 및 영유아·아동·장애인 등 의료취약계층과 예방·응급·필수의료에 대한 특별한 고려 ▲지역사회 의료기관, 보건의료단체, 이주민단체 간 협력관계 구축 및 강화 등을 제안했다.

한동헌 교수
한동헌 교수

행동하는의사회 이사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한동헌 교수는 강의를 통해 ‘왜 지금 새로운 진료소를 열려고 하는지’ 그 이유를 밝혔다. 한 교수는 “행동하는 의사회는 지난 2003년 2월 창립 이후 소소하지만 꾸준히 진료소 활동을 해왔다”면서 부산에서의 중증장애인치과 '나눔과 열림' 개소 및 활동, 서울·인천·부산 등에서 진행해온 노숙인·쪽방·장애인·가정폭력피해여성 및 자녀 등을 대상으로 한 활동, 라오스에서의 마을보건사업 등을 소개하고 “특히 지난 2014년부터 부산 영도에서 쪽방진료를 시작해 지금까지 해오고 있으며 2017년 인천에 이어 올해부터는 대구 소성리에서도 쪽방진료를 재개했고 서울에서는 현재 돈의동 쪽방에 집중하면서 새로 치과진료소를 열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지금까지 쪽방 진료를 해오면서 이들에게는 쪽방이라는 공간이 다른 어떤 곳보다도 더 편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주민들에게 이주민진료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법 제도 안에서는 존재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이주민진료소나 쪽방진료소, 장애인진료소 등 특정 계층의 특벙 집항의 사람들을 위한 특정 치과의 설립을 조합형태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이주민진료소의 경우 이런 조합치과들이 설립되고 향후 오래 지속할 수만 있다면 언젠가는 이들 이주민들내에서 치과의사를 배출 통역 없이 베트남이주민들은 이주민 출신 베트남 치과의사가 치료를 하는 그런 것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렸했다.

질의응답 후에 진행된 ‘건치 진료소네트워크’ 논의과정에서 건치 조병준 공동대표는 “건치 각 지부 소속 진료소들은 지금까지 10년, 20년이 넘게 활동해왔다”며 “건치 진료소 활동을 통해 건강취약계층의 구강건강이 더 나아지고 있는지, 우리의 진료소 활동이 우리 사회와 치과 일상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되집어봤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조병준 공동대표
조병준 공동대표

더불어 그는 “향후 건치 각 지부 소속 진료소들의 위치와 진료시간 등 정보들을 공유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고자 한다”면서 “내년부터는 각 지부 소속 진료소들의 한 해 동안의 활동 및 성과를 보고하고 논의하는 워크샾을 정기적으로 진행해보자”고 제안, 내년 여름에 건치 진료소네트워크 제3차 워크샾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부산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김진범 전 교수는 “퇴직 후 요즘 일주일에 하루 부산 장애인진료소에 나가 활동을 하고 있다. 진료활동은 그야말로 인간을 만나는 현장이다. 그 현장을 경험하면서 그와 관련된 제도의 변화를 고심하고 번민하게 된다. 전 인류적으로 경제적 차별 없이 누구든지 건강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바라게 된다”며 “최근 부경건치가 캄보디아에서 치과진료뿐아니라 오랫동안 장학금을 수여하면서 학생들을 치과의사, 의사, 간호사, 약사 등으로 길러냈는데 그중 2명의 치과의사가 이번에 부산대치과병원에 연수를 오게 됐다. 건치 진료소 활동의 성과로 앞으로도 이러한 워크샾 등을 통해 건치 진료소네트워크가 더 깊은 제도적 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치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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