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매화노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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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매화노루발
  • 유은경
  • 승인 2022.07.0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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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일흔 일곱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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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갛게 세수한 얼굴로 밖에서 기다리는 친구에게 뛰쳐나가려 엄마 손을 뿌리치는 아이 같아 보이지 않는가? 소풍가는 날 아침, 배낭 메고 집 나서는 1학년 꼬맹이처럼 보이기두 하고… 두 손으로 살포시 치맛자락 들고 사뿐사뿐 무도회장으로 향하는 가슴 부푼 처자들 모습으로 비치기도 한다. 금방이라도 카메라 화면에서 벗어날 태세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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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노루발이 있는 곳에는 노루발이 같이 있지만 노루발이 있는 곳에 매화노루발이 꼭 있지는 않다. 흔히는 볼 수 없고 꽃이 노루발에 비해 예뻐서, 꽃이 매화를 닮았다고 ‘매화노루발’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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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도 푸른빛을 띠고 있다. 초본이지만 다년생이라 여러 해 지난 것들은 작은 나무처럼 보이기도 한다. 제법 단단한 잎은 언뜻 사철나무가 떠오른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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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노루발은 꽃을 피우기까지 오랜 시간을 벼른다. 꽃망울은 일찍 맺지만 1달 이상을 꽃봉오리 상태로 있다가 5~6월이 돼서야 핀다. 그리 시간이 걸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정말 궁금하다. 꽃은 꽃자루 끝에 종모양으로 한두개씩 달리는데 크기가 1센티나 될까, 새끼손톱만하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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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곳에 머물러 움직이지 못하는 꽃들을 담을 때는 차분하기 십상인데 매화노루발을 네모 속으로 바라보는 동안 생동감마저 느껴온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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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시작과 끝이 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식물들이 깊숙하게 품고만 있는 정중동(靜中動)! 그 은밀한 세계를 엿본 듯해 가슴이 콩닥콩닥한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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