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나도~’는 ‘너도~’와 더불어 ‘비슷하다’는 말이다. 그 원형인 ‘개감채’를 본 적이 없으니 둘이 얼마나 닮았는지 확인할 길이 없을 뿐. 북쪽 땅에 산다는 개감채가 정말 궁금하다.

현재로선 만날 방법이 중국을 통해 백두산에 가는 길밖에는 없다. 백두산 야생화에 대한 사진이나 정보는 풍족하다 느끼는데 개감채에 대한 자료는 너무나 빈약해서 ‘높은 산 바위지대에 산다’는 정도만 찾을 수 있었다.

‘나도개감채’는 ‘산무릇’이라는 별명도 있다.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는 ‘개감채’라는 이름보다 훨씬 정겹다.

뿌리에서 올라오는 가느다란 잎은 대부분 하나이고 꽃줄기에 작은 잎 몇 장이 있으며 흰색 꽃은 안으로는 연두빛이 돌고 겉으로는 녹색 줄무늬가 있다. 자생지가 불분명하다.

'강원도와 경기도 일부 높은 산'이라고 적혀 있는 자료가 대부분이나 나는 경상도에서도 만났고, 전라도 지리산에서도 만났다는 이가 있으니 제주를 제외하고는 전국의 높은 산에 다 있는 듯이 보인다. 점점 개체수가 줄어들어 산림청이 선정한 멸종·감소 위기에 놓인 300여 종의 관리대상에 들어 있다.

나도개감채를 찾아 일부러 길을 나선 적은 없다. 봄 한가운데서 숲을 탐색하다 뜻밖의 만남이 되곤 했다.

이제 보니 그리 정성껏 사진을 담은 것 같지도 않고, 그 귀함도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가느다란 몸이지만 가볍지 않은, 이 단정한 얼굴의 진가를 이제라도 알게 되었으니 안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