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처녀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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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처녀치마
  • 유은경
  • 승인 2022.04.2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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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일흔 두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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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물주가 이 꽃을 만드실 때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처녀치마’를 만나고 스친 생각이다. 화려한 빛깔의 꽃술을 보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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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스런 보랏빛에다가 수술보다 길게 삐져나온 암술이 무척이나 유혹적이지 않는가? 늘어뜨린 이파리들은 궁궐여인의 금박 물린 치마도 부럽지 않고 정승부인의 열두폭 치맛자락에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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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잎에서 꽃대를 올리는 숙근성 여러해살이다. 꽃대에 3~10개의 꽃송이들이 달리는 봉오리는 꽃대를 올리기 전부터 빼꼼하게 보인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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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밑을 좋아하는 줄 알았다. 계곡, 물가를 좋아하는 줄 알았다. 올해 만난 군락지는 나무 밑도 아니고 물가도 아닌 북쪽 사면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러니 사는 곳을 가리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까탈스럽지 않은 처녀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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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도 늘어진 치맛자락은 초록빛을 놓치지 않고 있다. 어느 해는 눈이 소복하게 쌓인 가운데서 만났다. 바들바들 떨면서도 제 빛깔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모양이 어찌나 안쓰럽던지…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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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폭 사이에 희망 가득한 새계절을 숨겨두었다. 지나간 혹독한 시간도 깊숙이 품었다. 차가운 바람이  잠시 머물며 기다림의 빛깔로 물들었다, 봄이 보랏빛으로 몰려왔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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