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과목 급여화 후에도 보완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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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과목 급여화 후에도 보완대책 필요”
  • 이인문 기자
  • 승인 2022.04.1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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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건강시민연대, ‘제1회 불소의 날’ 기념 온라인 토론회 개최… 총 80여 명 참석
류재인 교수, “만19세 이하 아동·청소년 치과 미치료율 9.3%로 의과보다 5배 많아”

전문가불소도포 등 치과 예방 항목을 요양급여화하더라도 소득계층에 따라 본인부담금 등의 문제로 참여율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급여화 이후에도 후속 보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류재인 교수의 온라인 발제 장면.
류재인 교수의 온라인 발제 장면.

건강형평성확보를 위한 치아건강시민연대(이하 치아건강시민연대)가 지난 9일 제1회 불소의 날을 맞아 ‘불소로 치아건강을 지키는 두 가지 방법- 전문가불소도포와 불소치약’이란 대주제 하에 개최한 온라인 기념토론회에서 경희대학교 치과대학 류재인 교수는 “지난해 광주와 세종시에서 실시된 아동치과주치의제 시범사업 참여율이 지난해 10월 기준 각기 8.6%와 15.2%에 그쳤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한동헌 교수의 사회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류 교수는 ‘전문가불소도포 건강보험 요양급여화의 의의와 방법’을 주제로 한 발제를 통해 우선 “우리나라 만19세 이하 아동청소년의 치과 미치료율은 지난 2019년 기준 9.3%로 의과 1.8%의 5배가 넘는다”며 “미치료 이유 중 경제적 부담은 직장과 학교 때문, 무서움에 이어 3번째였으나 여전히 10%를 넘고 있으며 가계소득에 따른 미치료율도 상위계층 5%대에 비해 하위계층 15%대로 3배가 더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우리나라 만9세 이하 다빈도 질병 중 2위가 치아우식, 4위가 치아발육 및 맹출장애이며 만10세에서 19세 이하 다빈도 질병 중에는 1위가 치아우식, 3위가 치은염 및 치주질환, 6위가 치아발육 및 맹출장애였다”면서 “만19세 미만 치과진료비는 지난 2020년 기준 6,133여 억원에 달하고 있는데 이중 치아우식 치료비가 2,948여 억원에 달하고 있는 만큼 만19세 아동청소년기의 치아우식증 예방을 통해 치과진료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류 교수는 “전문가불소도포를 급여화하기 위해서는 절차가 필요하고 의료적 중대성과 치료효과성, 비용효과성, 환자의 비용부담 정도, 사회적 연대성, 국민적 수용성 등을 기준으로 급여화 우선순위를 결정하게 된다”며 “재정은 오는 2026년 5∼18세와 65세 이상, 2028년 19∼64세를 급여한다고 가정했을 때 공단부담금이 연1회 불소도포는 오는 2026년 약 502억 원, 2030년 1,131억 원이 소요되고 치과주치의는 오는 2026년 약 2,588억 원, 2030년 1조669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계했다. 

지난해 한동헌 교수 등이 진행한 치과보장성 확대 성과분석 및 중장기 계획 마련을 위한 연구에서는 오는 2024년까지 1단계로 50∼64세 틀니 및 13∼18세 레진, 오는 2026년까지 2단계로 임플란트 50∼64세 2개 및 65세 이상 치아 20개 미만 2개 추가, 5∼18세 및 65세 이상 치과주치의 혹은 연1회 불소도포 등, 그리고 오는 2030년까지 마지막 3단계로 레진 19세 이상, 치과주치의 혹은 연1회 불소도포 19∼64세로 확대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정승화 교수의 온라인 발제 장면.
정승화 교수의 온라인 발제 장면.

이어 ‘치아우식 예방을 위한 불소치약의 올바른 활용’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한 부산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정승화 교수는 “과거에 비해 치아우식이 감소한 이유에 대해 지난 1996년 스웨덴의 브라사 연구팀이 전 세계 55명의 전문가들에게 물었을 때 설탕 소비 감소, 설탕 섭취 빈도 감소, 불소치약 사용, 학교 불소 프로그램, 치면세균막 관리, 치아홈메우기 등 6가지 선택지 중에서 이들 전문가들이 일치 하에 가장 큰 이유로 꼽은 것은 불소치약이었다”면서 “불소치약은 지난 1955년 미국 P&G사에서 최초로 크레스트 치약이 출시되고 이어 1960년 미국치과의사협회가 크레스트 치약의 우식예방효과를 공인한 후 전 세계로 확산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968년 평화유지라는 화학회사에서 불소치약을 처음 출시했으나 이후 LG생활건강의 전신인 럭키화학에서 1969년 불소치약을 출시하면서 우리나라 불소치약의 시대를 열었다”고 전했다.

더불어 그는 “코크란 리뷰에 따르면 무불소 치약 대비 1,500ppm 불소치약은 치아우식 경험 유치 수의 감소가 1.86개로 나타났다”며 “미국 치과의사협회에서는 치아우식을 예방하면서도 불소증과 치아불소증 같은 부작용이 없는 하루 불소 섭취량을 제시하고 있는데 몸무게 1kg당 0.05mg으로 칫솔질 할 때 3세 이하 아동의 경우 쌀알 크기 만큼인 0.1g, 3∼6세 아동의 경우는 콩알 크기 만큼인 0.25g의 불소치약을 사용해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예방보다 충치발생 후 치료하는 정책만 펼쳐”
“불소의 날 제정이 구강건강 불평등 해소의 시발점 되길” 

치아건강시민연대가 지난 9일 '제1회 불소의 날' 기념식 및 토론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치아건강시민연대가 지난 9일 '제1회 불소의 날' 기념식 및 토론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전에 열린 ‘제1회 불소의 날’ 기념식은 ▲치아건강시민연대 이흥수 집행위원장의 ‘개회선언’ ▲박소영 운영위원의 ‘불소의 날 제정문 낭독’ ▲이채택 공동대표의 ‘기념사’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과 정의당 배진교 의원,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박태근 협회장, 대한예방치과·구강보건학회 진보형 회장 등의 ‘축사’ ▲한수진 운영위원의 ‘청년 서포터즈 선발 결과 발표’ ▲감사패 수여 ▲정회인 운영위원의 ‘올해의 불소활용 활동들 소개’ 및 ‘올해의 불소 기념글 낭독’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치아건강시민연대 이채택 공동대표는 이날 기념사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에서 집단 양치도 금지한 상황에서 비대면 불소복용인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의 중단은 더 큰 아쉬움으로 다가오고 있으며 3년째 대유행이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양극화는 더 심화되고 부의 편중과 구강건강불평등은 더 악화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면서 “불소의 날 제정으로 중단된 수불사업의 재고와 불소를 이용한 다양한 치아우식증 예방 사업이 확대되고 이를 통해 구강건강 형평성이 확보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축사를 통해 “불소 이용만 잘해도 충치 예방에 큰 효과가 있음에도 보건당국은 지난 2018년 12월 영월을 끝으로 전국 지자체의 수불사업을 모두 중단하는 등 예방보다는 충치가 생기고 나서 치료를 하는 거꾸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수불사업은 단순한 충치예방사업이 아니라 수돗물을 사용하는 모든 국민이 치아우식증으로부터 보호받고 건강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으로 하루빨리 재추진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동근 의원의 축사 장면.
신동근 의원의 축사 장면.

치협 박태근 협회장도 “불소는 치아우식을 예방하는데 가장 강력하고 효율적인 물질이고 이미 수십년 전 다양한 연구결과와 임상을 통해 그 효과성과 안전성이 검증된 바 있다”면서 “불소의 날로 제정된 4월 9일이 진정한 구강건강 형평성 확보를 구현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불소에 대한 진실과 함께 다양한 불소활용방법을 알려 국민의 구강건강을 증진할 ‘구강건강을 위한 불소활용 청년 서포터즈(이하 치아건강 서포터즈)’에는 ▲불소 히어로즈(가천대 치위생·시각디자인과) ▲플루밍(Flooming 가천대) ▲치아실드 (가천대) ▲불소지킴이(임상치과위생사) ▲불빛(경북전문대) 등 5개 팀이 선정됐다.

가천대학교 불소 히어로즈팀의 권민정·김민영·김소영·김윤지·신성희 학생은 “현재 많은 사람들이 불소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고 이로 인해 불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었다”며 “일반인들의 시선에서 불소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도록 하는 우리의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모든 국민들이 스스로 구강건강을 지킬 수 있는 힘을 키워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치과용 진단기기 전문기업’ 아이오바이오(대표 윤홍철)는 ‘불소농도를 적정농도(1,450ppm)로 높인 치약을 선도적으로 출시해 충치예방에 큰 기여를 하고 불소가 치아건강을 지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점을 앞장서 홍보한’ 공로로 치아건강시민연대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이흥수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온라인 기념식에는 인천평화복지연대 강주수 상임대표, 광주시민센터 정태환 이사장, 건강사회를 위한 시민연대 김광수 전 대표,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김형성 공동대표, 충·치예방연구회 황윤숙 공동대표, 부산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김진범 명예교수, 대한구강보건교육학회 장기완 전 회장, 대한예방치과·구강보건학회 진보형 회장 등 약 80여 명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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