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의 대확산에도 불구하고 방역을 대폭 완화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보건의료단체가 “현장은 이미 지옥”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이하 본부)는 오늘(17일) 성명을 내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운에 내던지는 대책 없는 방역완화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오늘(17일) 오미크론 확진자는 62만 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429명으로 전날 보다 2배 이상 폭증했다. 누적 825만 명이 감염되는 등 국민 6명 중 1명이 확진자인 상황.
게다가 ‘재택치료자’는 현재 2백만 명에 육박했고, 코로나19 사망자의 4분의 1이 최근 보름 동안 발생했다. SNS만 들어가도 격리해제된 코로나19 환자 치료비를 자부담했다는 사연, 코로나19로 기저질환이 악화된 사람들의 치료비용도 정부가 책임지지 않는 등 오미크론 경험담과 우려가 넘쳐난다.
하지만 정부는 오미크론 정점이 와도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다며 방역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본부는 “의료현장은 환자와 의료진 사이의 갈등이 빈발하고 신뢰는 무너지는 등 아비규환이다”라며 “의료현장의 전언에 따르면 수도권 모 대학병원은 의료진 절반이 오미크론에 감염됐지만 의료진 격리기간을 단축해 쉬지도 못하게 하고, 오미크론 환자를 일반병실에 일반 환자들과 함께 입원시켜 오미크론 감염에 대한 공포심은 극에 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본부는 “의료현장 전문가들은 ‘독감 때문에 이렇게까지 사람이 죽고 의료체계가 마비된 적은 없다”며 “2월 방역완화 당시에도 전문가들의 호소도 무시하고 정부는 스스로 위기를 키워 불가피한 사망자를 양산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또 국무총리가 ‘현재 1급으로 지정된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변화된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방안’ 즉, 1급 감염병의 등급을 인위적으로 낮춰 달라는 주문했다.
본부는 치료 비용을 개인에게 부담시키려는 의도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1급 감염병은 국가가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하지만 등급을 낮추면 개인 부담이다”라며 “펜데믹 속에서도 정부는 세금을 61조원을 더 징수했으면섣호 재정지출을 극도로 꺼리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 생계 보다 재정을 더 걱정했다”고 분노했다.
아울러 본부는 “정부는 병원을 집단감염의 온상으로 만들어 의료체계를 마비시키고 병원의 수많은 의료진과 환자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대책 없는 방역완화를 중단하고 병원 의료체계 정상화 조치를 취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특히 본부는 “2백만 에 달하는 재택치료자들이 불안에 떨지 않도록 증상 악화 시 바로 의료기관을 찾을 수 있도록 보장하고, 격리해제된 환자들, 코로나19로 기저질환이 악화된 환자들에 대한 치료비도 정부가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며 “공공의료 확충, 의료인력 확충 등 감염병 대응 필수 조치에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가 남은 임기동안 해야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성명> 정부가 오미크론이 대확산하고 있는 시점에 방역을 대폭 완화하려 한다. 오늘 발표된 오미크론 확진자는 62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429명으로 전날에 비해 거의 두 배 폭증했다. 누적 825만 명으로 국민 6명 중 1명 꼴로 감염됐다. 그런데도 국무총리는 너무 공포스러워하지 말라고 훈계한다. 정부가 정점으로 예측한 감염자 수는 3월 22일 경에 37만 명인데 그 두 배에 가까운 62만 명이 정부 예측보다 일주일 빠르게 발생했다. 대책 없이 하루하루를 두려움에 보내야 하는 ‘재택치료자’도 2백만에 육박했다. 코로나 사망자의 4분의 1이 최근 보름 동안 발생했다. 이런데도 공포스러워 하지 말라니 정부 고위관료들이 현 상황을 얼마나 안이하게 보며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정부는 오미크론 정점이 와도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다고 큰소리치고 있다. 정부의 큰소리는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준비도 없는 위드코로나를 시작하기 전에도 그랬고, 오미크론이 본격적으로 확산하고 있던 2월에 방역을 완화할 때도 그랬다. 그러나 지금 의료 현장은 아비규환이다. 의료 현장에서 죽을 힘을 다해 헌신하고 있는 의료진들의 전언에 따르면 수도권의 어떤 대학병원은 의료진의 거의 절반이 오미크론에 감염됐다. 불균등하지만 대부분의 병원들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의료진의 격리 기간을 단축시켜 쉬지도 못하고 일하게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의료진이 환자들을 감염시킬 수 있는 위험을 방치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병원에 입원하거나 내원하는 환자들이 오미크론 감염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또 오미크론 환자들을 일반 병실에 함께 입원시키고 있어서 입원 중이던 환자들의 오미크론 감염에 대한 공포심은 극에 달했다. 감염을 막을 가장 간단한 격리 조치조차 준비돼 있지 않은 병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환자들과 의료진 사이의 갈등이 빈발하고 신뢰는 무너지고 있다. 총리는 “현재 1급으로 지정된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변화된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해 달라고 했다. 1급 감염병을 인위적으로 등급을 낮춰 달라는 주문이다. 자신들이 1급 감염병인 코로나에 걸맞는 방역과 치료를 포기하고는 거기에 맞춰 코로나 등급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코로나의 전염력과 위험은 그대로인데 말이다. 잘못된 현실에 규정을 꿰맞추는 황당한 짓을 거리낌 없이 주문하고 있다. 정부는 노동자와 서민들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재정 지출을 막아 코로나 거리두기로 인한 고통을 체감하게 하고는, 그 고통을 핑계 삼아 방역을 완화해 왔다. 언제나 영세 소상공인의 고통 어쩌고 했지만 핑계에 불과했다. 그들의 생계 보장은 늘 시간을 질질 끌며 꺼려왔으니 말이다. 정부는 병원을 집단 감염의 온상으로 만들어 의료 체계를 마비시키고 있다. 그래서 병원의 수많은 의료진들과 환자들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 병원만이 아니다. 학교도 아수라장이다. 모든 방역과 책임을 학교 현장에 떠넘겨 교사들을 비롯한 학교 노동자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공장을 비롯한 생산 현장도 마찬가지다. 가족 중에 확진자가 있어도 출근해야 하고, 자가 격리자도 신속항원검사조차 하지 않고 출근시키는 일도 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는 대책 없는 방역 완화를 중단해야 한다. 병원 의료 체계가 정상을 찾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2백만에 달하는 ‘재택치료자’들이 불안에 떨지 않도록 증상이 악화될 경우 지체 없이 의료기관을 찾을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격리가 해제된 후 치료를 이어 나가야 하는 코로나19 환자들, 그리고 코로나19로 기저 질환이 악화된 환자들에 대한 치료도 정부가 당연히 비용을 책임져야 한다.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알 수 없는 운에 맡기지 말라. 정부가 국민을 각자도생으로 내모는 것은 코로나로 부유층보다 훨씬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노동자, 서민들을 비롯한 사회 약자들을 희생시키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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