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치와 시민 함께 만든 '꿀잠' 존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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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치와 시민 함께 만든 '꿀잠' 존폐 위기
  • 윤은미 기자
  • 승인 2022.01.07 12: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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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재개발 추진에 꿀잠 존립 방안 모색하자는 대화도 단절…내달 영등포구청에 입장문 전달 예정

비정규노동자 쉼터 '꿀잠'이 영등포구 신길2지역 재개발로 인해 철거될 위기에 처했다. 꿀잠은 연간 1천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로 만들어진 국내 첫 비정규직 노동자 쉼터로, 한 해 평균 이용자만 4천여명에 달한다. 

OECD 회원국 중 산업재해 사망률이 1위인 우리나라에서 꿀잠은 노동자 유가족들에게도 쉼터 역할을 해왔다. 故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2018년 아들을 잃고 장례를 치룰 때에도 꿀잠에 머물렀고, 故문중원 기수의 아내 오은주 씨도 100일간의 힘든 투쟁을 벌일 때에도 꿀잠에서 쉬어갔다. 

꿀잠이 철거 위기에 처하면서 '꿀잠을 지키는 사람들 꿀잠대책위원회'도 발족했다. 이들은 지난 4일 영등포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꿀잠이 반드시 존치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재개발조합이 공시한 정비계획변경조치계획안에는 꿀잠의 존치 여부가 담겨있지 않기 때문이다. 

영등포구청 측은 처음에는 대안을 마련해보겠다고 했으나, 현재는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이하 건치)는 2017년 꿀잠과 협약식을 체결하고 푸른치과기금으로 후원금 지원을 약속하면서 인연을 맺었으며, 2019년 1월에는 꿀잠에 치과진료소를 꾸리고 진료봉사를 이어오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꿀잠을 후원하는 건치 회원들도 이번 사태에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에 건치 김형성 공동대표는 지난 5일 꿀잠을 지켜달라는 릴레이 1인시위에 동참키도 했다. 

5일 건치 김형성 공동대표가 '꿀잠'을 지키기 위한 1인시위에 동참했다.
5일 건치 김형성 공동대표가 '꿀잠'을 지키기 위한 1인시위에 동참했다.

김형성 공동대표는 "오세훈 시장도 이전보다 재건축 사업을 더 허가해주는 추세여서 위험한 상황"이라며 "꿀잠이 재건축 사업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고 존립할 수 있는 대안을 상의하자는 건데 구청이 의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 공동대표는 "재건축 대상지인 신길동은 이주민들이 대부분이고 집주인들도 가난한 사람들이라 청약권을 팔고 이주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땅투기꾼들이 모이게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건치에서도 이 사안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꿀잠대책위원회는 조만간 이 사안에 대한 구청의 입장을 묻는 입장문을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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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동 2022-01-10 07:40:43
추운 날씨에 고생하셨습니다. 꿀잠이 어떻게든 존치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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