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의 ‘구강건강관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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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의 ‘구강건강관리법’
  • 조영단
  • 승인 2021.12.2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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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서울대학교치과병원 치주과 조영단 교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표에 따르면 ‘치은염 및 치주질환’이 ‘급성 기관지염(감기)’을 밀어내고 지난 2019년과 2020년 2년 연속 외래 다빈도 상병 1위를 차지했다.

치주질환은 주로 구강 세균이나 세균 유래 물질에 의해 발병한다. 하지만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심각한 통증을 유발하지 않기 때문에 치과 방문을 미루다가 치아가 흔들리면 내원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면서 치아상실(발치)로 이어지기도 한다.

더욱이 치주질환을 포함한 구강질환은 당뇨, 고혈압, 치매 등 전신질환과 상호 연관성이 있음이 최근 많은 연구 결과를 통해 뒷받침되고 있기에 건강한 삶을 위한 전신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라도 구강건강관리의 필요성이 재차 강조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100세 시대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각 연령대별로 신경써야 할 구강질환과 예방법, 그리고 올바른 생활습관에 대해 알아보았다.

- 편집자 주

치주질환 환자의 정상인 대비 전신질환 발생확률(사진제공= 서울대치과병원)
치주질환 환자의 정상인 대비 전신질환 발생확률(사진제공= 서울대치과병원)

부정교합은 치아의 배열이 가지런하지 않거나 위아래 턱이 서로 정상적으로 맞물리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어린이 10명 중 7명이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으로 유전적인 연관성이 있으며, 잘못된 자세와 식습관 등의 후천적인 요소도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부정교합은 발음과 외모적 부분에서 성장기 아이들의 자신감을 떨어뜨리는 것 외에도 음식을 잘 씹지 못하거나, 치아 사이에 음식물 찌꺼기가 남게 되면서 치주질환과 치아우식(충치)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등 2차적인 문제를 유발한다.

이 경우 턱뼈의 성장이 진행되고 유치에서 영구치로 치아가 교환되는 6~10세 사이의 성장기에 1차 교정치료를 실시하면 비수술적 방법으로도 예방할 수 있다. 취학 전 아이의 부정교합이 심하다면 치아교정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충치로 잘 알려진 치아우식증은 입 안에 있는 세균이 설탕, 전분 등 당분을 분해하면서 생성되는 산(acid)에 의해 치아 구조물이 파괴되는 것이다.

충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당류를 많이 함유하거나 입 안에서 당류로 변할 수 있는 음식과 쉽게 씻겨 나가지 않는 끈적한 음식 등의 섭취를 줄이고 식사 후에는 양치질하는 것이 필수이다.

하지만 아무리 양치질을 잘 하더라도 치아의 형태학적 구조로 인해 충분히 닦이지 않는 부위가 있기 마련이다. 양치질의 사각지대에 있는 치태가 딱딱하게 굳어 치석이 되면 칫솔질만으로는 제거할 수 없다. 

이런 경우 치과에서 스케일링을 통해 치석을 제거함으로써 충치를 예방할 수 있다. 만 19세 이상 성인이라면 누구나 연 1회 스케일링에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으니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잇몸병 또는 풍치라고도 불리는 치주질환은 나이가 들면서 발병률이 높아지며, 노년층에서는 10명 중 8~9명에게 발생할 정도로 아주 흔하다.

치주질환은 크게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나눌 수 있는데, 대부분 치태와 치석에 있는 구강세균이 주원인이다. 양치의 부족으로 치태가 제대로 제거되지 않으면 세균과 독소가 잇몸에 염증을 일으켜 치은염이 발생하고, 제때 치료가 되지 않으면 치아를 감싸는 뼈가 녹는 치주염으로 발전해 심하면 치아가 빠질 수도 있다.

문제는 치주질환의 특성상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한 통증이 발생하지 않기에 붓고 피나는 초기 증상을 가볍게 여기고 방치하다 보면 적절한 치료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치주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치아와 치아 사이, 치아와 잇몸 사이 빠뜨리는 부분 없이 꼼꼼히 닦고, 치아뿐만 아니라 잇몸과 혀까지도 깨끗하게 관리해야 한다. 

칫솔은 제일 끝에 위치한 어금니까지 잘 닿을 수 있도록 칫솔모가 너무 크지 않은 것을 사용하고, 치아 사이와 같이 일반 칫솔로 잘 닦이지 않는 곳은 치실이나 치간칫솔 등을 이용해 반드시 닦아주도록 한다. 추가로 구강세정기를 이용해 치아 사이의 잔여물을 제거하고 잇몸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추천한다.

이렇듯 치과 질환은 대부분 통증 등 자각 증상이 없고, 만성적으로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최소 6개월에 1번씩은 정기적으로 구강검진과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좋다.

치아우식이나 치주염 등의 구강질환이 의심될 때는 가능한 빨리 치과병·의원을 방문,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발치시에는 가능한 발치 후 6개월 이내에 인공치아(임플란트 또는 브릿지)로 수복해 기능적·심미적 공백이 길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뼈는 치아가 빠지면 기능을 상실해 점차 흡수가 진행된다. 오랜기간 뼈가 흡수되면 임플란트 수복 시 뼈 이식부터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 치료과정과 시간이 길어진다. 또한 발치한 주변의 치아들이 치아가 없는 공간으로 움직이면서 주변 치아까지 치료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치아가 없으면 저작(음식 등을 입에 넣고 씹음) 기능이 감소하고, 저작 시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제때 수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또한 치아는 자발적으로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 제대로 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악물거나 가는 습관은 반드시 고쳐야 하며, 양치질을 3분 이상 오래 닦는 것은 오히려 치아 표면의 마모로 손상이나 변색을 일으킬 수 있다. 단순히 오래 닦는 것보다는 칫솔과 치실, 치간칫솔 등을 함께 사용해 빠뜨리는 부분 없이 꼼꼼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치아를 도구로 사용하거나, 딱딱한 얼음 등을 깨물어 먹는 습관은 치아에 무리한 힘이 가해져서 균열이 생기거나 치아가 깨질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조영단(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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