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인들, 기후위기에 선한 영향력 행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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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인들, 기후위기에 선한 영향력 행사해야”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1.12.13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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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건치 전양호 사업국장…11월 22일 ‘치과보건의료인 기후위기 대응 공동선언’ 이후

대한치과의사협회(협회장 박태근) 산하 17개 지부,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공동대표 김형성 조병준 이하 건치)는 공동으로 지난 11월 22일 ‘기후위기 대응 공동선언식’을 개최했다.

이날 치과보건의료인들은 ▲기후위기는 건강 위기이며, 치과보건의료인이 앞장서서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한다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정부는 현실적인 기후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도록 산업계와 기업은 변화와 혁신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는 치과보건의료인들이 기후위기를 단순 환경문제가 아닌 건강권의 위기로 규정하고 경각심을 갖고 솔선해 기후행동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이를 주요 일간지를 비롯해 의료계‧한의계‧약학계 등의 전문지에서 잇따라 보도하는 등 높은 관심을 끌었다.

이보다 앞서 치과보건의료인들은 지난 9월 GAMEX 2021, 11월 YESDEX 2021에서 『#그럼에도불구하고, #나는실천한다』 캠페인을 통해 기후위기에 공감대를 형성해 왔으며, 그것이 이번 공동선언식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러한 치과보건의료인들의 참여와 선언이 있기까지 물밑에서 이를 준비한 건치 전양호 사업국장을 만나 이번 ‘치과보건의료인 기후위기 대응 공동선언’의 의의를 짚고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 봤다. 인터뷰는 1문 1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 편집자

전양호 사업국장
전양호 사업국장

Q. 이번 선언식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 기본적으로 요즘 언론들이 기후 문제에 관심이 많다. 전담기자가 있는 곳도 있고. 그리고  주요 보건의료단체 중 최초의 기후선언이라는데 많이 주목을 한 거 같다. 좀 전략적인 부분도 있었다. 아무래도 기후위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 COP26 회의 시기에 맞춰서 선언을 준비했다. 

*COP26(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는 지난 11월 6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됐다.

Q. 전문가 단위에서 특별히 기후위기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 기후문제를 대응하는 데는 전환과 적응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탄소 중심의 체계를 대대적으로 바꾸는 전환의 문제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바로 지금 탄소제로를 실현한다 하더라도, 이미 배출한 탄소 때문에 지구 기온은 한동안 상승할 것이고, 인간은 이에 적응해서 살아나가야 한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건강과 생명에 대한 위협일거다. 공기오염으로 죽는 사람이 에이즈, 말라리아, 결핵으로 죽는 사람들을 합친 것보다 네 배 이상이라고 한다. 윤리적으로나 실천적으로나 의료인으로써 해야 할 역할들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Q. 선언식 이후에 구체적인 실천이 중요하다.

- 지부장님 중에 형식적으로 선언만 할거면 연명 안 하겠다고 하신분도 있었다고 알고 있다. 선언식 때 몇 가지 약속을 한 게 있다. 캠페인이나 환경 친화적인 제품 사용 등 빠른 시간 안에 쉽게 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안전한 치과진료 환경 구축이나 연구 같은 장기적인 과제도 있다.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해나가겠다. 

치과보건의료인들이 지난 11월 22일 송정동 치과의사회관에서 '기후행동 대응 공동 선언식'을 개최했다.
치과보건의료인들이 지난 11월 22일 송정동 치과의사회관에서 '기후행동 대응 공동 선언식'을 개최했다.

Q. 기후위기 선언식에서 환자, 의료진의 이동이 가장 많은 탄소발자국을 남긴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치과보건의료인들이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 2017년 영국의 NHS의 보고서에 따르면 치과의료 분야의 탄소발자국 중 의료인력들의 출퇴근이 30%, 환자들의 이동이 30%를 차지한다고 한다. 

건치가 치과주치의제를 주장하고 있지만 현재의 치과의료체계와 수가체계, 국민들의 구강 건강 수준에서 환자들의 내원 횟수를 줄이는 부분은 좀 논쟁이 있지 않을까 싶다. 장기적인 과제이기도 하고…. 

일단, 치과의사들만이라도 출퇴근 할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좋지 않을까? 건강에도 좋고….

Q. 치과는 여타 의료분야보다 일반진료에서 일회용품 사용 비율이 높고 의료폐기물 등의 처리도 문제가 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 종이컵, 아이스팩 같은 건 이미 재생 가능한 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다. 가격도 비싸지 않고...쉽게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은 업체들과 논의해서 판매 리스트에 올리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전염의 원인이 되거나 방사능이나 독성이 있어서 위험 폐기물로 분류되는 것은 전체 의료 폐기물 중 15%뿐이라는 연구도 있다. 워낙에 감염관리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기도 해서 쉽지는 않겠지만, 사용에 대한 기준들을 한번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Q. 치과를 비롯해 보건의료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개인들의 윤리적인 실천들도 해야겠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건 정부와 기업의 감축 노력이다. 여기에 대한 사회적 동의와 압력이 필요하다. 

건치 기후위기 강연 때 강사님이 ‘선한 영향력’ 이라는 말을 하신 적이 있다. 요즘엔 뭐 이래저래 욕먹는 경우도 많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사회적으로 신뢰받는 전문가 집단 아닌가. 기후위기 문제만큼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해주셨으면 한다. 

'나의 기후행동' 수칙을 포스트잇에 적어 부착하고 있는 모습.
'나의 기후행동' 수칙을 포스트잇에 적어 부착하고 있는 모습.
건치‧경치‧모어덴이 오는 25‧26일 양일간 GAMEX 2021에서 기후행동 캠페인을 공동으로 개최한다.
건치‧경치‧모어덴이 공동으로 GAMEX 2021에서 기후행동 캠페인을 공동으로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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