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백신 분배만이 오미크론 변이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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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백신 분배만이 오미크론 변이 막는다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1.12.0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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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연합, 정부에 백신 특허 일시 면제 결의 촉구…“비축 백신 저소득국 지원 등 대책 강구”

지난달 26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오미크론’을 우려변이로 분류했다. ‘오미크론’은 가난과 질병으로 이미 고통받고 있는 남부 아프리카 지역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특히 전파속도도 빠르고 돌연변이 구조가 많아 현재 백신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며 전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30일 나이지리아에서 귀국한 부부를 비롯해, 오미크론 발생 국가인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입국자 등 5명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비상이 걸렸다.

이에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이하 보건연합)은 지난 1일 성명을 내고, 이 오미크론 변이 발생은 ‘백신 불평등’이 가져올 예견된 문제였다고 지적하며 정부에 백신 특허 면제안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보건연합은 “우리는 공평한 백신 접근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가난한 나라들에서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가 출현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해 왔다”면서 “한국 정부는 이를 완전히 무시했고, 백신은 공공재라고 말만 앞세우면서, 정작 국제회의에서는 지재권 면제 반대진영에 서는 이중적 태도를 취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보건연합은 “이 와중에 백신 독점 이윤을 가져가기 위해 변이 발생을 초래한 거대 제약기업들은 새로운 백신 개발을 자신하며 고용량의 백신, 더 잦은 부스터 샷 등으로 벌써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며 “백신 구매를 선점했던 고소득 국가들은 아프리카 지역을 전면 고립시키는 잔인한 전략으로 저소득 국가들의 국제연대와 협력 요청을 저버리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이들은 “그러는 동안 백신이 없는 가난한 나라에서는 코로나가 창궐했고 수 많은 사람들이 죽고, 브라질, 인도, 중미, 남아프리카 등에서 코로나19 변이가 발생했고 하고 있다”며 “백신 없는 나라들은 이미 영양결핍과 질병, 열악한 보건의료 환경에 놓인 곳으로 코로나19 백신 불평등은 재앙의 진원지가 되도록 하는데 충분한 조건이었다”고 규탄했다.

특히 보건연합은 “세계가 이윤보다 생명이라는 우선 가치를 회복하지 못하면 오미크론과 같은 새로운 변이의 출현이 결코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며 “국제적 백신 불평등 해소는 가난한 사람들을 구할 일일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유일하고도 시급한 방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한국정부는 백신 특허 독점을 막는 일시 면제안에 적극 찬성할 뿐 아니라 문제 개선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면서 “지난 4월과 5월 국회에서 발의된 백신 특허 일시 면제 촉구 결의안을 하루 속히 통과시키고, 국내 비축 백신을 저소득 국가에 공급하기 위한 방안을 요구하라”고 촉구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 한국정부는 백신 특허 면제 방관하지 말고, 백신 독점을 반대하는 한시적 면제안에 동참하라.
 
지난 26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오미크론을 우려변이로 분류하였다. 오미크론 변이는 가난과 질병으로 이미 고통 받고 있는 남부 아프리카 지역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며 전파속도도 빠르고 무엇보다 돌연변이 구조가 많아 현재 백신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는 백신 불평등이 초래한 사실상 예견된 문제다.

우리는 이미 수차례 백신 접근권이 보장되지 못하는 가난한 나라들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새로운 변이바이러스 출현 위험에 대해 우려 목소리를 내 왔고, 부와 권력에 상관없이 모든 나라에 공평한 백신 접종을 위한 각 국의 조치들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를 완전히 무시하였고, 모두를 위한 백신 접종에 대해 사실상 기권 입장을 유지해 왔다. 한국정부가 ‘백신은 공공재’라고 말로는 내세우면서도 국제회의에서는 지재권 면제 반대진영에 서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는 동안 가난하고 백신이 없는 나라들에서 코로나가 창궐했고 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야 했다. 브라질, 인도, 중미, 남아프리카 등 코로나19 변이가 발생했고 또 지금 발생하고 있는 나라들은 이미 영양결핍과 질병, 그리고 열악한 보건의료에 놓여 있는 나라들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남아프리카는 세계 불평등의 거울이며, 이윤을 위해 가장 많은 자원이 약탈된 곳이다. 이런 약탈들이 초래한 분쟁과 기근으로 이미 고통스러운 사람들에게 코로나19 백신 불평등은 재앙의 진원지가 되도록 만드는데 충분한 조건이었다.

이 와중에도 백신 독점 이윤을 한 치의 양보 없이 가져가느라 새로운 변이 발생을 초래한 거대 제약기업들은 새로운 백신 개발을 자신하며 고용량의 백신, 더 잦은 부스터 샷 등으로 벌써 이윤의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백신구매를 선점했던 고소득 국가들은 아프리카 지역을 전면 고립시키는 잔인한 전략으로 가난한 나라의 국제 연대와 협력 요청을 저버리고 있다.

세계가 이윤보다 생명이라는 우선 가치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오미크론과 같은 새로운 변이 출현은 처음도 아니지만 결코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지금처럼 백신 불평등이 지속되면 또 다른 변이는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공평한 백신 접종을 위한 노력을 지금 당장 취해야 한다. 한국정부는 백신 특허 면제안 논의를 방관하지 말고 백신 독점을 막는 일시 면제안에 적극 찬성하라! 또한 생색내기용 백신 기부가 아니라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 국회에서 지난 4월과 5월에 백신 특허 일시 면제 촉구 결의안이 발의되었지만 진척이 없었다. 국회는 촉구 결의안을 하루속히 통과시켜야 한다! 그리고 국내에 비축하고 있는 백신을 저소득 국가들에 공급하기 위한 방안을 요구하라! 국제적 백신 불평등 해소는 가난한 사람들을 구하는 일인 것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유일하고도 시급한 방법임을 더 늦기 전에 깨달아야 한다.

2021. 12. 01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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