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회사 KT&G 청라의료복합타운 참여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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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회사 KT&G 청라의료복합타운 참여 위법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1.10.0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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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공의료포럼 등 시민사회, “담배회사 놀이터로 전락할 위기 놓여”
“KT&G 참여는 WHO 담배규제기본협약 위반…공익감사 추진” 등 경고
청라의료복합타운 조감도 (출저=인천경제자유구역청 홈페이지)
청라의료복합타운 조감도 (출저=인천경제자유구역청 홈페이지)

지난 7월 28일 인천경체청은 청라의료복합타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에 담배회사인 KT&G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보건의료단체들이 감사원 공익감사를 추진하겠다고 반발했다.

인천공공의료포럼, 건강세상네트워크,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등은 지난 5일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참고로 청라의료복합타운은 지역주민의 필수의료서비스 수요 충족 및 의료분야 산‧학‧연 시설 집중화를 통한 연구개발 성과 극대화를 목적으로 추진된 사업으로 민간종합병원과 기업 등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공모가 진행됐다.

그런데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움에 담배회사인 KT&G가 핵심 재무투자자로 참여하게 되자, 대한금연학회, 대한보건협회 등 전문가 단체와 시민사회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2005년 182개국에서 비준한 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5.3 가이드라인」21조에 의하면 ‘담배회사는 공중보건정책을 수립‧추진하는 어떠한 계획에도 파트너로서 참여해선 안된다’고 규정했고, 우리나라도 2005년 이 협약을 국회 비준했고 보건복지부는 2년마다 이행보고서를 WHO에 제출하고 있기 때문. 이 규정에 따르면 청라의료복합타운 우선협상대상자에 KT&G가 참여하는 것 자체가 위법이다.

이를 인지한 인천경제청은 “담배규제기본협약 및 보건복지부 가이드라인과 상충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받은 만큼 법률 검토를 통해 적정성을 따져볼 계획”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제로 검토나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KT&G가 포함된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움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결정됐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의료윤리 준수는 의료서비스 제공 과정 뿐 아니라 의학연구 과정에서도 지켜져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이며, 이해상충 금지원칙이 존중되지 않는 한 그 성과를 인정받기도 어렵다”며 “담배와 건강폐해는 의료서비스 제공 및 의학연구과정에서 윤리적 쟁점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돼 온 바, 전 세계 의료기관, 연굿, 대학 등은 담배회사로부터 후원이나 투자를 엄격히 경계‧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단체들은 “KT&G가 참여하는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움이 청라의료복합타운 설립운영을 주관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최고의 연구성과를 도출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러한 총체적 난국은 가뜩이나 취약한 인천의 공공의료 기반과 필수의료서비스 접근성을 더욱 훼손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특히 시민단체들은 “감사원 공익감사와 국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 청라의료복합타운 컨소시움에 KT&G 참여 문제와 책임소재를 분명히 규명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인천경제청이 청라의료복합타운을 정상적으로 추진해 본연의 목적을 구현할 수 있도록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청라의료복합타운 우선협상, 
담배회사 KT&G 배제하고 투명하게 진행하라.

담배회사 KT&G가 투자 수익을 배당받는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움은 지역주민 대상 필수의료서비스 제공 및 최고 수준의 산학연 협력연구 성과도출이라는 청라의료복합타운의 설립목적을 구현할 수 없다!
인천경제청은 담배회사 KT&G 컨소시움 참여 문제의 심각성과 담배규제기본협약 관련 유권해석 필요성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에 관한 아무런 검토없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였다!
청라의료복합타운 우선협상과 관련한 이러한 총체적 난국은 가뜩이나 취약한 인천의 공공의료 기반과 필수의료서비스 접근성을 더욱 훼손하는 위협 요인이 되는 바, 우리는 감사원 공익감사와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이를 바로잡을 것이다.

1. 지난 7월 28일, 인천경제청은 ‘서울아산병원 KT&G 하나은행 컨소시움(이하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움)’이 최고득점을 받아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2. 청라의료복합타운은 지역주민의 필수의료서비스 수요 충족 및 의료분야 산(産)·학(學)·연(硏) 시설 집중화를 통한 연구개발 성과 극대화를 목적으로 추진된 사업으로 민간종합병원과 기업 등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공모가 진행되었다. 이 사업의 목적과 내용을 고려하였을 때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움에 담배회사인 KT&G가 핵심 재무투자자로 참여한 것은 매우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져 관련 전문가 단체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깊은 우려를 제기해 왔다. 2005년 182개국에서 비준한 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5.3 가이드라인의 21조는 '담배회사는 공중보건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어떠한 계획에도 파트너로서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5년에 이 협약을 국회비준하였고, 보건복지부는 2년마다 이행보고서를 WHO에 제출하고 있다. 이 규정만 보더라도 KT&G의 청라의료복합타운 참여는 위법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3. 이에 지난 6월 24일 대한금연학회와 대한보건협회 등은 KT&G가 참여하는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움이 청라의료복합타운 설립운영을 주관하며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최고 연구성과를 도출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러한 문제 제기의 심각성을 인지한 인천경제청은 언론 등을 대상으로 “담배규제기본협약 및 보건복지부 가이드라인과 상충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받은 만큼 법률검토를 통해 적정성 여부를 따져 볼 계획”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인천경제청은 실제 이와 관련한 책임있는 검토나 협의를 진행하지는 않은채 KT&G가 포함된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움을 우선 협상대상자로 최종결정했다.

4. 의료윤리 준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 뿐 아니라 의학연구 과정에서도 지켜져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로 강조되고 있다. 또한 이해상충 금지원칙이 존중되지 않은 의학연구는 그 성과를 인정받기도 어렵다. 의료서비스 제공 및 의학연구 과정에서 윤리적 쟁점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되어 온 영역이 바로 ‘담배와 건강폐해’이며, 오늘날 전 세계 의료기관, 연구소, 대학 등은 담배회사로부터의 후원이나 투자를 엄격히 경계하거나 거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의 의료인 행동 윤리강령은 담배회사와의 협력을 금하고 있으며, 전 세계 182개국이 비준한 ‘담배규제기본협약’에서는 담배회사의 국가보건의료정책 참여 배제를 회원국 준수사항으로 명시하고 있다.  

5 인천경제청의 결정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공공의료 인프라가 가장 척박한 인천지역은 급기야 담배회사의 놀이터로 전락될 위기에 놓였다. 청라의료복합타운은 의료의 공공성과 필수의료 확충이라는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 이에 우리는 감사원 공익감사와 국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 청라의료복합타운 컨소시움에 KT&G 참여의 문제와 책임소재를 규명할 것이다. 우리는 인천경제청이 청라의료복합타운이 정상적으로 추진되어 본연의 목적을 구현할 수 있도록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2021. 10. 5
 
인천공공의료포럼(건강과나눔,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인천지부, 인천적십자기관노동조합, 인천평화복지연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인천부천지역본부, 인천광역시의료원지부) / 건강세상네트워크 /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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