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협, '실비청구간소화 개정안' 폐기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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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협, '실비청구간소화 개정안' 폐기 촉구
  • 윤은미 기자
  • 승인 2021.09.28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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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료정보 유출 및 영리목적 활용 우려…복지부‧금융위 가이드라인 준수해야

대한치과의사협회(협회장 박태근)를 비롯한 5개 의약단체가 실손보험청구간소화 보험입법 개정안의 폐기를 촉구하는 성명을 지난 27일 발표했다.

제21대 국회에서도 보험금 청구 편의성 제고라는 미명하에 실손보험 가입자가 요양기관에 자신의 진료자료를 보험회사로 전자적 전송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 5건이 발의되어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진료비 청구 간소화’는 이미 지난 정부에서도 보험가입자의 편의를 도모해 보험금 수령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논의돼왔으나, 의료정보 전산화로 인한 여러 위험성과 그 폐해가 상당히 심각해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손의료보험은 공보험인 건강보험만으로는 보장되지 못하는 의료영역, 즉 자기부담금과 비급여 진료비에 대한 보장을 내세우며 활성화된 보험으로써, 보건당국의 규제가 필요한 보험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민간의료보험에 대한 보건당국의 규제 및 심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단순히 금융상품으로서 금융당국의 규제만 받고 있어 부작용이 심화돼왔다.
 
5개 의약단체는 “이 같은 상황에서 의료정보의 전산화 및 개인의료정보의 민간보험사 집적까지 이루어진다면 결국 의료민영화의 단초가 될 것임은 자명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진료비 청구 간소화’는 개인의료정보가 민간보험사에 축적되고, 데이터베이스화됨으로써 결국 의료기관이 민간보험사의 하위 계약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의견이다.
 
또 5개 의약단체는 “개인의료정보를 축적한 민간보험사는 이를 보험금 지급거절, 보험가입 및 갱신 거절, 갱신 시 보험료 인상의 자료로 사용할 것임이 분명하다”며 “이는 결국 진료비 청구 간소화를 통해 소액 보험금의 청구 및 지급을 활성화한다는 민간보험사의 주장과 상반될 뿐더러 오히려 보험금 지급률을 떨어뜨려 국민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환자 및 보험사의 요청에 따라 진료기록을 전자적 형태로 전송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은 진료기록을 전자적 형태, 즉 전자의무기록의 형태로 생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 의료기관이 EMR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의료법에 따라 이를 안전하게 관리·보존하는데 필요한 시설과 장비도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전자의무기록 생성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초기비용과 유지·관리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의원급 의료기관은 이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 5개 의약단체는 “이러한 상황에서 전자적 전송을 의무화하기 위해서는 비용과 관련한 제반문제에 대한 해결이 선행돼야 하는데 민간보험사가 부담할 수밖에 없고, 결국 보험료 인상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론적으로 환자의 진료정보를 민간보험사에 전송하는 것은 개인의료정보를 전산화함으로써 방대한 정보를 손쉽게 축적 및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에 그 위험성이 목적에 비해 매우 크다는 설명이다.
 
이에 5개 의약단체는 “정부가 진료비 청구 간소화 제도를 추진하는 것이 진정 국민편의를 위해서라면 진료비 청구간소화 보다는 일정금액 이하의 보험금 청구시 영수증만 제출하도록 하고, 현행 의료법에서 가능한 범위의 민간 전송서비스를 자율적으로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실손의료보험의 지급률을 실질적으로 높이기 위해 지급률 하한 규정을 법제화하고 보건당국의 실손의료보험 상품의 내용 및 보험료 규제를 현실화하는 것이 더 실효적임을 정부는 기억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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