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병아리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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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병아리풀
  • 유은경
  • 승인 2021.08.2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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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쉰 여덟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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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에 찾아간 그 계곡에는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이 작은 꽃들이 자리 잡은 곳은 시원하고 촉촉한 물가가 아니라 계곡 건너편 척박한 석회질 바위 위였다. 키도 작고 꽃달림도 약하고… 예전에 찾았던 옥천 ‘병아리풀’의 호텔급 터에 비하니 너무나 안쓰러웠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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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자생지보호’라는 간판이 서있고 바위지만 이끼가 제법 깔려 있으며, 얇지만 흙도 폭신했다. 그래서인지 잎과 꽃, 그 앉은 자태에서 여유로움이 풍겨나고 있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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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곳은 경기도 일부와 강원 이북!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충북 옥천은 씨를 뿌려 자리를 잡았고 자치단체에서 훼손 정도를 살피고 관리하고 있는 곳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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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꽃들 앞에는 수식어가 붙는다. 각시~ 애기~ 좀~ 왜~ 벼룩~ 등. 병아리도 그 중 하나이다. 눈을 크게 뜨지 않으면 돌틈이나 풀숲에 숨어 있는 병아리풀이 존재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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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빛 병아리의 벌어진 입에는 노오란 구슬이 물려져 있다. 작아서이기도 하지만 노른자를 물고 있어 ‘병아리풀’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해보았다. 드물게 흰색 병아리풀도 볼 수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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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한쪽으로만 치우쳐 피어난다. 어느 해는 추석 즈음에 만났는데 아래서부터 피는 꽃차례 그대로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생명이 있으니 당연히 감내해야 할 숙제이나 매달려 있는 다음 세대가 참 버거워 보였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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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도 화려하게 빛나는 진분홍 꽃빛은 돌틈에 몸 붙이고 부릴 수 있는 가장 큰 객기인 듯 여겨져 기특하기도 했다. 오늘 비소식이 더없이 반갑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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