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치 진료 성과 총화할 ‘진료소네트워크’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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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치 진료 성과 총화할 ‘진료소네트워크’ 제안
  • 안은선 기자
  • 승인 2021.08.2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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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건치 7개 지부‧중앙회, 온라인으로 ’건치 진료소네트워크 워크숍‘ 개최
류재인 교수 “각 지부 진료사업 재평가‧공유하며 건치 정체성‧미래 방향 고민”
건치와 건치 정채연은 지난 21일 온라인으로 '2021 건치 진료소네트워크' 워크샵을 개최했다.
건치와 건치 정채연은 지난 21일 온라인으로 '2021 건치 진료소네트워크' 워크샵을 개최했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공동대표 김형성 조병준 이하 건치)는 지금까지 각 지부별로 진행돼 온 진료사업의 성과를 공유하고, 이를 계승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펼쳐졌다.

건치와 건치 구강보건정책연구회(회장 김경일 이하 정책연)은 지난 21일 오후 4시부터 온라인 Zoom으로 ‘2021 건치 진료소네트워크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워크숍에는 울산지부 이채택 회원, 인천지부 정갑천 회원, 대충지부 임동진‧문은영 회원, 광전건치 변하연‧최철용 공동대표, 서종환 사무국장, 부경건치 박인순 공동대표, 대경지부 김명섭 회장, 서경건치 구준회 회장, 박남용‧서영택 회원을 비롯해 건치 김형성‧조병준 공동대표, 전양호 사업국장, 정책연 김경일 회장 등이 참석했다.

조병준 공동대표는 인사말에 나서 “진료봉사 활동이야 말로 우리가 바로 건치 회원임을, 의료인임을 각인하는 활동임과 동시에 건치 회원 뿐 아니라 주변의 치과의사들, 학생, 활동가, 대상자까지 꾸준히 연대할 수 있는 일”이라며 “이번 워크숍을 계기로 지부 간, 중앙과 지부 간에 정기적으로 사업성과를 공유하고, 노하우를 교류하며 서로의 존재 의의를 확인하고 돕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건치 전 공동대표이자 성남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김용진 대표가 ‘시민이 건립한 성남시의료원’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 최초의 주민발의로 시작된 성남시의료원 건립 운동의 역사를 짚고, 거기서 얻은 교훈과 보완 사항에 대해 공유했다.

김 대표는 “가변하는 정치권력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시민사회는 공공병원의 주인은 시민이라는 것을 인식시키며, 공공병원 건립과 운영에 있어 독립된 공공의료 역량 구축을 위한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며 “공공병원에서 근무할 의료진들에게 공공의료에 대한 신념을 심어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를 위한 공공의대 설립도 장기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광전‧대경‧대충‧부경‧서경‧울산‧인천 지부 순으로 각 지부의 진료사업을 소개했다. 각 지부는 공통적으로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 그 이상 동안 이주민‧난민‧비정규직 노동자‧해고자‧장애인‧보호종료아동 등 사회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교정‧임플란트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진료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지부들은 ‘외국인 노동자 진료소’를 중점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외국인 노동자들의 체류 조건, 임금 등이 향상되고 불법체류 형태가 대폭 줄었음에도 진료소에 오는 인원이 줄지 않는 문제를 공통적으로 갖고 있었다.

“치과진료봉사, 가장 치과의사다운‧건치다운 활동”

정책연 연구원이자 경희대학교 치과대학 예방사회치과학 류재인 교수는 이러한 사업성과를 총화해 건치에 ‘진료소네트워크’를 만들자는 제안을 하고, 관련 토론을 이어갔다.

류재인 교수
류재인 교수

류재인 교수는 “16년 전에도 지부 간 정보공유를 통해 전국적인 통합 인적 풀을 형성하고, 모범진료활동 사례를 발굴해 전 지부로 확산시키고, 진료사업을 총화해 소외계층 구강의료정책 개선을 위한 정책대안 마련 등을 목표로 한 논의와 사업이 진행됐지만 중간에 흐지부지 됐다”면서 “이미 치과보장성이 30%가 됐고, 치과 문턱도 점차 낮아져 무료진료소를 이용하는 사람이 줄어드는 문제, 진료 인원의 노령화 등이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고 짚었다.

특히 류 교수는 “건치는 최근 정책연구사업을 중점적으로 수행해 왔지만, 사실 의료소외계층에 대한 지원과 연대, ‘진료봉사’야 말로 건치의 정체성이고 가치가 높은 사업이다”라며 “쉽지 않은 일이지만, 다시 ‘건치 진료소네트워크’라는 이름으로 진료봉사의 성과를 모아 가치를 재평가해 미래에는 건치만의 차별화된 정체성을 가진 진료사업, 활동방향, 비전을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고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처럼 연대감, 유대감을 위해 진료를 하는 시대는 지났고 꿀잠치과진료소 c처럼 기존 혹은 새로운 단체에 건치가 들어가 지속적으로 연대하는 게 훨씬 중요해졌다”면서 “이를 통해 치과 진료 사각지대에 처한 사람들(대상자)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연대하며, 치과의사 자신의 의의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존 진료사업 성과계승 ▲건치 진료단 결성 ▲보건의료단체와 연대하는 진료사업 ▲이동용 차량 진료 확대 등 ‘건치 진료소네트워크’를 통한 새로운 사업을 제시했다. 

류 교수는 ‘건치 진료네트워크’를 통해 “흩어져 있는 각 지부의 진료 성과와 경험을 공유하며, 각 지부가 처한 당장의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등 서로 도와나갈 수 있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바로 결론이 나지 않더라도 주기적인 활동 내역 공유를 통해 변화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방향성을 확립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대충지부 임동진 회원은 “1990년대의 진료봉사 방식이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데서 오는 피로감이 있고, 진료의 한계, 연계성 부족 등을 느끼고 있다”며 “특정 집단/단체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 형태로 진료봉사 형태를 바꾸는 것도 필요해 보이며, 이러한 자리를 통해 진료 봉사 방법들을 다시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대경지부 김명섭 회장도 “외국인 노동자, 난민 등에 대한 진료도 그 자체가 공공의료 영역에 흡수돼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 20년 넘게 달려왔는데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면서도 “미래는 불투명 하지만 이런 걸 가지고 논의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공공의료를 확대해 나가기 위해 가열찬 운동이 필요하다”고 동감했다.

한편, 이날 워크숍에서는 참석자들이 각 지부 진료소에 대한 질의응답과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진료 형태 등을 공유하고 대상자 스크리닝 등 고민을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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