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솔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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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솔나리
  • 유은경
  • 승인 2021.07.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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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쉰 다섯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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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나리’에게는 알고 있는 어떤 형용사도 붙여주고 싶지 않다. 그저 다른 나리들과 다르다고만 얘기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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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 모양, 빛깔, 사는 곳 등 어느 것 하나 비교할 수가 없다. 꽃을 그리워하기도 하는구나, 그리워할 수도 있구나, 그런 것을 가르쳐준 꽃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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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이 소나무 잎처럼 삐죽삐죽해서 솔나리다. 첫 만남 때 제일 먼저 한 일은 잎을 만져보는 것이었다. 생긴 것보다 훨씬 부드럽다. 쓸어보던 그 느낌이 아직 손에 남아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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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깔 또한 어떤 나리꽃도 넘보지 못할 만큼 특별하다. '나리의 여왕'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유가 필요하고도 충분하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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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를 구별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꽃이 하늘을 보고 있으면 ‘하늘나리’, 땅을 보고 있으면 ‘땅나리’, 그 중간쯤 되면 ‘중나리’다. 중나리 중에 줄기에 털이 나 있으면 ‘털중나리’이고 ‘말나리’는 줄기 아래쪽에 커다란 잎이 돌려난다. 말나리 중 꽃이 하늘을 보고 피면 ‘하늘말나리’.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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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나리 피는 때가 장마철이어선지 여러 번 만났지만 밝은 햇살아래 있는 솔나리를 담은 적이 드물다.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는 깊은 산속에서 마주친 젖어 있는 솔나리는 유혹적이기까지 했다. 흐린 날이든 비 오는 날이든 땀을 흘리는 수고는 필수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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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들 때는 나도 모르게 심호흡을 한다. 설레임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기대하는 만큼 조심스러워서라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다. 마음을 비우려는 몸짓이기도 할테고… 그렇게 담아오는 들꽃들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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