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애기송이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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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애기송이풀
  • 유은경
  • 승인 2021.05.0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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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쉰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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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꽃들과 만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다. 친절에 의지해 있는 곳을 알기도 하고, 있는지도 귀한지도 미처 모르고 있다가 우연히 만나기도 하고, 인터넷을 뒤져 가까스로 찾아내기도 한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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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한 듯한 꽃지도라도 한 걸음이 어긋나면 엉뚱한 결과를 가져오는 산속에서는 오히려 탐험을 방해하기도 한다. 어림짐작하는 거리에 관한 개인의 느낌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이 녀석은 전봇대번호를 알고 찾아가 차를 세우고 맨발로 계곡을 건너서 만난 무척 특별한 꽃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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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모양이 남다른 것은 알고 있었으나 막상 만나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특이했다. 뱀이 입을 벌린 모습 같기도 하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이들 같기도 하다. 푹신한 푸른 둥지속 분홍색 새끼 새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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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곳이 참 고급지다. 깊은 계곡, 물소리 들리는 바위 섞인 경사면, 풍광 좋은 곳에 살고 있다. 원래 빛깔이 분홍이고 드물게 하얀색도 보인다. 올해는 봄비가 넉넉해 물소리가 우렁찬 제천 덕동계곡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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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송이풀’이란 이름이 붙은 이유는 정설이 없고 추측만 한다. 송이풀과 비슷하지도 애기처럼 작지도 않으니 말이다. 일제 강점기 때 개성 천마산에서 발견돼 천마송이풀이라 보고됐고 그 후의 기록에도 천마송이풀로 돼있어 다시 생각해야 하는 이름이다. 우리나라 고유종이며 멸종위기 2급으로 보호관리 목록에 들어가 있는 꽃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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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소리에 가슴 뛰고 바람결에 흔들리는 꽃들의 잔치가 한창이다. 연두, 초록빛 종류가 이리 많았던가 새삼 감동하는 요즈음이다. 짙은 한 가지 신록으로 보일 때까지만이라도 그 다양함을 느끼며 인정하고 즐기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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