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땜빵식 처방으로는 코로나19 대응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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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땜빵식 처방으로는 코로나19 대응 못 해”
  • 이인문 기자
  • 승인 2021.02.1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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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오늘(17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 인력 보강 및 예산 마련 촉구
보건의료노조가 오늘(17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력 보강 및 대응 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사진제공=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가 오늘(17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력 보강 및 대응 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사진제공= 보건의료노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 이하 보건의료노조)이 오늘(17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는 감염병 대응을 위한 효과적·체계적인 인력 보강과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감염병 전담병원 노동자 농성 투쟁 17일 차를 맞이해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보건의료노조 이선희 부위원장은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넘어서고 있는 지금까지 코로나19 전담병원 노동자들은 별다른 대응 대책도 없이 부족한 인력으로 근근히 버텨오기만 했다”며 “이 엄동설한에 코로나19 전담병원 노동자들이 청와대 앞에서 농성을 시작한 것은 더 이상 이 상태로는 버틸 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전국의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는 현재 간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정원에 약 2,000여 명의 인력이 모자란 상태라 결국 민간파견인력이 지난달에만 1,270여 명이나 투입됐으며, 그 비용이 한 달에 100억 원에 달한다”면서 “그러나 현장에서 원하는 것은 이러한 땜빵식 처방이 아니라 정규직 등을 고용해 앞으로도 지속될 코로나19 감염병 사태에 근본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 달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선희 부위원장(사진제공= 보건의료노조)
이선희 부위원장(사진제공= 보건의료노조)

이어 투쟁 발언에 나선 정지환 부산의료원지부장은 “부산의료원을 비롯한 전국의 공공병원 노동자들은 너무나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지금도 코로나19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1년이 넘도록 지금까지는 잘 버텨왔지만, 여전히 부족하기만 한 현장 인력으로는 더 이상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에 거리로 나선 것”이라며 “그럼에도 청와대와 정부·여당에서는 여전히 근본적인 감염병 대응체계 마련에는 묵묵부답인 상태”라고 답답해했다.

또한 그는 “국가적인 위기인 코로나19 감염병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앞장서 지방의료원들을 비롯한 공공병원들이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정규 인력을 늘리는 등 국가적 대응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국회에서도 정부 및 현장 노동자들과 함께 논의해 감염병 대응을 위한 실행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이날 보건의료노조가 발표한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국회는 감염병 대응을 위한 
효과적·체계적인 인력 보강과 대응방안을 마련하라!

○ 우리 보건의료노조(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 나순자)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보건의료인력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지난 2월 2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농성 16일차, 오늘 우리는 다시 한번 절박한 심정으로 국회 앞에 섰습니다. 

○ 코로나19 팬데믹이 1년간 지속되고 있습니다. 전담병원의 보건의료노동자들은 늘어났다 줄어들기를 반복하며 끝을 보이지 않고 계속된 이 비상상황을 그야말로 온몸으로 버텨오며 의료현장을 지켜왔습니다. 오늘도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진료와 치료가 필요한 모든 현장에서 보건의료노동자들은 더 큰 대유행이 오지 않기를 노심초사하며 바이러스와의 총성없는 전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 돌이켜보면 우리 보건의료노동자들에게 지난 1년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의료진_덕분에”라는 국민들의 격려에 더없이 감사하며 이번에야말로 “#공공의료_보건의료인력_늘려요”를 희망으로 버텼던 1년이었습니다. 온몸을 감싼 방호복을 입고 감염의 우려속에서도, 생리대를 갈 시간도, 물 한 모금 마실 틈도 없어도 동료와 환자곁을 떠날 수 없어 이 악물고 버텼던 1년이었습니다.

○ 그런데 1년 전과 똑같은 상황은 지독히도 변하지 않습니다. 변한 것 하나 없는 인력구조로는 보건의료노동자들이 더 이상 의료현장을 지키기 어렵습니다. 적절한 치료와 진료를 위한 최소한의 인력기준 가이드라인도 없고, 임시 대응 인력인 소위 민간파견인력으로는 새로운 대유행에 대처하기 어렵습니다. 가뜩이나 힘든 조건에서 형평성없는 지원대책은 현장을 더욱 지치게 합니다. “공공의료 강화”는 정치인들의 말 잔치로만 될 뿐, 법제도 예산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갖춰나가고 있지 않습니다. 이대로는 더 이상 안됩니다. 

○ 지난 2월 2일 투쟁선포와 함께 농성에 돌입하며 우리는 확산세가 더 커지기 전에 보건의료노동자들이 소진되거나 이탈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해 왔습니다. 우리의 요구는 의료체계가 붕괴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입니다. 인력 확보 및 지원의 요구는 보건의료노동자들을 코로나19와의 사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당한 요구입니다. 

○ 십수 일째 농성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는 어떠한 답도 듣지 못했습니다. 청와대는 물론이고 정부나 여당 모두 묵묵부답 외면하는 토사구팽 처사에 분노만 커집니다. 분노만 할 수 없어 거리로 나왔습니다. 이대로 지속가능한 감염병 대응체계는 불가능하리라는 절박함을 가지고 오늘 국회에서 다시 한번 강력하게 호소합니다. 오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열리는 날입니다. “감염병 대응을 위한 효과적·체계적인 인력 보강과 대응방안을 마련하라!”전국의 전담병원의 노동자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가슴에 새겨야 합니다. 그래야 국회입니다. 

감염병 대응을 위한 효과적·체계적 인력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코로나19 전담병원 보건의료노동자 요구

첫째. 중증도별·질환군별(요양·치매 환자, 정신질환자, 거동불가 환자 등) 코로나19 대응 인력기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라!
둘째.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공공의료기관 정원확대 및 추가인력의 인건비를 지원하라!
셋째.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모든 보건의료노동자에게 형평성있는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생명안전수당> 지급하라!
넷째. 코로나19 방역 및 보조인력에 대한 지원을 연장하라!
다섯째. 코로나19 전담병원 경상비 지원을 제도화하라!
여섯째. 공공의료 확대하고 공공의료 기관의 기능을 강화하라!
일곱째. 코로나19 대응인력 지원을 위한 예산 마련하라!

2021. 2. 17.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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