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탱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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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탱자나무
  • 유은경
  • 승인 2021.02.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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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마흔 다섯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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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자나무’를 생각하면 가시와 동그란 열매는 선명하게 떠오르는데 어찌된 일인지 꽃에 대한 기억은 희미했다. 어린 아이에게는 힘없어 보이는 하얀 꽃보다는 먹음직하나 먹을 수 없는 향기로운 열매와 올갱이 속살을 파내던 크고 강한 가시가 강한 인상으로 남았을 터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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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새들의 아지트처럼 늘 시끌시끌했는데 매같은 천적들이 가까이 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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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원산지인데 언제 우리나라에 들어왔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아주 오래 되었다는 얘기다. 중부 이남지방에 산다는데 따스한 동해쪽과 서해섬들과 경기북부에서도 보이니 터전을 넓히고 있는 모양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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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은 도톰하고 반짝반짝 윤이 난다. 잎이 나기 전에 피는 다섯 장의 하얀 꽃은 그 향기가 어찌나 멋지던지. 또 하나하나 떨어져 피는 꽃잎은 어찌나 그리 여리여리하던지… 파리한 얼굴의 소복 입은 여인네가 그려지기도 한다. 은은한 향기와 꼭 닮은 모습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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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울타리로 심는다. 그렇게 만들어진 경계는 어느 한쪽의 행동을 막는다. 집의 울타리는 물론 성을 쌓고 탱자나무를 심은 것은 외부침입을 막기 위함이지만 유배처의 탱자가시는 안에 있는 사람들의 출입을 제한하기 위해서였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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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무시한 가시를 품고 있고 독특하게 모가 난 줄기지만 한겨울에도 초록색인 덕에 그 경계에 대한 경계심을 조금이나마 부드럽고 친근하게 만들어준다. 쓰임새와 모양새를 기가 막히게 잘 갖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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