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건축을 읽는 ‘다섯 가지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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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건축을 읽는 ‘다섯 가지 키워드’
  • 이인문 기자
  • 승인 2021.01.19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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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공간을 만들고 공간은 인간을 깨운다… 정태종 저 『도시의 깊이』
페루 리마의 벽화(= 한겨레출판 제공)
페루 리마의 벽화(= 한겨레출판 제공)

푸코의 일상 속에서 비일상을 만들어내는, 즉 현실화된 유토피아라는 개념의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에 따르면 건축디자인은 내가 살아가는 사회의 현상과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일종의 사회적 행위이다.

‘건축으로 세상을 읽는 공간탐구자’ 단국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부 정태종 교수가 지난 14일 한겨레출판을 통해 세계 각지의 숨은 건축물을 통해 그 도시와 사회를 다시금 바라보고 경험하게 하는 대중 인문교양서 『도시의 깊이』를 출간했다. 그는 치과대학을 졸업해 공보의와 수련의 과정을 거쳐 치과를 개업했던 치과의사 출신이다.

“도시 안의 공동주택에는 주거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과 통찰이, 미술관에는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관한 고민이 녹아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건축물들이 모여서 도시가 되고, 그리고 그 도시의 풍경과 분위기들이 만들어진다. 결국 도시의 풍경과 분위기는 그 도시 안에 사는 사람들이 사회적 행위를 한 결과물인 것이다.

“전 세계 수많은 도시들에는 모두 각자의 표정이 있다. 그 중 눈길이 가는 도시들을 이 책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

진료실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일생을 살아야 하는 치과의사로서 시간이 날 때마다 일상과는 다른 곳을 찾아 떠났던 저자는 사람들과 함께 세계적인 관광지와 유적지, 맛집을 찾아다니다가 혼자서 떠날 용기가 생기자 도시의 뒷골목을 다니면서 도시와 건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도시와 건축 공간은 너무나 다양하며 많은 요소가 모여 계속 변화하면서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이제 내가 바라보는 관점에서 내가 경험했던 현대 도시와 건축 공간을 보여주고 싶었다.”

현대건축은 지난 1960∼70년대 서유럽에서 대두된 구조주의 철학의 영향을 받으면서 1970∼80년대 구조주의 건축과 현상학적 건축 등으로 발전해왔으며, 최근에는 자연을 모방한 바이오미미크리와 복잡계 이론에 기초한 건축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도시의 깊이』
『도시의 깊이』

책은 저자의 관심에 따라 ▲도시는 일상이 아닌 것을 상상한다: 헤테로토피아 ▲도시는 오감 그 자체다: 현상학 ▲도시는 공간을 실험한다: 구조주의 ▲도시는 자연에서 배운다: 바이오미미크리 ▲도시와 건축과 사람은 하나다: 스케일 등의 순으로 이어진다.

“현대건축은 철학과 사회학, 미학, 물리학, 생물학 등 다양한 학문에서 비롯한 원리들을 접목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를 둘러싼 건축 공간을 이해하는 안목은 폭넓은 지식과 사유의 입구를 열어주고, 무심히 흐르던 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영감을 선사해준다.”

바로 그 매력 덕분에 치과의사에서 건축가로 인생의 길을 바꾼 저자는 10여 년간 전 세계를 직접 누비면서 수많은 도시의 크고 작은 건축 공간들을 촬영하고 기록하면서 그 건축 공간들의 다채로운 모습과 생동하는 표정들을 그의 첫 대중교양서인 『도시의 깊이』에 담아냈다.

“수많은 여행의 주제 중 건축과 결합한 여행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여러분이 바르셀로나에 간다고 하면 나는 무얼 보러 갈 건지 물어볼 것이다. 당신이 가우디를 보러 간다고 하면 나는 거기엔 엔릭 미라예스가 있다고 답해줄 것이다.”

그의 안내에 따라 현대건축의 역사적 현장들을 찾아가 보자. 저자는 코로나19로 여행 자체가 어려워진 최근 현실에 이 책이 독자들에게 간접 체험이 되고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길 바랐다.

“좋은 시절이 다시 와서 마음껏 여행할 수 있을 때 이 책의 한 문장, 사진 한 장이라도 기억해주면 좋겠다.”

저자는 지난 1990년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했다. 공보의를 마친 후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에서 치과교정과 수련의 과정과 석사 학위 과정을 동시에 마쳤다. 이후 1997년부터 2002년까지 치과의사로서 치과를 운영했으며 2002년에는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에서 치과교정과 박사 학위도 취득했다.

2003년 유학을 떠나 미국 사이악 건축대학과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대학에서 건축학을 공부했으며 2009년 귀국, 건축사사무실을 운영해왔다. 2019년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지난해 3월부터는 단국대 건축학부에서 조교수로 재직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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