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땅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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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땅귀개
  • 유은경
  • 승인 2020.11.1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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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마흔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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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습지를 처음 찾아 들었던 그때를 잊지 못한다. 꽃이 궁금해 아무 생각 없이 갔는데 여름의 숲속 습지는 말 그대로 찜통이었다. 땅은 질척거려 신발은 진흙으로 엉망이 되고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 가득한 지열로 온몸은 땀범벅이 되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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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꽃들은 어찌 그리 작은지 열기와 습기로 뿌예진 안경이 얼마나 거추장스러웠는지… 그 다음해는 뜨거운 계절을 피해갔더니 꽃은 키가 껑충하고 한창때가 지나 있어 성에 차지 않았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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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귀개’… 생긴 모양이 귀개, 귀이개를 닮았다. 땅~이라 붙인 것은 작다는 얘기다. 영양가 없는 곳에서 사는지라 부족한 열량을 채우려 특별한 생존전략을 세웠다. 작은 벌레들을 잡아먹는 식충식물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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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속 줄기에서 군데군데 땅위로 뻗어 나오는 잎 바로 아래에 벌레잡이 주머니가 있다. 노란 색깔도, 생긴 모양도 어찌나 앙증맞고 예쁘고 깜찍한지… 식충식물인 것을 자꾸 까먹는다. 습지에 사는 식충식물에는 모양이 비슷한 ‘이삭귀개’와 ‘통발’이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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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산 습지를 알게 되었다. 이곳은 어찌된 일인지 땅귀개의 키가 아담하고 꽃도 또한 풍성했다. 하늘 높고 시원한 이 계절에 말이다. 습한 열기도 푹푹 빠지는 진흙구덩이도 없어 뽀송뽀송한 채로 즐겁게 만났다. 옆에선 빨간 망개 열매와 까만 댕댕이덩굴 열매가 주렁주렁 익어가고 있는데 아직도 노오란 입을 힘껏 벌리고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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