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자주쓴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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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야기… 자주쓴풀
  • 유은경
  • 승인 2020.10.1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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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이야기- 서른 여덟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하늘에만 있는 줄 알았던 별이 땅에서 빛나고 있다. 밤에만 하양으로 빛난다 생각했는데 햇볕을 받고 있는 땅위의 별은 보라색이다. 쓴풀 중 제일 많이 보이기도 하지만 모양새도 깔끔하고 예뻐 사랑을 많이 받는 꽃 ‘자주쓴풀’!!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깊게 갈라진 다섯 장의 녹색꽃받침과 다섯 장의 보랏빛 꽃잎에 선명하게 새겨진 더 짙은 보랏빛 줄무늬! 다섯 개의 수술과 북실북실한 털에 감싸여 있는 암술!

(사진제공= 유은경) 쓴풀
(사진제공= 유은경) 쓴풀

비교적 높은 산에서, 비교적 드물게 볼 수 있는 두해살이 풀이다. 올해 많이 피었다고 내년을 그대로 믿을 수 없는 이유이다. 해걸이라 표현하는 이도 있는데 이것은 자주쓴풀의 생을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올해는 여름의 긴 장마로 척박한 바위 틈에서도 참 풍성하게도 피었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두해살이 풀이고 쓴맛이 난다해서 쓴풀이다. 용담과 식구다. 쓴풀에는 초여름부터 피는 ‘대성쓴풀’과 한여름 높은 산에 있는 ‘네귀쓴풀’, 가을에 피는 ‘쓴풀’, ‘자주쓴풀’, ‘개쓴풀’, ‘큰잎쓴풀’이 있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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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박이큰잎쓴풀’과 색변이를 일으켜 특별해 보이는 개체들은 아직 정식이름을 얻지는 못했다. 쓴풀은 하양이고 자주쓴풀은 꽃이 자주색, 개쓴풀은 뿌리가 쓰지 않아 짝퉁 취급을 받는다. 쓴풀 중 미모가 출중한 네귀쓴풀은 올해도 만나지 못해 또다시 내년을 기약해 본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꼭대기부터 꽃을 피우는 이유도 해가 짧아지는 깊은 계절 한가운데서 피는 꽃이 수월하게 씨앗을 맺도록 하려는 노력인 듯하다. 가을바람이 차갑게 불기 시작한다. 열매를 응원하고 재촉하는 신호일 것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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