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질만으로는 구강질환 예방 불가능”
상태바
“칫솔질만으로는 구강질환 예방 불가능”
  • 이인문 기자
  • 승인 2020.10.14 1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원장이 주목하는 지금 이 사람]③ 아쿠아픽&더존월드 이계우 대표

본지는 21C 새로운 전환기를 맞아 한국치과의료기기산업과 치의학의 현재와 미래의 발전상을 살펴보기 위해 'K-원장이 주목하는 지금 이 사람'이라는 기획 기사를 새로 연재한다. 한국치과의료기기산업과 치의학의 현재와 미래를 치과의사의 관점에서 짚어볼 이번 기획은 본지 김동근 전무이사와 송파올치과 오영학 원장이 인터뷰어로 나서 현 시점 치과계에서 주목해볼만한 업체와 인물을 선정해 인터뷰를 진행할 계획이다. 세번째 인터뷰이로는 대한민국 대표 ‘Oral Care’ 전문 기업을 꿈꾸고 있는 아쿠아픽&더존월드의 이계우 대표가 선정됐으며, 오영학 원장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 편집자 주

아쿠아픽 이계우 대표(왼쪽)와 송파올치과 오영학 원장.
아쿠아픽 이계우 대표(왼쪽)와 송파올치과 오영학 원장.

오영학(이하 오): 먼저 회사 소개부터 부탁드린다.

이계우(이하 이): 아쿠아픽은 국내 최고의 구강관리제품 전문 브랜드로서 구강세정기와 음파 전동칫솔, 버블치약, 항균칫솔, 덴탈마스크 등을 제조, 판매하고 있는 업체이다. 이밖에도 전 세계 120여개국에 치과 전문 의료기기를 공급하고 있는 미국 Ultradent 제품을 유통하고 있는 더존월드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오: 대표하는 제품은 구강세정기라고 할 수 있나?

이: 그렇다. 구강세정기와 음파칫솔, 치아미백제 등을 대표 제품으로 들 수 있는데 이 3가지 중에서도 구강세정기는 국내 시장에서 확고부동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이다. 국내외 경쟁 브랜드들의 1년 매출액을 다 합해도 아쿠아픽 구강세정기의 1년 매출액에는 미치지 못한다. 지난 2004년 ㈜아쿠아픽 설립 이래 구강세정기 브랜드로써 ‘아쿠아픽’의 인지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오: 아쿠아픽에서 구강세정기를 처음 출시한 것이 거의 20년 전의 일인데 당시 국내에는 구강세정기에 대해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던 때였다. 어떻게 구강세정기를 출시할 생각을 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이: 치과계에 처음 발을 들여 놓게 된 당시에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해야겠다고 꿈을 꾸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치과 전문 의료기기 회사에 입사하게 됐는데 입사 후 딱 2주만에 회사를 그만 두려고 했었다. 왜나하면 생각했던 것보다 치과업계 산업 규모가 너무 작아 보였다. 그렇게 고민하고 있던 와중에 당시 회사 대표님이 독일 IDS에 같이 가보자고 하더라.

다녀와서 좀 더 고민해 볼 생각으로 IDS에 갔는데 예상보다 그 규모가 아주 컸다. 치과분야 일을 계속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그렇게 계속 일하면서 다른 치과전문기기 제품을 독점 수입하는 계약을 따내는 등 회사에서도 나름의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치과 영업을 나갔다가, 지금도 무교동에서 치과 개업을 하고 있는 한 원장님으로부터 ‘인생의 반전’을 가져오게 되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당시만 해도 치과에 영업을 하러 가면, 약속을 잡고 갔더라도 환자들 때문에 1∼2시간 기다리는 것이 다반사였는데 환자들이 어찌 이리 많은지, 참 궁금했다.

그래서 그 원장님께 물었더니 “구강질환을 예방하려면 칫솔질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더해서 치실 사용과 구강세정(물로 세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그렇게 구강세정기를 알게 됐는데 그 이야기가 계속 머리에서 맴돌곤 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 OECD 국가 중 칫솔질 횟수는 상위 3위 안에 들고 있음에도 구강질환 발생율이 상당히 높다는 통계가 있다.

오: 칫솔질만으로는 구강질환 예방이 불가능하다?

이: 그렇다. 칫솔질을 해도 음식물 찌거기는 남기 마련이다. 그래서 치아와 치아사이 음식물 찌거기 제거를 위해 치실이나 치간칫솔을 사용해야만 하고, 또 치아와 잇몸 사이(치주 포켓)의 음식물 찌거기 제거를 위해 잇몸 세정을 하는 구강세정기 사용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물론 그러고 나서도 1년에 1∼2회 이상 치과를 방문해 정기적인 구강검진과 함께 스케일링도 받아야 한다.

오: 치아가 맹출하고 있는 어린 아이들에게도 구강세정기가 필수인 것 같다. 맹출하고 있는 치아의 경우 칫솔질이나 치실 사용이 거의 소용이 없으니까…

이: 맞다. 어린 아이들뿐아니라 노인분들이나 임산부의 경우 잇몸이 아파서 칫솔질을 세게 할 수 없기 때문에 구강세정기가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임플란트 시술 환자들의 경우 임플란트 주위염(Peri-implantitis)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구강세정기 사용이 필수이며, 교정환자들도 칫솔질로는 잘 닦이지 않는 브라켓 주위의 세정을 위해 반드시 구강세정기를 사용해야 한다.

이계우 대표
이계우 대표

오: 그러면 그 원장님으로부터 구강세정기 얘기를 듣고 바로 독립해 구강세정기 개발에 나선 것인가?

이: 그런 것은 아니다. 그 이야기가 계속해서 머리에 남아 있기는 했지만, 당시 맡고 있던 회사 업무들도 해야 했으니까… 그로부터 1년 후 창업을 했다.

오: 회사를 차리고 바로 구강세정기 사업을 시작했나?

이: 그런 셈이긴 하다. 당시 바로 제작을 할 수는 없어서 PC통신을 통해 검색을 해보니 대만에서 구강세정기를 제조하고 있는 업체를 찾을 수 있었다. 샘플을 주문해 써보고 나서 바로 1,000대를 주문했다.

오: 처음부터 판매는 잘 되었나?

이: 그럴 줄로만 알았다.(웃음) 당시만 해도 사실 구강세정기에 대해 소비자들이나 일반인들은 잘 알고 있지 못한 상태였다. 치과의사들만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상태였고… 그런데도 당시 사업을 시작하면서 치과의사들이 구강세정기를 환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해줄 것이라 생각했다. 소비자들은 구강세정기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상태임에도…

직원들도 5명으로 세팅해 놓고 리플렛을 만들어 당시 서울시내 치과 4∼5천 곳에 우편 발송을 했다. 바로 전화가 폭증할 것이라 생각하고… 그런데 하루 이틀이 지나도 전화 주문이 거의 오지 않았다. 2∼3개월이 지난 후에도 한달에 100개도 못 팔았다. 4∼5개월이 지난 후에도 한달에 200개나 팔았나? 몇 개월 후 한달에 600개를 팔았던 기억이 나는데… 그래도 언젠가는 사람들이 구강세정기에 대해 알기만 하면 1달에 10콘테이너 물량(4만개)을 팔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판로 개척을 위해 사업 시작 6개월만에 홈쇼핑을 통한 판매를 준비했다.

오: 홈쇼핑 판매도 쉬웠을 것 같지는 않은데…

이: 4번을 거절 당했다. 당시 홈쇼핑 MD들도 구강세정기가 뭔지 모르는 상태였다. 그러던 와중에 하루는 MD들과 미팅을 하고 있는데 지나가던 홈쇼핑사 임원이 “어, 이거 구강세정기네”하면서 “구강세정기를 안 써봐서 그러는 것’이라고 팀원들이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도록 샘플을 요청했다. 그래서 바로 그 팀원들 8명에게 샘플을 주고나서 다음날 첫 방송을 하게 됐다. 나중에 들어보니 담당 MD들은 아쿠아픽을 강력하게 추천했던 그 임원이랑 지인 관계인 줄로만 알았다고 했다. 정말 천운이었던 것이다.

오: 그러면 홈쇼핑 방송을 통해 판매 활로를 개척한 것인가?

이: 그렇긴 한데 처음부터 잘 된 것은 아니었다. 첫 방송을 통해 5∼600개를 팔았는데 손해를 봤다. 2천개를 팔아야 손해가 나질 않는데… 두 번째 방송에서는 6∼700개를 팔았고, 3번째 방송에서도 7∼800개밖에 팔지 못했다. 마지막 4번째는 광고비가 없어서 물건을 담보로 시간대를 황금시간대로 바꾸어 오전 8시에 방송을 했다. 그런데 그 방송에서 구사일생으로 물량이 터져서 저녁 7시에 다시 한 번 방송을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4천개가 팔렸는데 4천개 더 있냐고… 그렇게 홈쇼핑에서 인정을 받아 탄력을 받으면서 아쿠아픽 구강세정기가 날개 돋힌 듯 팔리기 시작했다.

이후 치과의사들에게도 임플란트 주위염 예방에 구강세정기 사용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1∼2년 동안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면서 서서히 치과를 통한 매출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1만여 곳의 치과와 거래를 하고 있으며, 신속하고 완벽한 국내 자체 AS 덕분에 매니아 치과 원장님들도 최소한 수백명은 된다.

오: 그렇게 대만산으로 잘 팔리기 시작했는데, 결국 구강세정기를 국산화하기로 한 이유나 계기는 무엇이었는가?

이: 지난 2001년 ㈜더존월드 설립 후 한 10년 동안 수입에만 의존해 아쿠아픽 판매를 해왔는데 이제는 글로벌 무역 전문가로서 그토록 바라왔던 수출을 통한 사업 확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력하게 들었다.

오: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이: 맞다.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쉽게 만들지 못할 것이라 했지만 7전 8기 끝에 마침내 순수 독자 기술 개발을 통해 국내 생산이 가능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렇게 어려울지 몰라서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오: 지금은 100% 국산에 성공한 것인가?

이: 그렇다. 3∼4년 동안 개발을 완료한 뒤 세 차례에 걸친 성능 및 디자인 수정을 통해 현재의 제품들에 이르렀다.

아쿠아픽 구강세정기 AQ-300(왼쪽)과 뉴아쿠아픽 코드리스 AQ-230.
아쿠아픽 구강세정기 AQ-300(왼쪽)과 뉴아쿠아픽 코드리스 AQ-230.

오: 참 대단한 일을 한 것 같다. 아쿠아픽 구강세정기가 해외 구강세정기들을 대체한 것 아닌가?

이: 그와 관련해 서울시장 및 대통령 표창을 받는 등 나름 자부심을 갖고 있다. 20여 년 전 처음으로 아쿠아픽 구강세정기를 출시했을 당시 약 30만원이 넘던 외국산 구강세정기 값에 비해 반값으로 출시를 했는데, 지금도 그때의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구강세정기 대중화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렇게 구강세정기가 대중화되기까지 우리만의 노력으로 가능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한치과의사협회에서도 아쿠아픽 구강세정기를 공식 추천품으로 선정해주었고, 많은 치과의사 분들이 환자들에게 아쿠아픽 구강세정기를 적극적으로 추천해주고 계신다. 치과의사분들이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정말 감사드리고 있다.

오: 수출은 얼마나 하고 있는가?

이: 미국와 일본, 중국, 러시아, 포르투갈 등 해외 5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중국에 해외지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No. 1을 넘어 세계 No. 1 구강세정기로 거듭나기 위한 전진을 계속해가고 있다.

오: 타사 브랜드에 비해 품질 면에서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는가?

이: 당연히 그렇다. 물 분사 기술, 수압 조절, 방수, 내구성 등이 월등히 우수하다. 우수한 기능에 비해 소음도 적고 디자인 역시 더 우수하다. 무엇보다 타사 브랜드 제품들이 여전히 아나로그 타입에 머물러 있는 반면 아쿠아픽 구강세정기는 손잡이를 들어올리면 센서 감지를 통해 자동으로 작동을 시작하는 등 디지털화돼 있다는 점이 큰 차이점이다.

오: 앞으로 비전이 있다면 설명해 달라.

이: 현재 아쿠아픽에서는 구강세정기와 음파 전동칫솔, 기능성 항균칫솔 등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앞으로 치약과 가글 등을 런칭하면서 토탈 오랄캐어를 넘어 토털 헬스케어 전문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이다. 또한 함께 경영하고 있는 치과전문의료기기업체 ‘더존월드’를 통해서는 이달 중으로 치과의사의 추천을 통해 환자들이 집에서 쉽게 블리칭할 수 있는 ‘맞춤형 기성 치아미백트레이’를 개발, 런칭할 예정이다.

지난 10년 동안 미국 울트라덴트와 함께 연구 개발한 ‘맞춤형 기성 치아미백트레이’의 경우 기존 기공소 등을 통해 별도 제작하던 과정을 생략해 쉽게 홈블리칭이 가능하도록 만든 제품으로 치아미백 시장의 판도를 재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전동식 비강세정기도 출시할 예정으로 있다.

오영학 원장
오영학 원장

오: 오랜 시간 인터뷰에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하고픈 말이 있다면…

이: 앞으로 인간에게 유익한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IPO를 통해 기업의 외연 성장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도 충실히 이행해 나가겠다.

하지만 처음 시작했을 때의 초심은 잃지 않을 것이다. 단순히 돈 버는 것만이 목표였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구강세정기가 잘 팔리지 않던 시절에도 써본 사람들이 너무나 좋아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그 보람 하나만으로 온갖 어려움들을 이겨내면서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앞으로 회사가 어떻게 성장해나가든지 구강세정기는 놓지 않을 생각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오랄캐어 전문회사로서 오늘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효과적이면서도 편리한 구강관리를 위한 제품개발에 더욱 매진해 많은 국민들이 간편하고 쉽게 구강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다. 아쿠아픽과 함께해주신 치과의사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더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