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감염관리 비용 수가로 지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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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감염관리 비용 수가로 지급해야"
  • 이인문 기자
  • 승인 2020.07.0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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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치과감염관리 표준정책 매뉴얼』 발간 지휘한 신호성 교수를 만나다

치과병의원 감염관리의 표준 정책을 담은 『치과감염관리 표준정책 매뉴얼(이하 매뉴얼)』이 지난달 24일 발간됐다. 『매뉴얼』은 우리나라 치과감염관리 표준화를 위한 첫번째 시도로써, 향후 우리나라 치과의료 현실에 적합한 개별기관 '치과병의원 감염관리 표준지침'을 만들어나가는데 있어 큰 의미를 가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이번 『매뉴얼』 발간 작업의 총 책임을 맡았던 원광치대 신호성 교수를 만나 발간 의의와 함께 향후 과제들에 대해 들어보았다.

- 편집자 주

신호성 교수
신호성 교수

『매뉴얼』 발간을 축하드린다. 우선 이번 발간의 의의부터 말해 달라.

환자들은 안전하고 관리된 표준환경에서 치료를 받을 권리가 있다. 그리고 치과의사 등 의료종사자들도 직업안전이 보장된 근무 환경 속에서 진료를 해나가야 한다. 특히 치과의료 환경은 환자와의 대면 의사소통과 타액, 혈액 및 기타 체액에 대한 빈번한 노출 등으로 인해 감염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기 마련이다.

이처럼 환자와 의사간에 교차감염의 위험성이 상존함에도 지금까지 치과병의원에서는 제대로 된 감염관리지침이 마련되지 않고 있었다.

일반 개원가에서는 통일된 지침 없이 의원별로 기구 소독 등 쉽게 할 수 있는 것들만 개별적으로 해오는 수준이었고, 그나마 우리 사회에서 감염관리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치대병원 등을 중심으로 나름의 감염관리 지침을 만들어 시행해오고는 있었지만 여전히 입원과 수술실 중심인 의과 감염관리 지침을 준용해 만든 것이라 외래 중심인 치과진료에는 비용대비 효과라는 측면에서 적합하지 않은 것들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매뉴얼』 발간은 우리나라 치과의료 현실에 적합한 감염관리 정책 및 절차를 처음으로 종합함으로써 앞으로 우리나라 치과병의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감염관리 표준지침을 확립해나가는데 있어 초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에 발간된 『매뉴얼』의 특징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매뉴얼』 발간의 목적은 치과병의원 등 실제 치과의료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염 관련한 문제들을 총망라하고, 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근거에 입각해 치과감염관리 표준안을 제안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치과계 전체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이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치협과 치병협, 치의학회, 치과감염관리학회 등 치과의사 단체뿐아니라 치위협, 치기협, 치산협 등 유관단체들까지 함께 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전문 집필진을 통해 초안을 마련한 뒤로는 각 단체에서 파견된 자문위원들을 통해 명실상부한 치과계 전체가 합의한 『매뉴얼』을 발간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 한가지 특징이 있다면 이번 『매뉴얼』에서는 치과병의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감염 관련 문제들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총망라했을 뿐아니라 해당 항목의 위험의 크기와 빈도까지 고려해 해당 항목의 중요도(위험평가)를 등급별로 구분해(3단계 4분류) 표기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실제적인 치과감염관리지침 등을 만들어나가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매뉴얼』과 실제 치과감염관리지침은 다른 것인가?

이번에 발간된 『매뉴얼』에는 '치과감염관리 표준정책 메뉴얼'이란 이름을 붙였다. 말 그대로 표준이란 치과진료가 진행되는 모든 기관(병의원 등)을 포함하는 감염관리 기준이란 의미이며, 정책은 치과감염관리의 기본적인 방향을, 매뉴얼은 치과감염관리 수행 절차를 의미한다. 즉 이번 『매뉴얼』은 각 치과의료기관에서 자신의 실정에 맞는 감염관리 정책과 실행방법 등을 정할 때 표준으로 사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감염관리 매뉴얼이라 생각하면 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 모든 치과의료기관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으로서의 치과감염관리지침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 행정적인 측면에서 규제를 위한 감염관리지침을 제정하기 위해서는 이번 『매뉴얼』에서 망라하고 있는 각 항목들 중에서 꼭 필요한 항목들과 그렇지 않은 항목들을 구분하고 이어 필요한 항목들에 대한 우선 순위부터 정해야 한다. 그리고 각 항목들에 대한 위험도 평가에 따라 감염관리를 어느 정도 수준에서 진행해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 합의 또한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실제적인 치과감염관리지침을 만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모든 치과병의원에서 감염관리지침을 지키게끔 만들려면 그에 대한 보상이 반드시 필요하다. 치과감염관리지침을 지키기 위해서는 비용이 들어가는데 이러한 지침을 지키라고 요구하기 위해서 그에 대한 보상이 필요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치협 정책연구원 발주로 진행한 ‘치과감염관리 원가 산정’에 관한 연구를 통해서는 환자 1인당 감염관리 원가가 핸드피스 1개 사용 시 최소 6,104원~6,737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온 바도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치과감염관리지침을 만들어 모든 치과병의원에서 이를 준수하게 하고자 한다면 우선 치과감염관리 수가를 만들어 이에 대한 비용을 보상해주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치협이나 치과의사들에게 당부하고픈 말이 있다면?

지금까지 치과의사들은 침습적 치료가 중심인 치과의료의 특성 때문에 의료인으로서 당연히 감염관리에 대한 관심을 가져올 수밖에 없었고, 또한 이러한 관심으로 치과감염관리 문제가 심각한 의료사고로 진행되는 것을 어느 정도 예방해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태껏 치과감염관리의 수준은 치대에서도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아 체계화돼 있지 않았고, 통일적으로 진행됐다기보다는 치과의사 개인의 관심도에 따라 개별적으로 진행해온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지금 코로나19 사태를 보더라도 치과감염관리에 대한 중요성은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환자들의 안전과 그리고 무엇보다도 치과의사인 우리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좀 더 치과감염관리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특히 치협에서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감염병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가 매우 높은 이 시기를 놓치지 말고, 복지부 등에 치과감염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적극 홍보해야 하며 치과감염관리에 대한 수가체계 확립을 통해 실제 치과병의원에서 실질적인 치과감염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가야만 한다. 지금 시기를 놓친다면 이러한 기회가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지금이라도 치과감염관리지침 제정을 위한 로드맵을 만들어 실행에 옮겨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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