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야기… 참기생꽃
상태바
꽃이야기… 참기생꽃
  • 유은경
  • 승인 2020.06.18 15: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꽃 이야기- 서른 번째

유은경은 충청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버지에게 받은 DNA덕분에 자연스레 산을 찾게 되었고 산이 품고 있는 꽃이 눈에 들어왔다. 꽃, 그 자체보다 꽃들이 살고 있는 곳을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카메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극히 겸손하다. 더 낮고 작고 자연스런 시선을 찾고 있다. 앞으로 매달 2회 우리나라 산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꽃 이야기들을 본지에 풀어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별’을 닮았다. 반짝이는 하얀 별! 푸르름이 9할인 유월의 숲속에서 녹음 사이로 일렁이는 햇살을 고스란히 끌어안아 빛을 내뿜고 있었다. 한 뼘도 되지 않는 자그마한 몸뚱이에서 퍼져 나오는 빛살은 한껏 눈부셨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바위틈에 다소곳이 앉아 말없이 웃고만 있는 이 꽃을 보고는 탄성에 가까운 외마디 소리를 삼키는 것밖에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참기생꽃’을 만나본 사람이면 누구나 그러하리라 감히 단언한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우리나라에는 지리, 가야, 설악에도 산다는데 태백산과 함박산밖에는 있는 곳을 모르니 매번 그곳으로 순례를 떠난다. 높은 곳을 좋아하니 만나보려면 땀 흘리는 수고를 마다할 수가 없다. 기꺼이 뜨거워가는 여름의 문턱을 넘어 산등성이를 밟는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이번에는 참기생꽃을 보고 싶어 하는 꽃후배들을 데리고 다녀왔다. 그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이 처음 만날 때의 나와 너무 닮아있어 참기생꽃을 만난 기쁨과 함께 뿌듯함도 그득했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가느다란 꽃대에 매달린 하얀 얼굴에는 일곱 개의 꽃받침잎과 일곱 개의 꽃잎, 노란 꽃밥이 묻어있는 일곱 개의 수술과 한 개의 암술이 있다. ‘참’자가 붙은 것은 따로이 기생꽃도 있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크기가 작은 ‘기생꽃’은 우리들이 접근하기 힘든 강원도 고산 습지에 있다는 소문만 들었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그저 분바른 기생의 뽀얀 얼굴만 떠올리며 이름을 붙였을까. 저 맑고 처연한 아름다움 그 뒤에는 그럴싸한 전설이나 가슴시린 사랑이야기가 따라다닐 법도 한데 말이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아련한 그 뒷태가 찬란하게 넘어가는 이른 오후 햇살에 꽃그림자를 드리웠다. 두고 돌아서는 발길이 차마 떨어지지 않는다. 아쉬움만큼 애절함을 품고 있는 듯 하얀 꽃잎 속에는 뭔지 모를 애절함도 그득해 보인다.

(사진제공= 유은경)
(사진제공= 유은경)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