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련, 건강사회를 위한 고민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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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련, 건강사회를 위한 고민 풀어냈다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9.10.2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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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1년 학술대회 개최…주치의제‧방문진료‧환경‧난민진료 등 다양한 경험 공유 및 제안 나와
제1회 사회적의료기관연합회 학술대회 참가자 일동

한국사회적의료기관연합회(이사장 강대곤 이하 사의련)는 지난 20일 서울시청 바스락홀에서 제1회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창립 후 지난 1년간의 고민과 실천에 대해 공유했다.

‘세상을 품는 사의련 건강사회를 말하다’를 대주제로 펼쳐진 이번 학술대회는 ▲‘의료진과 환자가 함께 행복한’ 일차의료 공공성의 가치실현과 가능성 ▲일차의료의 오래된 미래 ’방문 보건의료‘ ▲의료, 인권을 만나다 ▲사의련의 미래, 청년에게 듣는다 ▲지역사회와 노동자 건강 등 5개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아울러 전일본민주의료기관연합회의 ’일본의 방문진료와 지역포괄케어‘를 주제로한 런천 미팅, 서울시공공보건의료재단 이영문 대표이사의 ’정신장애인과 인권‘을 주제로한 특강이 진행되 참석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커뮤니티케어의 실시와 더불어 ‘주치의제’. ‘방문진료’ 등을 앞서 실천하고 있는 의료기관들의 사례발표와 고민과 사회의학을 표방한 의료기관의 연대체인 사의련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기 위한 각종 제언이 쏟아졌다.

주치의, 사람에 대한 지속적‧정기적 관심

첫 번째 세션에서는 지난 1년간 주치의제도 시범사업을 꾸려온 건강혁신살림의원 김신애 원장의 발표와 30분 진료를 모색해 온 우리동네30분의원 정혜진 원장의 사례발표, 김정은소아청소년과의원 김정은 원장의 ‘지역연대를 통해 확장되는 일차진료’ 발표가 이뤄졌다.

건강혁신살림의원은 2018년 7월 서울 혁신파크 참여동에 개원해 여태껏 시도되지 못했던 ‘주치의 만들기’ 프로그램을 실시, 본인의 병력, 사회관계망, 생활 패턴, 생체리듬변화, 주치의의 멘트가 함께 기록되는 ‘나의 건강 역사 차드’, 한 달에 한 번 정기적 방문과 최소한의 상담시간 확보 등 통합적 서비스를 제공했다.

김신애 원장은 지난 1년 간 진행된 주치의프로그램의 개요와 진행상황, 문제점 등을 짚고 주치의제도 도입을 위해서는 환자의 건강행위, 생활습관 교정을 위한 상담과 교육이 필요하며 이에 따른 적절한 보수가 인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몸과 마음의 건강에 대한 지속적이고 정기적 관심과 확인이 필요하며, 잘못된 지식, 상업화된 의료로 인한 피해에서의 구제, 청년층에 최저 건강권이 확보돼야 하는 등 국자차원의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며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주치의 시범사업 시도와 이를 근거로한 정책이 필요하며, 주치의 역할을 고민하는 GP들을 위한 교육‧연수 역시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주치의 등록과 함께 2018년 정신건강의학과 상담 수가가 인정됐던 것처럼 난이도와 시간에 따른 상담수가를 책정하는 등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돼야 한다”며 “전 국민 대상 규모의 사업으로 확대하기 위해선 불의의 사고를 줄이고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 감소를 위해 등록자와 당사자가 권한을 위임한 주치의만 접속할 수 있는 데이터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우리동네30분의원 정혜진 원장은 ‘취향을 드러내는 진료 : 진료 공간과 방식에 의사의 취향을 드러낸 동네의원의 모습’을 주제로 자신의 진료 사례를 공유했다. 정 원장은 “진료실 안에서 환자에게 설명을 충분히 해 상황을 이해시켜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며 30분 진료를 시행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정 원장은 예약제를 활용해 진료일정을 조정해 환자 개개인에게 현재 상황을 이해시키고 치료계획을 설명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는 한편, 진료실 밖에서 의료 이용자들과 모임, 강연 등을 통해 일상을 공유하는 데도 시간을 활용해 다양한 연대사업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김정은소아청소년과의원 김정은 원장은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진료에 대해 “한 아이의 배경을 본다는 것이 한정된 시공간에 갇힌 의사 한 사람의 진료행위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면서, 지역에 밀착된 의료서비스를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가 사는 지역사회와 그 주민들을 만나 아동·청소년에 대한 의료적 지원뿐 아니라 사회적 지원의 연결점이 된 ‘우리동네연구소’의 ▲비폭력대화 훈련 강좌 ▲동네에서 휠링하자 :휠체어 장애인의 이동권 개선사업 ▲우리동네청소년인권활동가 모집 ▲찾아가는 플레이스타트 교육 등 다양한 사업을 소개했다.

제1회 한국사회적의료기관연합회 학술대회

방문진료, 가난한 자들을 위한 의료

이어 ‘일차의료의 오래된 미래 방문보건의료’를 주제로 한 두 번째 세션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커뮤니티케어 확대에 대비해 지역사회통합돌봄의 개념을 세우고, 방문보건의료의 선도사례를 공유했다.

‘국내최초 방문진료만 실시하는 의원’인 건강의집은 지난 2019년 3월 중증장애인과 칩거노인 대상 진료를 목적으로 김창오·홍종원 의사 두 사람이 공동개원했다. 이들은 지난 2018년 발표된 커뮤니티케어 정책 중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을 보며 방문진료만으로 수익구조를 갖춘 개인의원 개설을 결심, 9개월 간의 치밀한 준비 끝 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의집 의원은 ▲방문진료만을 실시하고 외래진료는 하지 않는다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 범위 내에서 진료하고 비급여 진찰료(교통비 등)는 받지 않는다 ▲1회 방문당 30분에서 1시간 가량 충분한 진료시간을 갖는다 ▲지역사회 돌봄 네트워크에 참여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주4일 근무하고 근로외 시간에는 자율적 활동을 수행한다 등 5가지 원칙을 갖고 방문진료를 수행하고 있다.

김창오 원장은 이미 포괄적 방문진료를 가능하게 하는 지역사회 내 ‘돌봄네트워크’가 작동하고 있으며 여기에 적극적인 결합이야 말로, 환자를 위해 또한 의원의 지속가능한 생존구조를 갖추기 위한 핵심 운영 원리라고 설명했다.

지역사회 내 ‘돌봄네트워크’로는 ▲이웃 돌봄체계 ▲재가요양센터 돌봄체계 ▲복지관 중심 지원체계 ▲동주민센터-보건소 공공지원체계 ▲공공의료원 돌봄체계 ▲장애인보건의료 돌봄체계 등이다.

김창오 원장은 “이 원칙들은 진료행위의 본질이 환자-의사관계에 있다는 전제 하에 세운 것이며, 방문진료의 진정한 목적은 진료과정에서 환자의 자기선택을 존중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원격진료나 의약품 택배서비스보다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방문진료를 실시하는 이유를 ‘가난한 사람에 가장 적합한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심각한 질병일수록 빈곤을 초래하며 빈곤은 다시 발병을 심화시키고, 갑작스런 중증질환은 생애사적 붕괴를 초래하며 가족과 사회적관계망을 해체시킬 수 있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을 위한 의료는 빈곤과 질병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향후 10~15년간 모든 노력들을 집단적으로 통합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사회의학을 학문적, 실천적, 정책적 수준에서 재구성 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또 대전 민들레의료사협 작업치료사이기도 한 이경민 재가의료팀장은 사례발표에 나서 ▲보건의료전문가로서의 지속적 역량개발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 팀워크 ▲당사자 주심의 건강한 지역사회 생활 방법 모색 ▲지역사회 역량강화를 위한 유관기관과의 지속적 협력 ▲성과정리 및 제도화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1회 한국사회적의료기관연합회 학술대회

아울러 막내아들한의원 윤동현 원장이 방문진료의 역할 및 효과에 대해 발표했으며, 보화약국 안화영 약사가 ‘방문약료 서비스의 결과와 과제’에 대해 전했다.

방문약료사업은 경기도내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2017년 시범사업 실시 후 2018년과 2019년엔 참여 대상자가 의료수급권자, 취약계층으로 확대됐다. 안화영 약사는 지난 2018년 경기도 내 11개시 총 481명을 대상으로 3차에 걸친 방문약료 서비스 결과에 대해 공유했다.

안 약사에 따르면▲일반복용의약품 11개→10개로 감소 ▲중복 투약건수 2,02→1.81로 감소 ▲부작용 경험률 39.9%→18.0%로 감소 ▲의약품 사용 행태 개선 및 복용의약품 인지도와 복약 순응도는 모두 3차에 걸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보유 질병수가 증가할수록 정기방문 병의원, 약국수가 증가하고 만성질환으로 인한 다제복용 약물의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어 노인일수록 주치의나 단골약국을 이용해 포괄적 약력관리를 받음으로써 약물관련 문제를 줄일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불필요한 사회적 의료비 지출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초고령화 시대에 맞춰 전문적 약사의 역할을 다양화하고 직능간 역할 이해, 시민 건강 관련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이날 대회에서는 녹색병원 의료진이 실시한 단식·고공농성자·난민진료, 성소수자 진료 사례를 비롯해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현재순 기획국장의 ‘화학물질과 지역사회 알권리 운동’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김형성 사업국장의 ‘노동자 연대를 위한 치과진료 활동’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정경희 상임이사의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일과 건강에 관한 토크콘서트’ 등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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