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치과의료와 공중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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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의 치과의료와 공중위생
  • 건치신문
  • 승인 2019.07.3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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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전일본민주의료기관연합회 치과부 이와시타 하루오(岩下明夫) 부장

전일본민주의료기관연합회(이하 전일본민의련)에서는 지난 2007년부터 격년으로 쿠바 의료시찰을 진행했다. 전일본민의련에서는 제1회부터 2017년 제6회 쿠바의료시찰을 엮어 『의사들이 본 쿠바의료의 현재 - 60년간 소중히 해 온 것 ‘생명’(원제 : 医師たちがみたキューバ医療のいま 60年間大切にしてきたこと~いのち~)』이란 한 권의 책으로 냈다. 본지는 이 책에서 전일본민의련 치과부 부장인 이와시타 하루오(岩下明夫) 선생이 쓴 『치과의료와 공중위생(歯科医療と公衆衛生)』 편을 번역해 싣는다. 원문은 전일본민의련 이사회에 보고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 편집자

『의사들이 본 쿠바의료의 현재 - 60년간 소중히 해 온 것 ‘생명’(원제 : 医師たちがみたキューバ医療のいま 60年間大切にしてきたこと~いのち~)』책 표지

2017년 제6회 쿠바의료시찰에서의 저의 생각은 시찰 전, 현지시찰 당시, 귀국 후로 나뉘어 커다란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런 변화된 생각과 함께 치과의사의 눈으로 본 쿠바의료에 관해 보고하겠습니다.

시찰보고회에서 예방의료에 관심을 갖다

시찰 전 저의 쿠바에 관한 지식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습니다.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그렇듯 쿠바하면 야구, 여자배구, 유도 등 스포츠에 강한 나라라던지, 쿠바혁명, 사회주의 국가, 카스트로 의장 등으로 대표되는 정치경제체제와 의사이기도 한 혁명가 ‘체게바라’가 있다는 것 정도였습니다. 또 영화 『갓 파더』의 영향 때문인지 ‘시가 담배’와 마피아 이미지가 떠올라 치안이 결고 좋지 않은 나라라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전일본민의련 이사회에서 열린 제5회 쿠바의료시찰 보고회에 참석하고 나서 쿠바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 바뀌었습니다. 왜냐하면 쿠바가 예방의료에 힘을 쏟고 있다는 것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날 저녁, 보고자인 야마모토 카즈미 선생님으로부터 보고회에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듣고나서 쿠바 의료제도에 흥미를 갖게 됐습니다. 야마모토 선생님은 현지 의대생과의 간담회를 했는데 그 중에 일본인 의대생이 있어 교류를 했으며, 체게바라 선생님의 딸과도 간담회를 가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치대생도 많이 있다고 얘기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만해도 ‘쿠바에 가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도 없었습니다.

제6회 쿠바의료시찰을 간다는 안내공문이 내려왔을 때, 현지에 가서 직접 실제로 쿠바의 의료제도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거기에 더해 쿠바의 치과의료가 어떻게 돼 있는지도 알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번 시찰을 통해 일본의 치과의료가 나아갈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어떤 의미의 ‘각오’같은 것이 생겨 참가하는 것으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처음엔 개인적으로 참가하는 것을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대표성을 갖고 참가하는 게 좋겠단 생각이 들어서 법인 이사장님과 어떻게 할지 내부적으로 의논하던 중에 전일본민의련 ‘이사’로 참가하는 게 어떻겠냐는 권유를 받아서 바로 승낙했습니다. 이렇게 되고 보니 저 혼자서 가는 것으론 부족하단 생각이 들어, 앞으로 이번 시찰의 경험을 살려 치과의료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꾸려나갈 다른 치과의사도 같이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야마나시 고마공립치과 소장이자 전일본민의련 치과부 부원인 사카키바라 케이타(榊原啓太) 선생님에게도 쿠바에 함께 갈 것을 타진, 자금을 모아 2명이서 가게됐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2명의 치과의사가 보고 듣고 온 쿠바 의료 중, 치과의 위상이나 역할을 일본과 비교해 가면서 보고하겠습니다.

안심하고 치과의료를 받을 수 없는 일본

우선, 쿠바의 치과의료제도를 보기 전에 비교를 위해 일본의 ‘자비치료’, 특히 임플란트 치료와 교열교정치료를 예로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임플란트 치료라는 것은 충치나 치주병으로 인해 치아가 흔들리거나, 빠져버린 후 치아를 대신할 것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넣는 치료입니다. 정확히는 뼈에 묻혀있는 치아의 뿌리를 대신할 것을 수술을 통해 심어 넣은 ‘인공치근’ 부분을 임플란트라고 부릅니다. 이 임플란트 위에 토대를 세워 관을 씌우고 틀니 같은 것을 붙여 치아처럼 기능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 임플란트 위에 붙인 부분을 ‘상부구조’라고 하는데 이걸 붙이는 것까지가 임플란트 치료의 한과정입니다.

일본에서는 임플란트 수술과 상부구조를 장착하는 것까지 전부 자비치료입니다. 비용은 병‧의원마다 차이는 있지만 평균 치아 1개당 약 30만 엔~40만 엔입니다.

무치악일 경우 임플란트 치료 외에도 브릿지나 틀니를 사용한 치료를 하는데, 이 경우엔 보험적용이 되지만 재료에 따라 자비진료가 되기도 합니다. 때문에 일본에서는 지불능력 여부에 따라 치료의 내용과 선택지가 달라집니다. 즉, 환자가 필요한 치료를 선택할 수 있게 한다라기 보다는 환자 지불 능력에 따른 치료를 받는 것입니다.

치열교정치료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부정교합에 의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질환을 개선하는 것을 포함해서 치열을 고르게 하기 위한 심미치료는 일본의 경우 비급여입니다. 일부 선천적 질환으로 인한 교열부정은 보험으로 치료가 가능합니다만, 학교 치과검수(아동 치과검진)에서 어떤 아이가 ‘부정교합’으로 판정을 받았을 경우, 그 아동의 부모가 치료비를 부담할 능력이 있는지에 따라 치료여부가 결정되는 게 일본의 현실입니다.

일본에서는 전국민건강보험제도가 있어 보험증 한 장으로 일본어디에서나 동등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전세계적으로 우수한 의료제도를 바탕으로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것이 일본을 장수사회로 만든 요인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치과 치료도 동일하게 ‘급여’의 범위 안에서는 동등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표적인 비급여 진료인 임플란트 치료나 치열교정치료를 비롯해 대부분의 치과치료는 의과에 비해 비급여가 대부분이라 ‘안심하고 치료를 받을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사실 후생노동성에서 실시한 여러 가지 조사 결과를 봐도, 소득에 따른 ‘치료비’나 ‘치아 상실개수’ 등의 격차가 확연합니다. 또 보험이 된다 하더라도 본인부담률이 30%기 때문에, 국민들이 넘어야할 치과문턱이 높은 것이 일본의 현실입니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전일본민의련 치과부는 '구강붕괴' 사례를 모아 『치과혹서』를 내고, 경제적 곤란을 비롯해 사회적 곤란에 처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고발키도 했습니다.

뽈리끌리니꼬 내부 (제공 = 이와시타 하루오)

치과의료에서도 초기치료(Primary care)를 중시

그렇다면 쿠바는 어떨까요? 쿠바는 재정규모로만 보면 가난한 나라입니다. 이것은 쿠바사람들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의료비는 치과를 포함해 무료입니다. 일본에서는 고액의 치료비가 드는 임플란트나 교정치료도 쿠바에서는 무료입니다. 왜냐하면 쿠바사람들이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에 이것들도 포함시키기로 합의했기 때문입니다.

이어 이번에 시찰한 꼰술또리오(consultorio : 의원, 진료소), 뽈리끌리니꼬(Policlínico : 24시간 운영되는 종합병원), 병원, 그 외의 의료기관에서의 치과의료 시스템과 그 역할 등 현지 인터뷰를 통해 얻은 정보와 『Atencion primaria en Esmatologia, su articulacion con el medico de la familia (Rev Cubana Estomatol vol.34 no. 1 Ciudad de La Habana Jan.-June 1997)¹⁾』에 논증돼 있는 정보를 근거로 설명하겠습니다.

우선 치과의사 수는 일본의 경우 2014년 기준으로 10만3,972명입니다. 쿠바는 시찰당시 받은 보건성 자료에 의하면 2만3,453명입니다. 인구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 숫자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인구 10만 명 당 치과의사 수를 보면, 일본은 81.8명입니다. 일본은 치과의사 과잉 공급으로 편의점보다 치과의원이 많고 치과의사가 남아돈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반면 쿠바의 인구 10만 명 당 치과의사 수는 168명입니다. 일본의 2배 이상입니다. 일본 안에서도 치과의사가 밀집돼 있다는 도쿄가 118.4명인데, 이보다 더 많습니다. 그러면 쿠바도 치과의사가 과잉 공급 상태인가라고 생각했는데, 시찰에서 나온 이야기는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쿠바 치과의료 시스템은 의과의 시스템과 연계돼 있습니다. 꼰술또리오, 뽈리끌리니꼬에서 매월 개최하는 ‘GBT(Basic Group Of Work, 이하 워크그룹)에 치과의사가 참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지도도 하고 있습니다. 인원 구성비는 3인(3건)의 가정의에 치과의사 1명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시찰 당시 인터뷰한 가정의에 따르면, 꼰술또리오에 월 1회 담당 치과의사가 와서 커뮤니티 검진이나 상담을 한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치과가 우선되는 ’모자(母子)프로그램‘이 있고, 교내 및 학교 근처에 치과 클리닉이 있어 아동‧학생 등에게 매월 치과검진이나 불소도포, 상담 등을 시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뽈리끌리니꼬에서는 치과의사가 상근하고 있으며, 의과와 동일하게 치과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치과치료를 포함해서 앞에서도 나온 임플란트 치료나 치열교정치료도 뽈리끌리니꼬에서 시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바나 시 프라자지구에 있는 ‘4월 19일’이란 진료소를 시찰했는데, 거기엔 치과유닛체어가 17대 있었습니다. 시찰 당시 2층 일반 치과가 설비 개선 작업 중이라 1층에 있는 치과응급실만 응대가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24시간 가동되는 뽈리끌리니꼬에는 일반 진료공간과는 별도의 응급실에는 치과유닛체어가 1대가 있었습니다. 응급실에 근무하는 치과의사에 따르면, 이 뽈리끌리니꼬에서는 이 구역에 거주하는 사람뿐 아니라 주변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까지도 커버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근처 학교에 딸린 치과에서는 19세 이하 학생들까지도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뽈리끌리니꼬에서 워크그룹의 역할은 그 지역 의료시스템의 운영을 원활하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행정 ▲교육 ▲연구 ▲서비스 제공 등의 성격도 지니고 있어 치대생 교육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꼰술또리오에 배치된 가정의는, 교수 자격과 석‧박사 자격을 갖고 있습니다. 뽈리끌리니꼬의의사를 포함해 교육시설로써도 그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뽈리끌리니꼬 전경(제공 = 이와시타 하루오)

연구내용으로는 어떤 지역의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의 효과나, 지역의 0세~18세까지 아동·청소년의 치과적 문제를 조사하는 것 등입니다. 연구에 기초가 되는 데이터는 꼰술또리오, 뽈리끌리니꼬에서 보내주는 모양입니다. 이것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쿠바의 의료시스템이기에 가능한, 특별한 연구라고 생각합니다.

병원 내에서 치과는 입원환자 케어도 시행하고 있으며, 악안면 영역 수술 등 전문적 수술과 대응이 필요한 내용에 대한 학술연구도 이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울러 보육원이나 유치원, 초등학교, 직장, 고령자시설 등에도 치과시설이 있고 치과의사가 배치돼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치료뿐 아니라 예방교육이나 상담 등도 이뤄진다고 합니다. 또 ‘파나마연대학교(심신장애아동학교)’나 통원 시설인 ‘장애아동재활센터’ 등에도 전부 치과진료소가 있고, 이곳에서는 시설 내 직원이나 주변 지역의 주민의 치료까지도 커버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근무하는 치과의사도 쁠리끌리니꼬 소속이라고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처럼 쿠바에서는 출생부터 (정확히는 출생 전)부터 구강관리가 시작돼, 의과뿐 아니라 치과도 전체 주민을 커버하도록 돼 있습니다. 초기치료(Primary care)로써도. 건강을 유지해가는 데 있어서도 ‘치과가 완수해야할 역할이 명확한’ 것이 쿠바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치과질환이 전신질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쿠바에서는 전신건강을 지키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첫 관문으로 ‘구강케어’가 자리매김하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충치나 치주병 예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강질환을 예방하는 것이야 말로 전신건강을 지킨다는 사실을 꼰술또리오의 가정의는 물론 뽈리끌리니꼬의 소장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병에 걸리면 치료가 필요해지고 그것이 국가재정을 압박하는 것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치료에 필요한 기구나 재료가 미국의 경제봉쇄 하에서 수급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더욱 예방을 중시하는 측면도 있다고 사료됩니다. 이렇게 예방을 중시하는 쿠바에서, 여전히 ‘치과의사가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도 사실 쿠바 전국 뽈리끌리니꼬에 치과의사가 없는 곳이 많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구대비 세계에서 치과의사가 가장 많은 나라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국민 건강 향상이 목표

쿠바의 치과의사는, 그 역할로서 쿠바인들을 위한 의료를 제공하고 쿠바의료시스템을 지키고 충실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여기서 일본의 치과의료(의료도 마찬가지지만)와의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쿠바에서는 치과의사를 비롯해 의료종사자는 국가공무원입니다. 일하는 시설도 당연히 모두 국영이며, 치과의원도 국가시설입니다. 민간 치과의료기관은 없습니다. 하지만 일본 치과는 90%는 개인이나 법인 등의 민간 치과의료기관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뽈리끌리니꼬 소장의 강연 중에 나온 것인데, 쿠바 의료시스템의 목표는 국민(주민)의 건강향상, 의료 서비스 질의 향상(진료 받는 국민이 만족하는 지) 등 의료시스템을 좀 더 효과적으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워크그룹에서는 꼰술또리오로부터 매일 올라오는 데이터를 통해 지역주민의 건강상태나 질병상태를 파악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다시 꼰술또리오의 기초진료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이는 치과의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취합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분석을 하고 목표에 도달했는지 과제는 무엇인지에 대해 논문으로 발표도 합니다.

예를 들면, 아바나 시의 어떤 지역에서 치아우식 예방을 목적으로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을 시행하다 이를 중지했는데도 치아우식이 더 늘지 않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이 예방프로그램이 성공적이었다는 것을 평가하는 내용의 논문이 있었습니다.

또 0~18세까지의 소아청소년의 치과치료결과에 대한 논문을 보면 보건성에서 국가레벨 총계 데이터를 분석해 놓았는데, 그 대상이 되는 인구의 약 80%, 300만 명의 데이터를 기초로 한 것이라 놀랐습니다.

또 산티아고데쿠바 시에 있는 꼰술또리오 5개소에서 관리하고 있는 주민의 구강건강상태를 조사한 연구도 있었는데, 대상은 WHO에서 분류한 전 세대, 연령구성 기준인 ▲2~5세 ▲6~11세 ▲12~18세 ▲35~44세 ▲60~74세 등 각 그룹별로 추출한 475명의 충치, 치주병, 악관절, 부정교합 등을 평가해 놓았습니다.

쿠바 아바나 치과대학 앞에서 (제공 = 이와시타 하루오)

실태파악조차 제대로 안되는 일본

일본은 6년에 1번 ‘치과질병실태조사’를 시행합니다. 2016년부터는 5년에 1회로 바뀌었습니니다만, 아무튼 조사 대상자수를 보면 ‘구강 검사 수신자’ 3,820명과 ‘질문 조사 응답만 한’ 2,458명을 합쳐서 6,278명입니다. 이 숫자는 제1회(1957년) 3만504명을 조사한 것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총계로써의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실태’라고 부르기에도 의문이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건강일본21(제2차)』에서 설정한 목표와 평가 등 앞으로 치과보험의료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쓰일 것”이라고 합니다.

일본에서의 치과검진은 생후 1년6개월 검진부터 시작돼(임산부검진도 있긴 하지만). 3세 검진, 취학 전 검진 등 유치원과 보육원에서 실시하는 검진을 제외하면 기본 3회입니다.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 치과검진은 매년 2회 실시하지만, 고등학생부터는 없습니다.

지자체에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성인치과검진’ 제도가 있지만, 유료인 곳도 있습니다. 아예 이 마저도 실시하지 않는 지자체도 2015년 기준으로 약 40%나 됩니다. 치과검진 자체가 개인의 의지에 달려있고, 그것을 핑계 삼아 치과검진도 없애고, 있더라도 유료검진이라 문턱이 높습니다.

또한, 전국보험의단체연합회 조사에서는 학교치과검진 결과에 따라 치료가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은 아동이나 학생들 중, 치료받으러 가지 않았다고 응답한 사람이 반 이상이라는 실태가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실태조사’를 법제화해 국가가 책임질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이를 검증‧평가해 개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애시 당초 실태파악부터가 안된 건 아닌지, 우선, 실태 파악 방법을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쿠바 의료시스템 중 치과부분의 성과는, 우식경험영구치지수(이하 DMFT)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WHO에서는 각국을 ‘고소득국가’, ‘중고소득국가’, ‘중저소득국가’로 분류, DMFT 지수를 발표하는데, 쿠바의 12세 아동의 DMFT 지수는 지난 20~25년 간 ‘고소득국가’와 같은 수준으로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학교 내 치과를 설치하는 등의 노력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처럼, 하다 보니 (DMFT 지수가) 내려갔네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이번 시찰을 되돌아 볼 때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의대생을 비롯해 의료종사자로서 공부해 나가고 있는 젊은이들이 눈을 반짝이며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쿠바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면서, 또 보람을 갖고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희망을 느꼈습니다.

일본은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증가로 국가재정이 압박을 받는다며 의료비억제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국민의 건강을 희생하는, ‘지역포괄케어’란 미명 하에 병원에서 환자를 지역으로 쫓아내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쿠바 의료시찰에서 본 것은 건강한 신체를 만드는 근본은 우선 구강건강에 있으며 치과가 기초진료의 중심에 서서 지역에서 그 역할을 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일본에서도 치과가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면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이 그 목적에 맞게 살아나겠죠? 질병에 걸린 사람들에게 의료비를 깎아주는 식의 정책이 아닌, 지역과 사회가 처음부터 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구조로 바뀌어 간다면, 그 때 치과의 존재의의가 국민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치과의사의 과잉이 아니라, 치과의사가 부족하다고 말하는 쿠바에서 우리들이 배울 것은 여전히 많은 것 같습니다.

*번역 : 안은선
*본 기고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岩下明夫(이와시타 하루오, 相互齒科病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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