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치, 지금처럼만 잘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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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치, 지금처럼만 잘 하면 된다"
  • 문혁 기자
  • 승인 2019.04.30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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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치를 일궈온 사람들] 건치 서울・경기지부 김수진 회원(뉴욕BNS치과)
김수진 회원

1989년 4월 26일 첫발을 낸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이하 건치)가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마음이 확고하게 도덕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이립(而立)입니다. 설립 이래 국민 건강권 쟁취와 의료모순 극복을 위해 노력해 온 건치의 30년 한 길, 이를 기념하기 위해 본지는 그 길에 함께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건치 김수진 회원은 바쁘다. 대한치과의사협회(협회장 김철수 이하 치협)의 보험이사와 대한여자치과의사회(회장 박인임 이하 대여치) 부회장을 역임하며, 치과계 회무에 열중이다.

김수진 회원은 “APDC 여성포럼 준비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치협의 여성이사로서 일을 맡게 되고, 대여치도 함께 일을 병행 중이다. 보험은 보험대로 정신이 없다”고 근황을 전했다. 
 
친분이 있던 신순희 후배의 권유로 2010년, 서울시여성치과의사회 공보이사로 치과계에 발을 들인 뒤 서울시치과의사회(회장 이상복), 치협 등 치과계 주류에서 활발히 활동을 전개 중인 그는, 처음 권유를 받았을 때는 ‘왜’라고 반문했었다고 고백했다.

“지금 치과계에서 여성 지분이 많아졌다고는 하나,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성이 주류는 아니다. 10년도 활동을 시작할 때는 더욱 그랬다. 치과계에 여성 대의원 수를 늘리고,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나 또한 여성의 권익을 위한 활동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지금도 치협 이사에 여성 지분을 더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운이 좋았다. 조금은 다르다 하더라도 국민 구강보건을 위해 힘쓰고, 봉사하는 좋은 사람들과 많이 만나고 같이 일하면서 스스로도 성숙해졌다. 지금은 여성으로서 치과계 회무에 발들인 것을 잘 했다고 생각한다” 

"건치 선배님들, 오래오래 건강히 사세요!"

김 회원은 “건치에서 자신이 무엇하나 주도한 일이 없다”면서 “많은 훌륭하신 분들이 있는데, 내가 인터뷰를 해도 되나 싶다. 건치에서의 추억도 워낙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쑥스러워했다.

“배강원 선생님이나 전민용 선생님은 예전, 학생 운동, 풍물패 활동을 하면서 알았다. 선동도 하고... 최루탄 속에서 도망만 다녔던 것 같다. 그래도 다행히 잡히지는 않았다. (웃음)

지금도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이 선배들은 골방에 모여 이상한(?) 이야기를 했다. 故 송학선 선생님이나 이문령 선생님, 지금 몸이 안 좋으신 한영철 선생님 등 그런 선배들을 보며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느꼈다. 

故 송학선 선생님은 틀에 박힌 운동권의 느낌이 아니랄까? 예술적이고 문학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참 좋았다. 한영철 선생님은 꼬장꼬장하시고 똑 부러지셨다. 삶을 철저히 지켜나가시는 분이다. 인자하신 이문령 선생님이나 치과의사 초년생 때 만난 대구의 김세일 선생님도 멋진 분이셨다”

건치의 최고령자들만 안다며 기억을 회상하던 김수진 회원은 “선배들이 오래사셨으면 좋겠다”라며 “오래사세요! 술 멀리, 많이 드시면 안 돼요. 우리 모두 건강한 삶을 살아요”라고 안부를 전했다. 

1992년도에 대학을 졸업한 김수진 회원은 장애인 진료 활동 등 건치 활동을 함께하다. 95년도와 97년도에 태어난 두 자녀의 양육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건치 활동에서 멀어졌다.

“건치를 믿으니까, 회비를 내고 응원하면서 건치가 잘하겠지, 그렇게 생각했다. 가끔 서경건치에서 진행하는 음악기행 이런 것들을 두어 번 정도 가봤다. 가끔 가야겠다 싶으면 총회에 참석하는 정도다. 

총회를 끝내고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를 하러 함께 광화문에 나갔을 때가 참 좋았다. 예전의 동지애를 다시 느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그 많은 인파 속에서 질서 정연한 모습도 인상 깊었다. 부모들이 아이와 함께 나와서 평화롭게 집회를 이어가는 모습은 80년대 민주화 시절에는 상상도 못 했을 일이다. 감회가 새로웠다” 

또한 그는 “건치는 지금처럼만 잘하면 된다”고 건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전하며, 사회 전반의 다양한 활동과 치과계의 올바른 방향을 위해 힘쓰는 건치에 응원의 말을 전했다.

“건치는 초창기에는 사회 민주화나 보건의료 이슈 등 사회 전반의 문제에 보다 초점을 뒀던 것 같다. 그러다 치과계 내의 주요 문제를 쟁점화하고 공론화시키는 활동으로까지 커졌다. 나는 두 가지다 잘하고 있다고 본다.

건치 신문도 치과계 최초로 온라인으로 전환해서 일반 치과의사들에게 정보와 이슈를 알리며 치과계에 올바른 방향 제시를 해왔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그는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건치를 이끄는 후배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후배 양성에 최우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모든 조직이 재생산에서 어려움을 겪는데, 건치에 새로운 사람이 잘 안 들어온다는 소리를 들으니 안타깝다. 그리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건치를 이끄는 후배들이 자랑스럽다. 그들도 이제 40대를 지나고 있지 않나. 

제일 어려운 일이지만, 미래를 함께하는 후배를 양성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했으면 한다. 결국은 사람이다. 함께할 사람을 만드는 것. 꼭 무언가를 활동하는 회원이 아닐지언정, 건치의 뜻에 동조하고 회비를 내서 지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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