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주의 실천’ 30년…인의협, 심산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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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주의 실천’ 30년…인의협, 심산상 수상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8.11.2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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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의 사회적 실천 공로 인정받아…“아픔 깃든 곳 힘닿는 데까지 달려갈 것”
인의협이 제21회 심산상을 수상했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이하 인의협)가 제21회 심산상을 수상했다.

심산상은 독립운동가이자 성균관대 초대총장을 지낸 심산 김창숙 선생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86년에 제정된 상이다. 심산 선생의 정신을 계승해 학술 활동 및 실천 활동에 공로를 세운 개인 및 단체에 년 1회 시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로 심산 김창숙 선생은 1905년 을사오적 처단을 요구하는 상소문을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1919년 3·1운동에 동참하지 못함을 통탄해 유림단 파리장서 운동을 주도했다. 이어 상해로 건너가 임시정부 수립에 참여했으며, 만주와 몽고 국경지대에 10만여 평의 황무지 개간 사업을 지휘했다.

의열단과 협의해 모금액 3천여 원을 1926년 나석주 의사가 동양척식회사와 조선식산은행에 폭탄을 던질 수 있도록 지원했으며, 1927년 상해에서 체포돼 징역 14년을 선고받았으며, 1945년 건국동맹사건으로 수감된 상태로 해방을 맞았다. 해방 후 일제 강점기 시절 경학원으로 격하됐던 성균관의 명칭을 환언하고, 1956년 유학정신을 건학이념으로 하는 성균관대학을 설립했다.

심산상 선정위원회 김정탁 심사위원장은 이번 심산상 수상자로 '인의협'을 선정한 이유를 "1987년 창립 후 의료소외 지역에서 꾸준히, 열심히, 조용히 의사로서 지녀야 할 인도적 본분을 충실히 수행해 온 인의협을 위원회 만장일치로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부의 양극화로 인한 상대적 빈곤에 처한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사람을 위한 문제를 '의학'이란 수단을 가지고 접근가능한 모든 사안에 헌신적 활동해 온 인의협이 우리 사회에서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욱 후원하고, 기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정위원회는 ▲산재와 같은 노종자와 공장주변 시민의 '건강권 문제' ▲의문사와 국가폭력 진상규명과 같은 '민주주의 문제' ▲반핵 등 '환경 문제' ▲건강보험 통합 및 의약분업 등 '의료문제' ▲공공의료, 보장성강화, 의료민영화 저지 등 '국민건강권 문제' ▲반전, 미군기지, 사드와 같은 '제국주의 문제' ▲노숙인 진료와 북한 어린이 의약품 보내기 운동과 같은 '인도주의 문제' 등을 이유로 인의협을 심산산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전했다.

“세상이 아프면 의사도 함께 아파야 한다”

인의협 고한석 이사장이 심산상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번 시상식은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 국제관 지하 2층 첨단강의실에서 개최됐으며, 인의협 고한석 이사장이 단체를 대표해 수상했다.

고한석 이사장은 "역대 수상자와 단체는 우리 사회 변혁에 커다란 역할을 해 온 분들이지만, 우리 인의협은 지난 30년 동안 아주 간단한 일을 했을 뿐이다"라면서 "‘세상이 아프면 의사도 아파야 한다’는 이 당연하면서도 불온한 말, 세상의 아픔을 보듬겠다는 소명을 가진 의사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소박하지만 굳건한 믿음으로 의료의 길을 걷고 있다. 이 믿음은 소수의 의사들이 아닌 모든 의사들의 마음의 깃든 의업의 정신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인의협은 지금까지 노숙인, 쪽방촌, 철탑위의 농성자, 차별받는 이주민 노동자, 낙도오지의 소외계층, 북한 어린이 등 아픔이 깃든 곳이라면 힘닿는 한 달려갔고, 인권과 생명의 존엄을 해하고 목숨에 가격을 매기는 비인도적 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대안을 제시해왔다”며 “우리는 우리보다 강한 사람에게 당당하고, 약한 사람에게는 관대한 하방연대를 계속해서 추구해 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 이사장은 “지난 30년 간 인의협은 이 ‘간단한 일’을 해내기 위해 오해와 시련 속에서도 시민의 곁에서 묵묵히 이 명제를 온몸으로 지키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우리는 부박한 세상으로 인해 아픈 이가 있다면 부당한 차별로 병든 이가 있다면 그 곁을 지키며 상처를 보듬고 함께 걷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창숙 선생의 투철한 독립운동 정신이 인의협의 활동과 연결돼 있음을 느끼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아주 간단한 일’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소감을 마무리했다.

한편, 지난 2017년 제20회 심산상에는 JTBC 보도담당 손석희 사장이 선정돼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심산 김창숙 연구회 측은 지난해 촛불집회가 손 사장의 보도로 촉발됐으며,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판단해 수상자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심산산 수상자는 ▲1회 송건호 (한겨레 신문 창간) ▲2회 백낙청 (한반도 평화포럼 공동이사장) ▲3회 강만길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연대 고문) ▲4회 故장을병 (성균관대 전 총장) ▲5회 이효재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전 공동대표) ▲6회 故임종국 (친일문제 연구가) ▲7회 역사문제연구소 ▲8회 故김정한 (민족문학작가회의 명예회장) ▲9회 이선영 (민족작가회의 고문) ▲10회 한국역사연구회 ▲11회 故이규창 (독립운동가)‧ 故홍남순 (인권운동가, 변호사) ▲12회 故송남헌 (좌우합작운동) ▲13회 故 김수환 (천주교 추기경) ▲14회 장회익 ▲15회 박원순 (서울시장, 역사문제연구소 초대 이사장) ▲16회 민족문제연구소 (친일인명사전 편찬) ▲17회 故리영희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 전 고문) ▲18회 김중배 (한계레신문 전 사장) ▲19회 임동원(한겨레 통일문화재단 이사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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