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인천지부(공동회장 김영환 주재환) 전 회장이자 연세조아치과의원 조남억 원장이 지난해 11월 9일부터 12월 19일까지 약 40일간 남미여행을 다녀왔다. 한 사람의 남편이자 네 자녀의 아버지, 그리고 개원의라는 제약을 잠시 내려놓고 비록 패키지이긴 하지만 페루, 볼리비아, 잉카문명 지역, 우유니 소금사막, 안데스, 아마존, 아르헨티나, 브라질까지 로망 가득한 남미지역을 여행했다.
조남억 원장은 이번 여행에서의 소감과 정보를 『조남억의 남미여행 일기』란 코너를 통해 매주 풀어낼 예정이다.
서른아홉 번째 회에는 40일 간의 남미여행의 사실상 마지막 여행 이야기를 담았다.
올해 1월 12일 첫 연재를 시작해 10개월 동안 매주 쉬지 않고 달려 온 『조남억의 남미여행 일기』는 곧 종착역에 다다른다.
-편집자
12월 16일
어제 일기 쓰고 1시 반이 넘어서 잤다. 5시 반에 일어나서 일출투어를 나갔는데, 예상대로 구름이 많이 끼어서 제대로 된 일출을 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새벽녘의 고요한 강가의 나무들과 새들을 볼 수 있었다. 아마존은 강이라고 부를 수 없는, 호수나 물웅덩이가 이루는 거대한 수몰지대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강의 본류 옆으로만 들어가면, 강의 수역이 넓다는 말이 이해가 되었다. 물의 깊이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물의 수량이 조금만 빠지면, 육지가 되고, 조금만 많으면 호수가 되는 지역이 많았고, 그런 지역에서는 물이 거의 흐르지 않는 호수처럼 보였다.
거울처럼 잔잔한 강물위에 비친 나무들, 구름들의 모습을 보니, 아침의 주산지 같은 느낌이 많이 났다. 지평선 멀리로 비구름이 모여 있으면서 비가 내리는 모습이 보이는데,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장면이어서 신기했다. 잔잔한 강물 위를 여유 있게 돌아다니다가 6시 반에 되돌아와서 7시 조식을 하였다.
8시 반에 다시 보트를 타고, 하류 쪽의 원주민 마을로 갔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던 그런 원주민은 아니고, 옷도 다 신식 옷을 입고 있었고, 전기도 하루에 3시간정도 쓸 수 있어서 TV도 보고, 지하수를 길어 올려서 물탱크에 저장해서 쓰고 있는, 30명 정도가 모여 사는 마을이었다. 요즈음엔 이곳도 아이들을 하나 둘만 낳고, 아이들이 조금 크면 더 큰 마을의 학교로 보낸다고 하였다.
집들의 뒤쪽으로 가니, 넓은 축구장이 잘 정비되어 있었다. 아무리 작은 조직이라도 축구 모임이 있고, 그 모임들 끼리 리그전이 있다고 하니, 브라질을 하나로 묶어 주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축구인 것 같다.
여러 가지 새들이 있었고, 나무늘보도 보았고, 여러 과일 나무들과 화분에 심어놓은 채소들을 맛보고, 타피오카를 가공해서 가루를 내서 먹는 과정들을 보았다. 그 중에 잠부라는 노란 꽃을 따서 입에 넣고 씹으니, 입안이 표면마취가 되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표면 마취제를 이것으로 만드는 것 아닐까 싶었는데, 입안이 화한 느낌이 나고 상쾌하기까지 했다.
입으로 화살을 불어서 쏘는 전통 무기 모양의 기념품을 하나 사고, 11시에 롯지로 되돌아 왔다. 12시 식사 때는 럼주 한 잔을 마셨는데, 얼음에 희석해야 먹을 만 하였다. 마지막 식사라는 생각에 배부르게 먹으면서 오래 앉아서 이야기를 나눴다.

짐 정리 후 2시에 롯지를 나와서 마나우스로 향하고 나니, 모두들 버스에서 졸기 바빴다. 5시에 마나우스 대교를 지나, 시저 비즈니스 호텔에 도착했다. 바로 옆에 큰 쇼핑몰이 있고, 편의점도 있어서 지내기 편리한 위치였다.
6시에 모여서 쇼핑몰로 갔는데, 크리스마스 전 토요일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크리스마스에 가까운데, 이렇게 덥다고 하니, 역시나 느낌이 이상하다. 쇼핑몰에서 각자 나뉘어서 구경을 하다가 7시에 모여서, 사람이 그나마 적어서 자리가 남아있는 식당으로 갔는데, 제일 비싼 식당이었던 것 같다. 스테이크를 시키고, DeDe 라는 맥주(라거, 밀맥주)를 시켰는데, 생효모를 다 흔들어서 모아서 주는 것이나, 술 전용 저장 냉장고의 온도가 –3.7도를 유지하는 것을 보니, 맥주 관리를 제대로 하는 식당 같았다. 맥주 맛도 좋았고, 스테이크도 훌륭하였다.
정말로 마지막 밤이다. 식사 후 원래 계획은 헤어져서 편히 쉬는 것이었는데, 모두들 아쉬워서, 편의점에서 캔 맥주 12개를 사다가 내 방에 모여서 11시 반까지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피곤했는지, 헤어지자마자 바로 잠에 들었다.
하루하루 매일 매일이 다르고 새롭게, 일신우일신 하면서 잘 놀다가 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