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인천지부(공동회장 김영환 주재환) 전 회장이자 연세조아치과의원 조남억 원장이 지난해 11월 9일부터 12월 19일까지 약 40일간 남미여행을 다녀왔다. 한 사람의 남편이자 네 자녀의 아버지, 그리고 개원의라는 제약을 잠시 내려놓고 비록 패키지이긴 하지만 페루, 볼리비아, 잉카문명 지역, 우유니 소금사막, 안데스, 아마존, 아르헨티나, 브라질까지 로망 가득한 남미지역을 여행했다.
조남억 원장은 이번 여행에서의 소감과 정보를 『조남억의 남미여행 일기』란 코너를 통해 매주 풀어낼 예정이다.
서른일곱 번째 회에는 마나우스 아마존 투어 1일차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편집자
어제 밤 12시 10분이 넘어서 비행기가 도착했다. 버스로 5분 가니, Bristol Manaus Airport 호텔에 도착했다. 101호를 받아서 바로 들어가서 샤워하고 wifi로 인터넷을 하다가 3시 반에 잠이 들었다. 비행기에서 좀 잤더니, 잠이 안 왔나보다.
7시 반에 내려가서 조식하고, 8시 45분에 버스를 타고 출발하였다. 중간에 미국인 노부부 2명을 더 태우고, Anavilhanas Jungle Lodge로 향했다. 중간 휴게소에서 보니, 이 버스가 롯지 차량이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우리들이 이 롯지의 2박 3일 투어 코스에 합류하는 여행이었다.
예정표대로 11시 45분에 롯지에 정확하게 도착하였는데, 정글답게 소나기가 내렸다. 여행 중 처음으로 이런 장대비를 맞는 것 같다. 처음부터 아마존의 느낌이 물씬 났다. 우리 TNC 여행사에서도 이곳은 처음 와보는 곳이라고 한다. 아마존의 상황이 매해 빠르게 변해서, 좋았었던 곳도 한두 해 지나면, 너무나 망가지는 곳이 많아서, 아마존 투어 장소가 계속 바뀌는 중이라고 한다. 볼리비아 쪽에서 초반에 간 아마존에서, 물고기도 많고 핑크 돌고래도 많아서 다음해에 다시 갔더니, 주변에 가축 축사들이 많이 생기면서 물이 오염되어 수중 생물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으면서, 모기떼가 너무 많아서 도망치듯 나온 곳도 있었다고 했다.
나는 호텔이름이 롯지라고 해서, 아프리카 세랑게티 롯지가 생각나서 그와 비슷하게 좋을 것 같다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기대만큼 좋았다. 방에 해먹도 걸려있고, 시설도 좋아서, 너무나 근사한 롯지였다.
바로 12시에 점심식사를 했는데, 소고기 그릴, 닭고기 그릴, 생선조림 등이 있으면서, 쌈 야채 또한 좋아서, 매일 입맛에 맞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우리가 준비한 볶음 고추장까지 함께 먹어서 더 맛있었고, 저녁 식사 시간이 7시라고 해서, 배부르게 먹어두었다. 식탁에 방 이름의 동물 모형을 올려놓아서 자리 예약이 되어있었다.










이곳은 아마존 강 상류로 네그로 강이라 하는데, 강물 색깔이 어둡고 진해서 강물에 들어가서 수영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다. 그러나 이게 나뭇잎과 가지들이 강물에 많이 떨어지고 녹아서 차(tea)처럼 생긴 현상이고 오염되어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하니, 좀 괜찮은 느낌이 들었다.
방에 들어와서 낮잠을 좀 자고, 3시에 카누 투어를 나갔다. 선착장에서 보는 아마존 강은 지평선이 보일정도로 넓고 넓었다. 아마존 강의 유역은 너무 넓어서 다른 강들은 비교가 안될 정도인데, 남미 대륙의 1/3이 아마존 강의 유역인 셈이니, 그 물의 양이 어마어마 하다. 아마존 강에서 1초당 흘려보내는 물의 양은 콩고 강이 4.5초, 미시시피 강이 10초, 나일 강이 56초 동안 흘려보내는 물의 양과 맞먹는데, 이 물은 지구 상의 민물 중 약 15%를 차지한다고 한다.
모터보트 뒤에 카누들을 매달고서 근처의 작은 시냇물 줄기 쪽으로 올라갔다. 물살이 세지 않은 곳에서 2인용 카누로 옮겨 타고, 상류 쪽으로 노를 저어 올라갔다. 신비롭기까지 한 강물과 강가 숲의 풍경이었다. 비를 맞으며 카누를 즐기고 나서 5시에 되돌아와서, 방에서 wifi 인터넷을 하고, 아내와 조금 영상 통화하고서, 7시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식사는 점심때와 비슷한 뷔페식이었으나, 몇 가지 메뉴가 더 좋았다. 후식으로 망고를 까서 먹으니 맛이 좋았다. 식사 후 바로 옷을 챙겨 입고 8시 야간 보트투어를 나갔다. 비가 그쳐서 비옷을 놔두고 가면서 좀 불안했는데,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다. 배를 타고 강의 깊숙한 속으로 조금 들어가자마자 모두들 탄성을 질렀다.
비 오던 것이 그치고, 구름이 걷히면서 별들이 나타나는데, 너무나도 비현실적으로 반짝거렸다. 오리온과 카시오페아가 선명하게 보이면서, 은하수의 많은 별들이 쏟아져 내려왔다. 더욱이 주변에 아무 빛도 없으니, 강물 위로도 별빛이 비쳐 보이는 듯하여, 흔들흔들 출렁이는 배에 누워서 보는 밤하늘 별빛은 정말로 몽환적이고, 지구가 아닌 우주인 것처럼 보였다. 출발할 때만 하더라도 별 볼 일 없는 투어일 줄 알았는데, 별 볼 일 있는 투어였다. 호주의 에어즈락 주변에서 별을 보았을 때에는 달 표면에 서서 별을 보는 것 같았는데, 강물 위에서 별을 보니, 우주 속 둥둥 떠서 별을 보는 것 같았다.
그 후 9시 반까지 숲과 강 주변의 올빼미들, 트리보아 뱀들, 카이만 악어, 나무늘보 등을 찾아다니면서 랜턴으로 비춰보면서 구경하면서 돌아다녔다. 강바람도 시원하고, 암흑 같은 어둠 속에서 물위에 떠있는 느낌이 너무 좋았고, 써치 라이트를 켜고 여기저기 보는 숲의 모습도 좋았다. 다만 카이만 악어 찾기는 힘들었다. 2마리 정도만 수면에서 반짝이는 눈의 빛만 보았을 뿐이었다.






생각보다 모기가 없이 깨끗한 환경이고 밥도 좋고 숙소도 훌륭하다. 아마존의 진면목은 아니겠지만, 여행 막바지에 피곤한 여행객들이 둘러보기엔 너무나도 훌륭한 곳이다. 내일도 오전, 낮, 밤 세 번의 투어가 있다. 투어 프로그램도 잘 짜놓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