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반전평화사상 정립 필요"
상태바
"새로운 반전평화사상 정립 필요"
  • 이현정 기자
  • 승인 2006.07.0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노자 교수, 베트남평화의료연대 초청강연회서 피력

 

▲ 강연중인 박노자 교수
"전쟁으로 국가간 이해 관계를 해결한다는 것은 전쟁 책임에 대한 개념이 없던 20세기 전에나 당연했던 개념이다."

노르웨이 오슬로 국립대학 박노자 교수가 지난 1일 오후 6시 함춘회관에서 베트남평화의료연대(대표 정효경) 주최로 열린‘아시와와 평화’를 주제로 한 초청강연에서 이와 같이 주장했다.
박노자 교수는 이 날 강연에서 현대에도 전쟁이 쉽게 발발되고 있는 양상을 비판하는 한편, 동서양의 전쟁 원인론을 분석하고, 반전평화사상과 실천 사이에 나타나는 모순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120여 명의 청중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 날 강연은 1시간 30분 동안 전쟁의 발발원인과 근절론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으로 진행됐다.

박 교수는“역사적으로 전쟁 도발자들이 처벌을 받았던 사실이 없다”면서 5대 세계은행총재를 지낸 로버트 맥나마라(Robert McNamara)의 예를 들었다.
“맥나마라는 베트남 학살전의 주범이지만 국방 장관을 사임한 이후에도 13년간 세계은행총재로 근무하게 됐다”고 꼬집으면서 “이처럼 전쟁도발자들에 대한 처벌 개념이 없는 것도 전쟁을 쉽게 일어나게 하는 요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지배계급 간에 전쟁 승산에 대한 이견이 다소 존재하더라도 전쟁을 결정할 때는 내부분열을 우려해 찬성을 결정하게 된다”며“그러나 지배계급이 찬성하게 되면 이에 제동을 걸 장치는 없다”고 전쟁이 쉽게 일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비판했다.

▲ 강당을 가득매운 청중이 강연을 주의깊게 듣고있다
이어 박교수는 불교와 묵가사상에서 서양의 기독교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의 반전평화사상을 폭넓게 설명하고 이들 중 더러 존재하는 사상과 실천사이의 모순을 지적했다.

그는“평화주의자로 널리 알려진 간디는 비록 반전평화사상을 가졌어도 자기가 속한 인도국민회의파의 이해관계 때문에 인도인의 영국전 참전을 권유하고 다녔다”고 설명했으며 또한 “불교 역시도 살생을 금하면서도 전쟁을 일으키는 나라에 대해 한 마디 못하고 속수무책이었다”고 사상과 현실 사이의 차이를 비판했다.

또한 그는 "지난 날의 반전평화사상이 현실을 따라오지 못한다"고 주장하면서 "시대의 흐름에 맞는 새로운 반전평화사상을 정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아시아 민중은 지난 날의 전쟁으로 인한 피해가 많고 상흔이 깊은 까닭으로 전쟁을 하면 안 된다는 사상이 깊이 박혀 있는 것 같다"면서 "침략전쟁에 큰 거부감이 있는 것은 역사적 체험으로 얻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시아의 반전평화 움직임을 높이 평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