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곳에서 같은 방향의 연대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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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곳에서 같은 방향의 연대를 위해…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8.09.03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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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치-민의련 치과부, 피폭 참상 소감 나누며 공통점 발견…오사카 민의련 환대에 ‘감동’

‘2018 원수폭금지세계대회’ 참가를 위해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3박4일의 일정으로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한 한국 의료인 대표단은 전일본민주의료기관연합회(회장 후지스에 마모루 이하 민의련)의 환대를 받았다.

또 민의련 치과부 청년치과의사회와의 교류회, ‘그룹워크’ 등을 통해 피폭지 히로시마에서의 경험을 나누고 게임도 하면서, 짧은 만남이었지만 우애를 다지기엔 충분했다.

건치-민의련 치과부 청년치과의사회가 진행한 그룹워크

기억하고, 기록하고, 살아나가는 일

둘째 날인 5일에는 민의련 치과부 청년치과의사회와 오가타 스미코 씨의 피폭체험과 히로시마 민의련 후지와라 히데후미 부회장의 강연을 듣고, ‘원폭의 참상과 피폭자의 역사가 잊혀지지 않고, 생명‧평화‧건강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 보건의료인 대표단 2명~3명, 청년치과의사회 4명 ~ 5명씩 총 4조로 나뉘어 ‘그룹워크’를 진행했다. 각 조에 통역사가 배치되긴 했지만, 언어 소통 없이도 충분히 가능한 종이탑 쌓기 게임으로 어색함을 풀었다.

건치-민의련 치과부 청년치과의사회가 진행한 그룹워크

이어 참가자들은 주제에 맞게, 피폭지에서의 자신의 경험과 감상을 나눴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청년학생위원회 김창우 위원은 “원자폭탄의 참상을 알게 된 것은 맨발의 겐이라는 만화책을 통해서였는데, 히로시마에 와서 오가타 스미코 씨의 이야기를 들으니 핵무기의 무서움이라던지 비인도성이 더 생생하게 느껴진다”면서 “앞으로 우리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런 증언을 기록하고 남겨서 주변에, 다음 세대로 전하는 일을 해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건치-민의련 치과부 청년치과의사회가 진행한 그룹워크, 건강과 생명을 위해 앞으로 해나갈 수 있는 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원광대학교 치과대학 전진 학생은 “예의 내 또래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졌다는 건 교과서에서만 보고 잊어버렸다”면서 “오늘처럼 직접 이야기를 듣고 경험할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고, 한국에 돌아가서도 내가 느낀 것들을 친구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참가자 중 유일한 히로시마 출신 치과의사인 후쿠이 미카코(생협 사에키 치과) 선생은, 현재 히로시마 고등학생들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운동을 소개했다.

그 내용으로는 원폭 투하 전후의 히로시마의 풍경이 담긴 흑백 사진을 컬러로 복원하는 것이다. 이는 피폭자들이 증언을 할 때 피폭의 참상을 알기 쉽게 전달해 주는 데 쓰인다. 또 다른 운동으로는 피폭자들이 기억하는 당시 상황을 그림으로 그려 남기는 작업이다.

후쿠이 선생은 “피폭 경험자들이 점점 돌아가시는 상황이라 조급한 마음도 있다”며 “다음 세대에 원폭의 참상을 전하기 위해 멈출 수 없다”고 밝혔다.

도쿄 아즈사와치과 히오키 사키 선생은 “피폭지 히로시마의 경험이 풍화되지 않도록 기억하고 전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살아남은 사람의 귀중한 증언을 들으면서, 히다 슌타로 선생이 말한 ‘그저 옆에 있어주는 일이’ 무엇인지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됐다”고 말했다.

민의련 치과부 이와시타 하루오 부장

마무리 발언에 나선 민의련 치과부 이와시타 하루오 부장은 “이런 각자의 생각과 경험이 모아지면,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일은 멀리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면서 “이런 경험이 앞으로 치과의사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리라 본다. 참가자 모두가 오늘의 경험을 깊이 새기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와시타 부장은 “한국와 일본이라는 다른 곳에서 같은 방향을 향해 더욱 많이 배우고 연대해 나갑시다”라고 덧붙였다.

오사카 민의련의 환대를 받으며…

한편, 히로시마에서 ‘원수폭금지세계대회’가 열리는 기간에는 세계 각지에서, 일본 전역에서 대회 참가를 위해 모이기 때문에 숙소잡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그런데 오사카 민의련 소속 니시요도 병원 측에서 이미 1년 전부터 한국 보건의료인 대표단을 위해 숙소를 마련해 놓았다. 지난 4일 한국 보건의료인 대표단은 뜻하지 않은, 조촐하지만 따뜻한 환영 인사와 선물을 받았다.

니시요도 병원 관계자들과 간단한 소개를 인사를 나누고, 대회 참가 소감을 듣고, 인권과 인종의 평등, 참된 자유를 구하는 공민권 운동의 테마송으로 알려진 ‘We Shall Overcome(승리는 우리에게)’를 함께 열창키도 했다.

오사카 민의련에서 선물받은, 헌법9조를 지키자는 문구가 쓰여진 티셔츠를 민의련 대교류회 때 자랑하는 한국 보건의료인 대표단
오사카 민의련 니시요도 병원 참가자들이 한국보건의료인 대표단을 위해 환영식을 열어줬다.
힘들어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We shall overcome을 다함께 열창하는 중이다.
오사카 민의련 니시요도 병원 참가자들이 한국보건의료인 대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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