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특집] F원장의 미니스크루 따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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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특집] F원장의 미니스크루 따라하기
  • 편집국
  • 승인 2003.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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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움의 과정

F원장은 치과계 신문과 잡지를 뒤적인다. 잘 들여다보면 최근 유행하는 세미나의 대세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교정분야에서는 미니스크루가 최신인가봐!’ 눈에 띄는 세미나에 일찌감치 사전등록을 했다. 세미나가 있은 일요일, 퍼져 자야 할 시간에 벌건 눈을 비비며 집중하려 한다.

Miniscrew, onplant, zygomatic arch wiring, miniplate 등의 이름이 나오고 소위 말하는 절대 고정원(absolute anchorage)이야기도 나온다. 커피 브레익 시간에 입구에서 판매하는 미니스크류 세트를 큰 맘 먹고 샀다. 생각나는 환자가 있어 이왕이면 월요일에 상담하고 바로 매식하리라고 F원장은 굳게 맹세한다. 그러나, 환자는 오지 않았고 미니스크루 세트는 구석에 모셔진다.

그러다 시간은 흘러 환자가 한 명 생겼다. 상악 우측 측절치는 설측으로 들어가 있고 견치는 협측으로 튀어 나와 있지만 다행히 제1소구치 사이에 공간이 존재한다. 구치부 교합은 1급 관계에 interdigitation은 좋다. 브라켓 본딩도 스트레스 받는데, 전치부만 본딩하고 와이어 넣고 미니스크루를 심어서 뒤로 살짝 당기면 될 것 같다. 이럴줄 알고 타이포돈트 코스는 들여놨다. 소독시켜 놓은 미니스크루 세트가 빛을 보는 날이 온 것이다.

상악 우측 vestibule 부위에 마취를 하고, 드라이버를 잡았다. 드릴링 하는 것보다 셀프 탭핑하는 스크루가 안정성 면에서 더 좋다는 얘기를 듣긴 들었는데, 머리 속에 맴도는 여러 생각들을 뒤로 한 채 드라이버에 힘을 주고 미니스크루를 돌리는 찰라, 스크루 헤드에서 휙 미끄러지며 드라이버 끝으로 옆의 잇몸을 쭉 찢어 놓았다. 마취를 많이 해서인지 환자는 모르는 것같지만 F원장은 놀라서 소리없는 비명을 지른다. 등에서 식은 땀이 흐른다.

사실 이번 경우에는 마취를 넓게 해서 괜챦았지만, 원래 식립부위에 적은 양만 마취를 해야 된다고 했다. 드라이버를 돌리면서 인접치근의 치주인대를 침범하는지를 점검해야 하는데 말이다. 혹시 치주인대를 침범하면 환자가 통증을 느끼며 악소리를 한다고 세미나에서 언뜻 들은 것 같다. 다시 정신 집중을 해서 드라이버를 돌렸다.

이리저리로 힘을 주다보니 단단하게 심어지지 않은 것같다. 허둥지둥 하다보니 보호자와 환자를 안심시키는데 심혈을 기울인 나머지 찍어놓은 x-ray도 판독하지 못한 채 약속하고 보냈다. 일주일후에  F원장은 몹시 궁금했다. 심어논 미니스크루가 잘 있기를 바라며 핀셋으로 살짝 흔들어보니 아뿔싸! 그저 좌우상하로 움직이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미니스크루에 관한 다른 세미나에 참석했다. 실패를 거울삼아 다음 번에는 잘 심어보려고 다짐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러 세미나에 참석할수록 스크루라는 물건이 교정용 임플란트, 마이크로스크루, 미니스크루 등의 이름으로 불리워지니 참 알쏭달쏭하다고 생각했다. 제작자나 회사에서 하는 얘기는 비슷한데 이름은 모두 다르니 어떤 것을 써야 정답인지도 모르겠다.

 따라하기

F원장은 다시 환자를 불렀다. 만회를 해야 할 상황인 것이다. 저번에 식립했던 부위는 아직 골화되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되어 상악 우측 제2소구치와 제1대구치 사이의 attached gingival zone에 심기로 마음먹었다.

미리 소독된 세트를 준비해 놓은 다음 제2소구치와 제1대구치 사이의 gingival papilla에서 약 5-6mm 정도 하방에 마취바늘을 자입했다. 자입하면서 연조직 두께를 가늠하며 point bleeding되는 점을 식립부위로 잡을 수 있으니 도움이 된다. 마취액 자입은 최소로 하는 것이 좋다. 물론 식립부위의 결정은 철저한 치료계획하에서 정해지고 그 식립부위의 골이 건전하여 원하는 시간만큼 골고정원으로 작용해야 한다는데 있다.

또한, 골질(bone quality)이 좋지 않거나 인접치근 사이에 해부학적 형태가 적합치 않을 때 다른 위치에도 심을 수 있는 여유롭고 자유로운 사고를 가질 필요가 있다. 마취후에는 미니스크루가 위치될 수 있도록 소독된 round bur로 가볍게 indentation을 준다. 페달을 조정하여 회전속도는 저속으로 하며 생리식염수를 살짝 뿌리면서 진행한다.

bur의 크기는 미니스크루의 직경보다 크면 안되고 피질골에 터치하는 정도가 좋고 드릴링을 하듯이 깊게 들어가면  유지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조심스럽게 식립을 시작하면서 드라이버와 미니스크루의 장축이 일직선이 되게 한다. 회전도 가능한한 천천히 하며 드라이버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드라이버 끝부분을 다른 손으로 감싸며 식립한다.

만일,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식립되거나 지그재그식으로 힘이 가해져 주위 골이 손상을 입게 되고 실패할 가능성은 높아지게 된다.
강조할 점은 드라이버를 회전시키며 일명 골질의 감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식립시의 느낌이 빡빡할수록 유지력도 좋고 탈락율도 적을 것이다.

이 때 보조자는 부위에 따라 입안에 거어즈를 한 장 깔거나 식립부위 주위에 suction을 작동시켜 혹시 미니스크루가 넘어가지 않도록 예방한다. 미니스크루의 디지인은 제조사별로 다르므로, 식립정도는 헤드부분에 elastic chain이나 niti coil spring 등이 걸릴 수 있도록 하되 너무 깊게 심어 헤드가 파묻혀서는 안된다.

식립이 완료되면, 수평적으로 cone의 각도를 바꾸어 가며 periapical x-ray를 찍는다. 인접치근과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식립 즉시 힘을 가하도록 하며 chlorohexidine용액으로 3-4일 정도 가글하게 한다.

통증이 계속 지속될 때나 미니스크루의 동요도가 심하면 재식립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환자 및 보호자에게 구강위생에 대한 주의와 함께 미니스크루도 브라켓 처럼 치료기간 동안에 자주 탈락할 수 있다는 멘트를  해 놓는다.

식립후 며칠이 지나도  미니스크루는 잘 있었고, 치료기간내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주었다. 조금은 미심쩍던 환자와 보호자의 눈빛도 신뢰와 따스함으로 달라져 있었다.

이제 F원장은 조금은 자신을 갖게 되었다. 미니스크루도 2-3가지를 특성에 맞게 구비하고 적절한 부위와 용도에 맞게 선별하여 사용하려고 한다. F원장은 개원연수로도 중견이고 아저씨 체형을 가진지도 오래지만, A+원장이 되려고 오늘도 진료에 임한다.

김홍석(메리트치과의원, 급속교정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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