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숲에서 하얀 연기 피어오른다
상태바
먼 숲에서 하얀 연기 피어오른다
  • 송학선
  • 승인 2018.01.02 11:0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콩밝 송학선의 한시산책 58] 먼 숲에서 하얀 연기 피어오른다
(ⓒ 송학선)

올 한해 희망이 어드메쯤 있을까 마음 조린 날들이었습니다.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그 또렷한 목소리가 아직도 귀를 울립니다. 촛불항쟁의 완성과 핵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꿈꾸며 새해를 맞습니다.

신설新雪 첫눈 / 도은陶隱 이숭인李崇仁(1347고려충목왕3∼1392조선태조1)
창망세모천蒼茫歲暮天 아스라이 파르라한 세밑에
신설편산천新雪遍山川 첫눈이 산과 내에 두루 덮여
조실산중목鳥失山中木 새들은 산 속 나무 잃었고
승심석상천僧尋石上泉 스님은 바위 가 샘물 찾는데
기오제야외飢烏啼野外 까마귀는 들판 밖에 주려 우짖고
동류와계변凍柳臥溪邊 버드나무는 시냇가에 얼어 누었다
하처인가재何處人家在 인가들은 어드메쯤 있는 것일까?
원림생백연遠林生白煙 먼 숲에서 하얀 연기 피어오른다

이숭인李崇仁(1347충목왕3∼1392태조1)은 고려 말기의 학자입니다. 경상북도 성주星州 출신이구요, 본관 역시 성주입니다. 자는 자안子安, 호는 도은陶隱입니다. 목은牧隱 이색李穡,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와 함께 고려의 삼은三隱으로 일컬어집니다.
공민왕恭愍王 때 어린 나이에 문과에 급제하여 숙옹부승肅雍府丞이 되며 벼슬길에 오르나 귀양살이와 복직을 반복하다가, 조선의 개국에 이르러 자기와 함께 처세하지 않은 데 앙심을 품은 정도전鄭道傳이 심복 황거정黃居正을 보내 유배지에서 장살杖殺 합니다.

그는 타고난 자질이 뛰어나고 문사文辭가 전아典雅하여, 이색李穡은 “이 사람의 문장은 중국에서 구할지라도 많이 얻지 못할 것이다.”라고 칭찬하였고, 명나라 태조太祖도 일찍이 그가 찬한 표문表文을 보고 “문사가 참으로 절실하다.”라고 평가했으며, 중국의 사대부들도 그 저술을 보고 모두 탄복하였다고 합니다. 저서로는 『도은집陶隱集』이 있습니다. 그 서문에 의하면 생존시에 『관광집觀光集』 『봉사록奉使錄』 『도은재음고陶隱齋吟藁』 등을 지었다고 하나 지금은 전하지 않습니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송학선 2018-01-11 12:11:15
정도전鄭道傳이 보낸 심복 황거정黃居正에게 유배지에서 장살杖殺 당합니다..... 로 고쳐 주세요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