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 웬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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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에 웬 지리산?
  • 권기탁
  • 승인 2017.09.05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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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지리산 가족등반 후기1

본지는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전북지부(회장 이준용) 권기탁 회원이 지난 7월 30일부터 31일까지 진행한 지리산 가족등반 일대기를 6회에 걸쳐 게재한다.

짧지만 굵은 지리산 등반 경험과 가족간의 소중한 이야기를 주 1회씩 게재할 예정이다.

-편집자

 

 

지난 7월 30일과 31일, 1박 2일 일정으로 지리산에 다녀왔다. 크게 내세울 일도 아니지만, 나에게는 무척 소중하고 값진 시간이었다.

평소 난 엄벙한 성격이다. 특히 연휴나 휴가에 대한 계획은 너무 비철저하다. 휴가 날짜를 일찍 정해놨는데, 어느 때와 같이 아무 생각이 없이 지내던 어느 날이다. 둘째가 기대어린 표정으로 질문한다.

“아빠, 이번 휴가에 어디 가?”
“어~~ (아무 생각이 없다) 시원한데 가야지.”
“시원한데 어디?” 다시 물어본다.
(즉흥적이다) “어~ 지리산. 천왕봉 가야지. 거기 가면 시원해.”
“천왕봉! 좋구먼 좋아. 가자 천왕봉” (오~~ 딱걸렸어)

그렇게 일은 시작되었다.

중2 첫째를 꼬드기는 것은 의외로 쉬웠다. 딱 한마디면 되었다. “야 거기 갔다 왔다고 하면 사람들이 와~ 할 거야”

카톡과 페북에 인증샷을 올리기 위함이 유일하면서도 강력한 동기유발이었다.
우리나라 많은 산 중에서 지리산을 남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산이 크고 높은 것을 넘어 그 무언가 있다. 그게 우리 아들들에게도 먹힌 것이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아무튼 간에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천왕봉 가족등반을 계획하고 마음이 무척 들떴다. ‘우리 가족이 모두 건강해 이런 산행을 계획할 수 있구나. 평생 못 잊을 추억이 되리라’ 3년 전 여름, 덕유산 가족종주등반을 반면교사로 삼았다. 그 때에 비해 신체는 물론 마음까지 폭삭 늙었음을 순순히 인정하기로 했다. 당시는 밑도 끝도 없이 배드민턴 체력만 믿고, 짐을 최대한(?) 많이 들고 갔다. 정상에서 먹을 막걸리까지 2병 들고 갔으니까.

그렇지만 굳게 믿었던 큰아들이 등반 도중 퍼져 배낭을 앞뒤로 걸머지게 되었고, 뙤약볕이 내리쬐는 산행은 말 그대로 고행이 되었다. 악으로 깡으로 일정을 계획대로 마쳤지만, 이후 오랜 기간 왼쪽무릎에서 기분 나쁜 시큰거림을 느껴야했다.

이번 상대는 지리산, 방심은 금물이다!

평소 마눌님이 등산을 가자고 할 때마다 못들은 척 했지만, 이번에는 내가 부추겨 2주에 걸쳐 모악산 등반으로 워밍업을 했다. 무엇보다.. 짐을 최소한으로 꾸렸다.(아들놈을 믿을 수 없다)

‘정말! 꼭! 필요한 것만 가지고 가자.’

다음편에 계속…

6년 전 지리산 반야봉 등반. 어린 애들이 대단하다고 산행 도중 먹을 것 엄청 받음 (ⓒ 권기탁)
3년 전 삿갓재 대피소. 낮에 밝았던 얼굴이.. (ⓒ 권기탁)
모악산 전지훈련 2주차, 정상에서 시원한 막걸리 한 잔. 옆에 둘째는 멸치 먹는 재미로 올라감.(ⓒ 권기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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