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 서산 천수만
상태바
[여행스케치] 서산 천수만
  • 박종순
  • 승인 2003.12.0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자연의 경이로움 가창오리군무


겨울철 생태기행의 백미는 바로 탐조여행이다.대자연이 품어내는 스케일 큰 그림에 가슴 벅찬 감동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안 철새도래지는 해남 고천암호, 부산 을숙도, 순천만 일대, 금강 하구언, 서산 천수만, 강화도 개펄 등이다. 그리고 내륙으로 찾아드는 철새들을 볼 수 있는 곳은 철원 평야, 창원 주남 저수지, 여주 신접리, 한강 밤섬 등지다.

그 중 서산 천수만의 가창오리는 마치 구름이 빠르게 흩어졌다 모이는 듯한 가창오리군무로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다.
가창오리는 오리 중에서 크기가 가장 작은 종으로 동북아시아에 분포하는 멋진 오리이다. 100여 년전까지만 해도 매우 흔했지만 근년에 이르러서는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여 현재에는 지구상에서 사라져가는 희귀한 오리가 되어버렸다.

이렇게 갑자기 개체수가 줄어드는 것은 예측할 수 있는  일주행동과 날 때 크게 밀집된 군집을 이루는 습성 때문에 쉽게 사냥의 목표가 되기 때문이라 한다. 한때 전 개체수가 4만 마리까지 줄었으나 기적적으로 서식지를 확보하여 현재 20만 마리 정도로 불어났다.

현재 가창오리 전 세계 개체수의 약 90% 이상이 우리나라 천수만에 찾아온다고 한다. 그들의 겨울철 주식인 벼낟알과 풀씨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은 월동지인 셈이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상황이 달라지면 그들은 갈 곳이 없어지게 될 지도 모른다.

요즘 현대의 경영 위기 이후 일반인에 대해 분할 매각이 시작된 천수만은 이제 사방에 곳곳으로 길이 뚫려 새들의 안전한 휴식처공간이 점점 사라지고 또 밀렵등 철새의 안전에 치명적인 위험들로 가득 차 있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새가 한국에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가 지키지 않으면 이 세상에서는 다시는 가창오리의 환상적인 군무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황지우의 시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가 생각난다. 새들이 떠난 세상에 우리는 주저앉는다.

박종순(건치문화기획단 단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