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협, 새정부 대북사업 부활 대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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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협, 새정부 대북사업 부활 대비 돌입
  • 윤은미
  • 승인 2017.06.3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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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재개 이후 역할 범위 논의…휴지기 이용해 ‘북한구강보건 실태조사’ 추진 필요성 언급

 

남북구강보건의료협의회(이하 남구협)가 지난 29일 협회 대회의실에서 집담회를 열고 그간 진행된 개성공업지구의 구강보건사업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전망 등 대북민간사업 재개시 남구협의 역할을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남구협은 2006년 치과계 여러단체가 산발적으로 진행해오던 대북지원사업을 통합해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대한치과기공사협회, 대한치과위생사협회, 한국치과기재산업협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가 공동 발족했다. 이후 2011년부터는 개성공업지구 구강보건의료사업을 통해 남측 근로자들의 구강건강증진을 도모하며, 남북보건의료 교류의 교두보 역할을 해왔다.

특히 남구협은 2015년 말까지 299명의 누적 참여인력들이 27회 방북을 통해 1845명에게 약 4705건의 봉사진료를 진행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현재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지원제재 조치로 개성공단이 폐쇄돼 대북지원사업이 중단된 상태이지만, 치협은 정권교체에 따른 정책 변화와 대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사업을 재정비하고 소규모의 간접지원을 지속해왔다. 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통일준비위원회, 유라시아 보건의료포럼 등 정부와 국회 그리고 대북 민간지원단체와 협력해 치과계의 지원을 적극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차순황 대외협력이사가 사회를 맡은 이날 집담회에는 치협 최치원 부회장, 건치 남북구강보건특별위원회 전 위원장인 이상복 실무위원, 건치 박남용 전 공동대표, 남북치의학교류협회 김병찬 상임대표, 대한치과위생사협회 안세연 대외협력이사, 연세대 치과대학 최종훈 교수, 스마일재단 나성식 이사장, 스마일재단 홍예표 전 이사장, 전라남도치과의사회 윤현식 총무이사가 내빈으로 참석했다.

최치원 부회장은 협회장 축사 대독에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북관계가 이전보다 우호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전 정부에서 개성공업지구가 폐쇄돼 민간차원의 대북지원사업이 무기한 중단됐지만 오늘처럼 미래를 대비한다면 머지않아 결실이 있을 것”이라고 독려했다.

조영식 총무이사는 “개성공단이 재개되는 데는 사실 상당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며 “그사이 대북사업 관련 단체들이 힘을 모아 방향성을 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나성식 이사장은 “대북지원사업이 중단된 시기를 이용해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과 협회가 정기 구강보건실태조사를 실시해 필요한 치과 인력 추계 등 세부적인 인프라 개선 방향을 잡아주길 바란다”며 “지원이 중복되지 않도록 대북사업 맵핑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치원 부회장은 “개성공단 재개시 공단 근로자를 포함한 개성시 인민 전체를 아우르는 진료활동을 할 수 있을지 여부를 타진해보고자 했다”며 “남구협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등 외부 단체와의 짜임새 있는 논의가 필요했다”고 집담회 취지를 밝혔다.

보건의료 인프라 확충 등 남구협 협력 당부

이날 집담회에서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이하 KOFIH)가 개성공단 보건의료 현황에 대한 발표를 맡아 눈길을 끌었다. KOFIH는 남구협과 마찬가지로 2006년 설립돼 북한 보건의료 지원사업을 펼쳐왔다.

KOFIH는 보건복지부 산하에서 NGO 단체 등의 국제보건의료사업 지원을 담당하고 있어 추후 대북사업이 재개될 경우 남구협이 역할 확립 및 활동 확대를 위해 KOFIH와 적극적인 교류를 맺어야 할 전망이다.
 
KOFIH에 따르면, 2015년 2월 개성공단 폐쇄 직전 입주기업은 124개소로 섬유‧봉제 업체의 비율이 59%, 화학 업체가 19%로 압도적으로 높다. 근로자 현황은 2006년 11,160명에서 2009년 42,561명으로 급속도로 늘어났지만, 이후 정체기를 맞아 2014년 53,947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여성 근로자가 70%에 달해 0세 미만의 영아를 돌보는 탁아소에는 600여명의 영유아와 50여명의 보육교사가 지내고 있다.

개성공업지구부속의원은 2013년 1월 25일 개원해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7명이 상주 중이다. 진료인원은 2015년 기준 4730명에 달하며, 하루 20~30명 정도의 환자가 내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설은 북한 대학병원 수준의 장비를 갖추고 있으나, MRI나 CT와 같은 진단장비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사기 등 의료용품이 현저히 부족해 일회용 의료용품의 재사용이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구협은 백병원 내 치과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치과운영을 전담하게 됐으며, 2015년 3월 개성공단 관리위원회가 남구협과 정식으로 협약을 맺으면서 의과와 치과가 분리‧운영되기 시작했다. 의료진 21명의 인건비 역시 의정부성모병원이 지급한 반면, 치과의료진의 경우 남구협이 별도로 지급해왔다. 부속의원 내 치과장비로는 유니트체어와 X-ray, 각종 임플란트 장비, 치과 기공장비가 마련돼 있다.

한편, 정권 교체 이후 대북사업의 부활을 기대하고 있는 KOFIH는 2010년 완료된 1차 의료기관 현대화 사업에 이어 현재까지 보류된 고성군 인민병원 현대화 사업이 재개될 경우, 남구협과의 절대적인 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KOFIH는 북한 치과의료 인력 역량 강화 및 구강보건수준 자료 축적 등에 추후 남구협의 역할이 클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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