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거꾸로 가는 구강보건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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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거꾸로 가는 구강보건복지
  • 서대선
  • 승인 2003.12.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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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구강보건과 예산안을 보니 착잡한 마음 금할 길 없다. 그나마 노인의치 보철사업 예산이 증액된 것으로 위안을 삼기엔 아직도 전근대적 관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 정부의 보건복지 마인드의 문제가 심각하다. 노인의치 보철사업 예산 증액은 잘된 일이다.

하지만 “예산편성의 우선 순위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갚 조차 제대로 판단치 못하는 현 정부의 정책적 무능 앞에, 이 또한 시혜적 예산 편성·선심성 예산 증액이라는 의구심만 들뿐이다.

예산편성 당국은 눈앞에 빠진 치아만 보이는지, 새로 날 치아나 빠질 수 있는 치아는 보이지도 않는 모양이다. 소위, 예방, 그 중에서도 공공구강예방사업은 안중에도 없다. 이번 예산안에서 구강보건실 설치 및 운영비, 치아홈메우기 사업, 구강보건실태조사비 등 구강병 실태를 조사·관리·교육·홍보할 수 있는 예방 관련 사업 예산들은 예외 없이 삭감되었다.

왜일까? 그것은 임기 중에 표나는 업적을 내고 싶어하는 정치꾼들과 성과주의에 물든 행정관료들의 본래적 속성 때문이다.

참여정부를 기치로 내건 노무현 정부에서도 전문성이 결여된 ‘철학의 빈곤’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특히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수돗물불소농도조정(이하 수불) 사업비가 대폭 삭감된 것에 대해서는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수불 반대자들의 사이비과학에 넘어간 보건행정관료와 일부 정치인들의 전문성 부족과 대중추수주의에는 안타까운 마음마저 든다.
수불 사업비는 74.8%나 삭감되었고, 고작 5천만 원이었던 홍보예산은 아예 전액 삭감돼 버렸다. 수불 사업의 안전성과 효과성, 윤리성과 공공성은 이미 지난 과거 60여 년 동안 검증되고 또 검증된 사업이 아닌가.

또한 WHO에서도 권고하는 20세기 대표적인 5대 공중보건사업 중의 하나 아닌가. 그럼에도 대폭 삭감된 내년도 수불 사업 예산 앞에서 말로만 듣던 현 정권의 아마추어리즘과 전문성 부족이 뼈저리게 실감된다.

기획예산처는 ‘홍보예산’을 비롯한 수불 예산을 대폭 증액시켜야 한다. F-16 전투기 한 대 덜 사더라도, 삭감된 구강보건실 설치 및 운영비, 치아홈메꾸기 사업, 국민구강보건실태조사비 등 기타 공공구강보건사업 예산을 노인의치 보철사업 증액수준인 80% 이상 증액시켜야 마땅하다.

이를 위해 치과계의 모아진 한 목소리가 필요하다.

서대선(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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