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향望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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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향望鄕
  • 송학선
  • 승인 2017.05.18 14:3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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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밝송학선의 한시산책 42] 윤복진尹福鎭의 망향望鄕
(ⓒ 송학선)

악부금가음樂府今歌吟 3.  윤복진尹福鎭의 망향望鄕

윤복진尹福鎭(1907-1991)은 대구에서 태어났습니다. 1924년 계성학교를 졸업한 뒤, 니혼日本대학 전문부 법과와 예술과를 거쳐 호세이法政대학 영문과를 졸업했습니다. 1925년 ≪어린이≫ 지에 동요 <별 러 가세>가 입선했습니다. 1929년에는 윤복진 작사 박태준 작곡 동요곡집 <중중때때중>이 발간됩니다. 그 후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 동요현상모집에 당선되며 아동문학가로 자리 잡습니다. 해방 직후에 조선문학가동맹의 아동문학분과 초대 사무장을 맡았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낙향한 뒤 대구에서 조선문화단체총연맹 경상북도지부 부위원장단 네 명 중 한 사람으로 임명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정부 수립 후에는 좌익으로 몰려 전향 단체인 보도연맹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1949년 동요집 ≪꽃초롱 별초롱≫을 간행했습니다. 이듬해 발발한 6·25전쟁 와중에 월북했습니다. 1991년 타계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울 밑에 귀뚜라미 우는 달밤에
길을 잃은 기러기 날아갑니다.
가도 가도 끝없는 넓은 하늘로
엄마 엄마 찾으며 흘러갑니다.

오동잎이 우수수 지는 달밤에
아들 찾는 기러기 울며갑니다.
엄마 엄마 울고 간 잠든 하늘로
기럭기럭 부르며 찾아갑니다.

우리 어릴 적에 누나와 부르던 이 노래가 바로 1928에 박태준의 작곡으로 발표된 윤복진의 동시 ‘기럭이’입니다. 윤복진은 한국의 대표적인 아동문학가 중 한 사람입니다. 박태준은 계성학교의 후배이자 음악을 좋아하는 윤복진과 친하게 지내게 되었고 그래서 윤복진의 시로 59곡이나 되는 노래를 작곡했다 합니다. 홍난파도 윤복진의 시로 만든 노래가 15곡이나 된답니다. 우리가 어릴 적 부르던 많은 동요가 그의 시 인걸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먼 산에 진달래 울긋불긋 피었고
보리밭 종달새 우지우지 노래하면
아득한 저 산 너머 고향집 그리워라
버들피리 소리 나는 고향집 그리워라

이내 몸은 구름 같이 떠도는 신세임에
나 쉬일 곳 어디런가 고향집 그리워라
새는 종일 지저귀고 행복은 깃들었네
내 고향은 남쪽 나라 고향집 그리워라

아득하다 저 산 너머 흰 구름 머무는 곳
그리운 내 고향으로 언제나 돌아가려나
사철 푸른 솔밭 위에 노래는 즐거웁고
사는 이들 정다운 곳 언제나 돌아가리

이 노래는 그리운 고향 또는 망향望鄕이란 제목으로 불리던 윤복진의 시입니다. 이제 보니 저도 이 노래를 1, 2, 3절을 뒤섞어 부르고 있었군요. 한역漢譯 해 봅니다. 악부체樂府體 칠언절구七言絶句 제운齊韻입니다. 악부체樂府體는 고체시古體詩 갈래에 속해 압운押韻만 지키고 평측平仄에는 자유롭습니다.

원산참차두견화遠山參差杜鵑花 먼 산에 진달래 울긋불긋 피었고
맥전운작완전제麥田雲雀婉轉啼 보리밭 종달새 우지우지 노래하니
사시창송희락가四時蒼松喜樂歌 사철 푸른 솔밭위에 노래는 즐거웁던
하일시귀정원서何日是歸情園棲 정다운 곳에 언제나 돌아가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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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학선 2017-05-27 23:15:57
<별

송학선 2017-05-27 23:14:08
중간 쯤에 있는....... (1907-1991)..... 지워 주세요..... 중복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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