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치, 30년 더 내다보는 활로 개척하자!
상태바
건치, 30년 더 내다보는 활로 개척하자!
  • 윤은미
  • 승인 2017.04.26 10:5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정 공동대표, 창립 28주년 맞아 대회원 메시지 전달…정책 성과 재조명 및 과제 제시
▲1992년 9월 발간된 『건강한 생활 23』 표지 사진

오늘 1989년 4월 26일 4천만 민중의 건강권 쟁취와 이를 질곡하는 의료모순의 극복을 위하여 그간 분투 노력하여왔던 저희들은 이제 양 단체의 힘과 지혜를 하나로 모았습니다.
우리를 낳아 길러준 조국과 민족 앞에 의료인으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깊이 각성하여 건강한 사회의 실현을 위하여 헌신하여 나갈 것을 엄숙히 다짐하면서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의 창립을 선언합니다.

- 28년 전 오늘, 창립선언문 -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이하 건치)가 국민 건강권 수호를 다짐하며 창립을 선언한지 28주년을 맞았다.

진료실안에서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국민 건강권의 구조적 침탈을 막기 위해 분투해 온 건치가 근 30년간 쌓은 업적은 적지 않다.

중앙과 각 지부에서 성실하게 이어져왔던 여러 진료실사업과 같은 전문가로서의 사회공헌 활동은 물론, 우리사회의 구조적 건강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 개발 및 추진에 힘써온 건치의 역량은 대외적으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노인틀니 급여화 등 치과건강보험 확대를 위한 보장성 강화 운동,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 아동‧청소년 주치의사업의 확대, 의료민영화 저지를 위한 각종 연대 활동 등은 건치가 수년간 정책의 근거를 마련하고 줄기차게 추진해 온 결과물이다.

“건치의 탄생은 한국사회가 보다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그리고 우리사회의 보건의료제도가 보다 건강권을 지킬 수 있는 제도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치과의사 선생님들의 노력의 구심체였고, 또 그 운동 자체였습니다. 이 역사적 책임에 대해 건치는 지금껏 애초에 세웠던 목표에서 물러서지 않았으며 주어진 책임을 회피하지 않았습니다. (중략)

건치는 보건의료단체연합의 가장 큰 조직입니다. 지금껏 한국사회운동의 그리고 한국의 지식이 운동과 보건의료운동의 중요한 일원으로서 한국사회를 위한 매우 중요한 도전을 해왔고 커다란 발자욱을 남겼습니다. 건치의 위대한 도전이 계속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2009년 4월 15일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실장 -

뿐만 아니라 건치 산하에서 시작된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지원사업 등 남북 평화를 위한 대외협력활동, 반핵평화운동, 베트남전쟁에 대한 역사적 사죄와 평화를 위한 교류 활동들은 현재까지 건치가 어떤 가치를 지켜오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건치 김용진‧정갑천 공동대표는 그간 건치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각 지역에서 신뢰를 쌓아온 회원들의 업적이 무엇보다 큰 성과라고 말한다.

김용진 공동대표는 “회원들이 성장하면서 각자가 속한 지역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왔고 신뢰를 쌓아왔던 것이 건치가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힘이 됐고 가장 큰 자산이 됐다. 치과의사로서 가장 자랑스러운 부분”이라고 피력했다.

정갑천 공동대표도 “건치 회원들이 각 지역 민주화 단체와 협력해 의료인의 역할을 넘나드는 활동을 해왔다”며 “시대가 바뀌면서 거창한 구호를 외치던 지난날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회원들이 자랑스럽고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건치는 달라지는 시대적 상황에 발맞춰 생활 속에 건치인으로서의 가치를 계승하기 위한 고민 중이다.

정갑천 공동대표는 “건치가 탄생한 80년대 시대적 상황에서 많은 게 달라지고 있다”며 “향후 30년을 내다보는, 변화된 시대에 맞는 건치의 역할을 찾기 위해 회원들 함께 고민을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그는 “건치의 타이틀 없이 이뤄지는 회원들의 개인 활동에 대해 건치가 그 성과를 측정하고 알리는 작업에 나서야 할 때”라고 과제를 제시했다.

김용진 공동대표는 치과의사 대중과의 소통을 통해 회원 확대를 도모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건치의 더 확대된 활동을 위해 더 많은 치과의사 회원들이 필요하다”며 “건치의 문은 활짝 열려 있으니 비회원 치과의사, 특히 젊은 치의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그는 “28년간 회원의 땀과 노력으로 건치가 국민구강보건 발전에 기여할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제 통합된 모습으로 새출발을 함에 있어 우리 건치가 명실공히 가장 모범적인 단체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보여주신 회원여러분의 뜨거운 지지와 성원을 더욱 부탁드립니다. 한사람의 백걸음보다 백사람의 한걸음으로 함께 갑시다. 우리 이 길을…”

- 1989년 4월 26일 이문령 초대회장 -

28년 전 오늘, 건치의 초대회장을 맡은 이문령 원장은 막중한 책임감을 토로하며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당시의 취지를 되새기기 위해 창립선언문 전문을 함께 게재한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로의 거듭남을 위하여"

오늘 우리는 진통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신문을 가득 채우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우리는 ‘사회의 변화와 진통의 와중에서 우리 의료인이 서있는 자리는 어디쯤인가’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볼 때가 많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전문지식인’이라고 일컬어지는 우리 의료인들의 사회적 책임성과 역할에 대한 반성이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 의료인은 일상생활에서도 움직이는 사회와 결코 분리될 수 없습니다. 요즈음 우리는 진료실에서의 오랜 관행만으로는 해소될 수 없는 여러 문제들에 당면하고 있습니다. ‘전국민의료보험제도 시행’, ‘의료수급문제’ 등등 산적한 많은 사안들은 우리에게 거시적 안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는, 크게는 이 땅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변화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는 의료의 제반 영역에 대해 우리의 생각과 입장을 새로이 가다듬을 계기가 절실합니다. 그것은 어떠한 변화에도 소극적이기만 했떤 이제까지의 타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요구에 올바로 부응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일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온 국민의 건강에 커다란 책임을 갖는 전문의료인으로서의 사회적 자각이 필요할 것입니다.

‘의료인의 사회성’은 본래적으로 ‘의료의 사회적 성격’에서 연유합니다. 이제 많은 국민들도 질병이나 재해를 개인의 잘못이나 운명 탓으로만 돌리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의료모순이라 불리울 만큼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구조적으로 왜곡시키는 사회구조가 엄존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기 때문입니다.

인간을 산업폐기물로 양산해내는 산업재해와 직업병, 그것은 3년마다 전쟁을 한 번씩 치루는 정도로 근로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농민들에게는 농약중독과 만성질환이 의례 당연한 것으로 되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달동네라 일컬어지는 빈민 주거지역에서 위생과 건강을 외치는 것은 허공에 던져지는 목소리에 불과합니다. 그뿐입니까? 나날이 심각해지는 환경오염과 공해, 핵문제는 우리 민족 전체의 숨통을 하루하루 조여옵니다. 열거하기조차 벅찰 정도로 만연한 이러한 건강의 적들을 극복하는데 있어 이제까지 ‘의료’의 역할은 너무나 미흡했습니다.

우리가 환자라 부르는 일반 국민들도 이와 같은 ‘건강권의 구조적 침탈’을 경험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전문가를 자처하는 우리 의료인들은 그 결과인 구체적 질병과의 싸움에만 힘겨워 해왔던 것입니다. 진료실안에서 이루어지는 치료행위만으로 이 엄청난 건강의 적들을 극복할 수 없음은 자명함에도 불구하고, 이제껏 스스로의 좁은 틀에 갇혀 국민건강권을 지키는 책임을 다하지 못했음을 아프게 반성합니다.

본래 인본주의적 맥을 간직한 의료인상은, 해방이후 한국사회의 변화와 함께 많은 굴절을 거쳐왔습니다. 고귀한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의 참모습은 갈수록 각박한 경쟁속에 동요하고 메말라갔습니다. 또한 의료인을 단순한 기능인으로 전락시키는 기존의학교육, 그리고 사회문제와 인간 건강의 상관성보다 개인의 질병에만 초점을 맞추는 의료이데올로기 등으로 인하여, 우리 치과의사들은 참다운 지식인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많은 부분 방기한 채, 오랫동안 위축된 소시민의 이미지만을 쌓아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80년이후 확산을 거듭해 온 국민의 민주화 열망과 치과계 내부의 차분한 각성의 흐름이 모아져, 우리의 오랜 타성을 바른 방향으로 극복해보고자 하는 움직임이 서서히 싹터왔습니다. 87년의 호헌철폐 치과의사 서명운동을 시발로, 사회민주화에 대한 지지와 국민 건강권 침탈에 대한 반대운동 등을 통해 이러한 흐름들은 우리 내부에 보다 굳건히 자리잡아 나갔고, 마침내 연세민주치과의사회와 청년치과의사회의 창립으로 이어졌습니다. 우리 스스로를 일상성에 빠져 소외된 한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의료와 사회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주체로서 인식하고 실천해나가는 우리 내부의 자기회복운동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을 통해 우리는 국민건강권과 진정한 의미의 의권을 수호하는 보건의료운동의 상을 가다듬을 수 있었고, 경험의 확대를 통해 의료인의 사회적 자각의 깊이를 더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활동이 보다 많은 치과계 선후배, 동료들과 함께 하지 못함으로 인해 많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었고, 치과인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보다 풍부한 내용을 담아내는데 미흡했었습니다.

이러한 반성위에서 오늘 우리는, 청년치과의사회와 연세민주치과의사회의 두 단체를 합하고, 더욱 많은 선후배‧동료들의 힘과 지혜를 하나로 모아 “(가칭)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를 건설하려 합니다.

오랫동안 흩어지고 위축되어왔던 우리 치과의사들의 힘을 새로운 틀로 꾸려냄으로써, 우리 사회에 있어서 양심적 지식인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전문의료인으로서 국민의 건강권을 확보해 나가는 데 보다 충실하고자 하는 우리의 바람을 새롭게 다져봅니다.

항상 젊은 마음과 순수한 정열로 생활해 나가고자 하는 치과의사 여러분!

지금 우리 앞에는 의료의 참 모습을 구현하는 길이 활짝 열려있고, 우리 주위에는 함께 하는 많은 동료들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장래에 대한 밝은 낙관과 우리 자신에 대한 자긍심을 하나로 모아 진정한 참여의 길을 함께 열어나갑시다.

1989년 4월 26일
청년치과의사회‧연세민주치과의사회 통합준비위원회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위유민 2017-04-28 12:07:25
선배들의 풋풋한 모습이 보기 좋네요.
30주년때 똑같은 포즈로 똑같은 분들이 찍어보는 이벤트는 어떨까요?
아님 후배들이 그대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동으로 실천하고 계시는 많은 건치선배님들!!
존경합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