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에 ‘초심’ 품고 매일 들여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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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에 ‘초심’ 품고 매일 들여다 본다”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7.04.21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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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용이 만난 사람들] ⑯ 서울시치과의사회 이상복 신임 회장…“회원이 주인 되는 회무 펼칠 것”

치과계 이색 인물을 만나보는 본지의 기획인터뷰 『전민용이 만난 사람들』이 열 여섯 번째 인터뷰이로 서울시치과의사회(이하 서치) 제37대 이상복 신임 회장을 만났다.

이상복 회장은 지난 36대 서치 회장에 도전했지만 아깝게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그럼에도 서치 최초로 ‘경선’을 치루는 데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서치 첫 직선제로 치러진  회장선거에 그는 ‘서치 개혁’의 꿈을 안고 도전, 마침내 서치 37대 회장에 당선됐다.

6일 광화문 한식당에서 만난 이상복 회장은 회무 경력은 짧지만, 서치 개혁의 뜻과 의지는 강력하다며, 대학시절 이야기, 가정에서의 모습, 앞으로 서치 회장으로서의 포부를 즐겁게 풀어놓았다.

이날 만남에는 본지 김철신 편집국장과 서치 함동선 총무이사가 동석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인터뷰가 진행됐다.

편집자

▲서울시치과의사회 이상복 회장

밴드부‧산악회‧음악감상부…폭 넓은 문화 경험,
후배들에게 폭 넓은 길 들려줄 수 있는 선배로
공부하라 잔소리 안하는 존경받는(?) 아버지로

전민용 :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니까 편안하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대학시절엔 어떤 학생이었나요? 동아리 활동도 하셨나요?

이상복 : 밴드부를 했었어요. 예과 때. 당시 같이 했던 선배가 홍윤기 선배에요. 함께 잘 어울려 다녔었죠.

전민용 : 포지션은 뭐였어요?

이상복 : 기타요.

그리고 산악회도 했었어요. 어려서는 그냥 아버지 따라 도봉산에 오르는 게 다였는데…아무튼 산악회 첫날부터 뭣도 모르고 운동화 신고 도봉산 인수봉에 올랐다 고생 꽤나 했습니다. 배낭은 무겁고, 인수봉 도착도 하기 전에 이미 탈진했었죠.

밴드부, 산악회 둘다 동시에 하는데, 문제는 손을 다치면 기타를 못 잡잖아요? 양립이 힘들었어요.

전민용 : 계속 두 동아리 활동을 하셨나요?

이상복 : 아뇨. 예과 2학년 때 여름에 산악회 동기 2명이 한라산 등반을 갔다가 죽었어요. 그 사건 있기 바로 전에 전 산악회를 그만 뒀지만 충격이 상당했어요. 동기가 7명이었는데 2명이 허망하게 갔죠. 그 충격으로 다른 동기 몇몇도 그만두고…. 그런데도 보면 산악회 했던 분들은 아직도 끈끈하더라구요.

전민용 : 안타깝네요…. 조금 다른 얘길 수도 있는데, 산에 오르면 친구를 얻고 바다에 가면 잃는다는 말이 있는데 그건 왜 그럴까요?

이상복 : 글쎄요…. 짧은 경험이지만, 예를 들면 인수봉만 해도 코스가 20여개 됩니다. 우정길, 의대길이란 곳도 있고.

전민용 : 의대길이요?

이상복 : 서울대 의대에서 개발한 코스에요. 지금은 의대 산악회는 없어졌지만. 아무튼. 인수봉은 혼자서 올라갈 순 있는데, 내려올 수는 없어요. 올라가는 길은 고작 몇 십 미터인데, 내려가는 길은 한 이백 미터 정도 되거든요. 적어도 2~3명이서 함께 할 수밖에 없어 그런 게 아닐까요? 그리고 내려와서 같이 막걸리도 마시고. (웃음)

전민용 : 산악회가 인상에 많이 남았나 보네요.

이상복 : 밴드도 열심히 했어요. 지금도 같이 하자는 사람도 있는걸요. 밴드가 은근히 시간을 많이 잡아먹어요. 이 곡하면 저 곡 하고 싶고, 그러다 보면 공연하고 싶어지고, 그러면 뭐 매일 12시 1시 까지 공연한다고 연습하고. (웃음) 시간 많이 뺐겨요.

사실 밴드부는 예과 2학년 초까지 하고, 본과 올라가서는 ‘디스크’라는 고전음악 감상부 활동을 했어요. 거기서 지금의 저의 아내를 만났죠.

전민용 : 사모님을 보고 들어간 건가요?

이상복 : 아뇨. 뭐 꼭 여학생들이 있어 들어간 건 아닌데 그렇게 됐네요. (웃음)

학창시절에 공부만 하는 학생이었다고 하려고 했는데. 이런 얘기까지. (웃음) 그런데 진짜 공부 안하긴 했어요. 땡땡이(?)도 많이 치고, 생물, 화학 과목 싫어했는데. 그런데 참 인생 재밌는게 박사학위는 생리학으로 받았어요. (웃음)

전민용 : 공부도 다 때가 있는 거 같아요. 늦게 하는 사람도 있고. 친구들도 보면 그렇더라구요. 그 때 1,2등 하던 친구들이 지금은 공부 안하기도 하고.

이상복 : 학생이니까 공부 열심히 해야하는 데 그렇지 못했네요. 지금 한 학기에 한번 강릉대 치대에 가서 학부생 실습 강연을 해요. 가면, 후배들에게 공부만 하지 말고 꼭 예체능 쪽으로 취미를 한 두 개씩 가지라고 말해요. 또 임상만 하지 말고 기초도 하고. 꼭 치대 왔다고 치과의사만이 길이 아니란 걸 알려주고 싶고, 또 그렇게 스펙트럼을 넓혀놓으면 길이 많죠.

전민용 : 오히려 공부 안 해서 사고의 폭도 넓어지고 그런 거 같아요. 요즘에 혹시 읽으시는 책 같은 건 있나요?

▲전민용 대표

이상복 : 좀 창피한데 요즘에 책을 통 못 읽었네요.

전민용 : 기억에 남는 책이 있다면?

이상복 : 최근에 읽은 건 밴드 오브 브라더스(Band of Brothers)란 건데, 원서로 읽었어요. 또 그 전에는 더 콜디스트 윈터(The Coldest Winter)라고 한국 전쟁에 관한 책인데 4천 페이지가 넘어요. 그래도 너무 재밌어서 일주일 만에 다 읽었어요.

전민용 : 다른 질문으로 넘어가서, 가정에서는 어떤 아버진가요?

이상복 : 딸 두 명의 아버집니다. 큰 아이가 27살, 작은 아이가 26살이에요. 어떤 아버진가 하면…, 공부하란 소리를 한 번도 안했어요.

전민용 : 존경받는 아버지겠네요?

이상복 : 아닐…껄요?

전민용 : 공부 강요 안하는 아버지가 좋은 아버지죠.

이상복 : 그래서 그런가 애들이 하나는 미대, 하나는 실용음악과로 갔어요. 먹고 살려면 직업도 얻고 해야 하는데…. 둘째 녀석은 엉뚱한 소리만 하고.

전민용 : 자녀분 모두가 예술 쪽을 택했네요. 사모님도 치과의사시죠?

이상복 : 아뇨. ‘디스크’란 동아리는 치대, 미대, 음대 연합 서클이었어요. 여기 출신 커플이 애를 낳으면 분명히 음치라고, 뭐 그런 농담도 있었어요.

전민용 : 재색을 겸비하신 분이네요.

이상복 : 아니, 아니(웃음). 그래도 예쁘니까 결혼도 하고 그랬겠죠? (웃음)

전민용 : 서울대에 연합 서클이 몇 개 있었죠?

이상복 : 디스크도 있고, 덴탈 오케스트? 음대생들 객원으로 초대키도 하고.

전민용 : 학생회 때 보면, 여학교 음대나 미대에서 전화가 자주 왔었어요. 뭐 만난 적은 없지만….

이상복 : 인기 많았을 거 같아요.

전민용  : 아뇨. 전 오직 (학생)운동만 해서…. (웃음)

서치 회장직 ‘세습’에 의분 갖고 ‘개혁’ 생각
‘초심’ 생각하며 지갑에 공약집 품고 다녀…
임원은 더 많이 평가 받고 ‘열일’하는 자리

전민용 : 공적인 자리에 나가야겠다. 그런 생각은 언제부터 하셨나요?

이상복 : 93년도에 도봉구에서 개업을 하고, 95년도에 구회에 들어갔어요. 단순히 선배들과 어울리는 게 좋아서요. 처음 맡았던 직은 구회 자재이산가? 그런 걸 했던 것 같아요. 또 그렇게 하다 보니 총무이사도 하고, 이어서 부회장, 회장도 하고. 총무이사 할 때 서치 선거를 했었는데, 그게 이번 직선제 전 선거로 치룬 마지막이었을 거에요. 그 때 이수구 선생님이 회장이 되셨죠. 그 때는 그렇구나 하면서 지켜보기만 했어요.

이수구 선생님과 안성모 선생님 협회장 선거에서 경선으로 붙었어요. 그 때 이수구 선생님 도와드리면서 협회 홍보이사를 하게 됐죠.

3년간 열심히 했어요. 집에 12시 1시에 들어오고. 그 때 3년 간 집에서 저녁 먹은 적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했어요. 일간지 기자도 많이 만나고. 홍보 이사 때가 참 재밌었어요. 어느 날은 11시쯤 일찍 집에 간 적이 있었는데, 와이프가 안 자고 있더라구요. 절 빤히 보더니 “밥은 먹고 다니니?”라고 묻길래, “응 술도”라고 했다가 쫓겨날 뻔 한 적도 있어요. (웃음)

아무튼,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서. 3년 전에도 서치 회장에 나온 이유는, 세습하면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이수구 회장님 때 수석이 김성호 선생님, 이후 차례로 수석부회장이었던 최남섭‧정철민‧권태호 선생님까지 부회장들이 이어서 회장을 하더라구요. 그걸 보면서 이건 아니다. 라고 생각해 출마를 했죠. 결과는 아시는 것처럼 떨어졌지만 표차는 별로 나지 않았어요.

그래도 저를 존중해주시는 분들과 선거를 치루면서, 12년 만에 처음으로 서치 선거를 경선으로 치렀고, 공약을 놓고 경쟁했죠. 그러다보니 권태호 집행부에서도 대회원 사업에 포커스를 두고 사업을 진행하는 걸 보게 됐죠. 선거의 순기능을 보면서 떨어졌어도 자부심이 있었어요. 변화는 그 때 이미 시작된 것이었고, 이젠 직선제도 됐고 계속 그렇게 하다보면 서치가 개혁되고 결국 혁신으로 가는 길이 되는 거죠.

▲이상복 회장

전민용 : 이번에 회장님 공약에서도 그런 게 느껴지네요.

이상복 : 선거운동 하면서, 서치 개혁을 완수하게 해달라 그렇게 회원들에게 어필했습니다.

전민용 : 집행부는 회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고 임원들은 열심히 일하되 누리는 건 줄이는 거죠.

이상복 : 초도이사회를 4일에 했습니다. 제 첫마디가 이사들에게 이사회가 총회에 버금가는 기구고 여기에 참여하는 이사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일개 회원으로서 평가받는 게 아니라 임원으로서 엄정한 평가를 받고, 존경 받는 타의 모범이 돼야 하는 자리다. 그렇게 못하겠으면 지금이라도 나가면 된다고 까지 얘기했어요.

전민용 : 회장이 되셨으니까. 임기 내 이건 꼭 해야겠다. 하시는 건 뭔가요?

이상복 : 한 마디로 하면, ‘회원이 주인인 서치’입니다. 제가 내 건 공약을 모두 이루겠단 각오로 항상 지갑에 공약이 써진 명함을 넣고 다닙니다.

▲이상복 회장이 늘 지갑에 품고 다니며 본다는 공약이 적힌 명함

파트타임 활성화로 구인난 해소가 제1 목표
서치도 정책연구위원회 구성도 하나의 ‘꿈’
서여치에 임명직 여성 부회장 선출권 배려도

전민용 : 3년 전부터 직선제 취지에 맞는 공약을 만들고, 직선제가 되고 나서 더 강력한 드라이브가 될 것 같다. 이전 선거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것 같아요.

이상복 : 대의원제와는 달라요. 대의원제가 친소관계에 의한 이합집산이라면, 회원을 상대로는 더 투명해져야 합니다. 특히 신경 쓰는 건 구인구직특위를 만드는 것인데, 그게 총회 결의사항이고 회원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이 특위를 통해 구인구직 활성화 방안을 찾아 성과를 내는 게 첫 번째 목표입니다.

또 건강보험 청구 관련한 교육을 하려고 합니다. 사교육 때문에 힘들어하는 회원이 많아서 직접 회가 나서는 겁니다.

또 여기 명함에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서치도 정책개발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3년 전에 보면 서치는 행사는 많지만 사업이 경기지부보다 적었어요. 이번에 치과의사 전문의제도 같은 경우에도 협회에 말도 못하고. 정책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으니, 아이디어가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김철신 : 종로구회 회원으로써 첫 번째 고민은 구인구직인데, 서치가 나서서 성과를 내신다니 반갑다.

전민용 : 경기지부와 같이 규모를 키워서 하는 건 어떨까요?

김철신 : 구인구직 문제는 근본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정말 심각해질 것 같아요.

전민용 : 치과위생사 뿐 아니라 구인구직에 들어가는 비용도 힘들어 하는 회원들이 많아요.

이상복 : 그렇죠. 만만치 않죠.

전민용 : 치과위생사협회에서도 치협이 이런 일을 해줬으면 하는 의견도 있어요.

이상복 : 치협에서 공동 구인구직사이트를 만들면 좋겠지만, 지속 가능성에 대한 연구는 많이 해야 할 거라 생각합니다. 협회 차원에서 이런 일을 하게 되면 서치도 적극 도울 생각입니다.

서치는, 틈새시장을 노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다 정규직을 구하니까, 파트타임을 구하는 데는 별로 없어요. 서치는 파트타임 일자리를 연결하는 일을 할까합니다.

함동선 : 유휴인력, 경단녀(경력단절여성) 문제가 많은데, 실제로 이번 집행부가 포커스를 맞춘 것은 정규직 시장에 관한 것입니다. 협회 차원에서 구인구직 사이트를 계속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봅니다. 저희 서치는 회원을 위해 경단녀, 유휴인력의 복귀를 돕고 회원들에게도 풀타임 근무자뿐 아니라 파트타임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하는 게 목표입니다.

회장님이 말한 그 틈새시장이란 게 그런 것입니다. 유휴인력 채용은 정부에서도 지원하는 일이기 때문에 서치가 나서면 분명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김철신 편집장

김철신 :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구할 때, 서류작성이 너무 힘들어요.

함동선 : 그렇죠. 설명 들어도 막상 쓰기 어렵고.

김철신 : 이런 걸 서치나 협회에서 대행해 주면 좋을 것 같아요.

이상복 : 우선 이런 일부터 도와주는 게 구인구직난 해소의 시작일 거 같다.

전민용 : 정책개발도 하신다고 했는데, 서치에 주무 이사가 있나요?

이상복 : 정책이사는 2명 있지만 정책위원회는 없어요. 다만, 이번 총회에서 감사 지적사항엔 정책위원회 개발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번 공약엔 서치 정책위원회 설립을 넣지 않았어요. 그보다는 구인구직 같은 민생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정책위원회까지 하기엔 여력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래도 정책 개발은 하고 싶어요.

전민용 : 이번 직선제로 선출된 집행부인데, 집행부 구성의 특이 사항은 있나요?

이상복 : 여성부회장이 회칙에는 임명직으로 돼있어요. 그런데 이번엔 우리 집행부에서 선출한 게 아니라, 서울시여자치과의사회에 추천을 맡겼어요. 그래서 좋은 분을 보내주셨습니다.

함동선 : 서여치에서 윤정아 부회장을 공천 했는데, 그것도 서여치 내에서 경선으로 선출된 분입니다.

김철신 : 그것도 괜찮은 방법이네요.

함동선 : 여성회원은 점점 많아지는데, 배려는 적어서 이런 방법을 시도해 봤습니다.

김철신 : 이사 비율도 적고.

이상복 : 작지만 인정해 주는 게 옳다고 생각해요. 농담으로 부회장 4명중에 2명은 선출이고 2명은 임명인데, 진짜로 임명한 건 김재호 부회장 한 명 뿐이라고, 김 부회장만 선거 안치뤘다고 하기도 했죠. 더 많은 이사를 두고 싶은데 생각만큼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특권을 포기한 회장으로서, 회원이 주인인 서치를 만들고 싶어요. 요즘 가장 되뇌는 말은 ‘3년 간 초심을 잃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첫 직선제로 탄생한 집행부가 잘하면 격려해 주시고 못하면 질책하고 판단해 달라고 대의원분들에게 부탁드렸습니다. 여기 대표님과 편집장님도 마찬가지 입니다.

 

직선제서 언론사 역할 중요…‘다름’ 인정해야
경쟁 후보 측 사람도 이사로 영입 ‘화합 시도’
벼랑 끝 내몰린 젊은 치의 보듬는 회장될 것

김철신 : 건치신문은 보시나요?

이상복 : 가끔 봅니다. 제 주위에 건치신문이 인터넷으로만 나와서 아쉬워하는 분들 많아요.

김철신 : 선거 때 기사 나가면, 마치 의도가 있어 그렇게 한 것처럼 보는 사람도 있고. 특히 직선제 되고 나니까 언론과의 관계도 커지고. 언론과 협회 집행부와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보는데, 언론과의 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가실 건지?

이상복 : 짧지만 협회에서 홍보이사를 했어요. 당시 치과신문에서 우리 집행부를 많이 질책(?)했어요. 협회장님이 그때 화가 나서 저보고 가서 뭐라고 하라고 하는 걸, 그냥 놔두시라고 했어요. 언론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 그게 언론이다. 그렇게 무마시킨 적도 있어요.

하지만, 잘못된 보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생각입니다. 홍보이사 시설에 모 방송에서 임플란트 부작용에 관한 보도를 한 적이 있어요. 어느 국회의원 보도자료를 토대로 한 것이었는데, 의심스러운 치과 20군데 조사해 그 중 절반이 허위부당청구를 한다는 내용을 내보냈는데, 처음부터 의심스러운 곳, 고작 20군데 조사한 표본을 가지고 전체가 그렇단 식으로 매도하는 건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아 언중위에 제소해 반론보도를 이끌어 내기도 했습니다.

잘못된 팩트로 기사를 낸 것만 아니라면, 그 외에는 틀리다가 아닌 ‘다른’ 것으로 생각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김철신 : 언론의 중요성은 높아졌는데, 그걸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 것 같아요. 이게 후보도 그렇고 언론사도 그렇고.

이상복 : 이번 협회장 선거를 치루면서 특히 그렇게 느꼈어요. 다 특정 캠프 대변인 같고…

함동선 : 직선제의 특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민용 : 이번 선거를 놓고 언론이라던지 선거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상복 : 저도 선거 치르면서, 언론사 주최 토론회를 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전부 협회가 토론회를 주최하니 쟁점도 안 생기고, 후보 검증도 잘 되지  않은 것 같아요. 나중에 서치 선거에서는 추진해 볼 생각입니다.

전민용 : 중앙, 국가차원에서 협치 얘기도 많이 나오는데,  비록 경쟁 관계였지만 결국 동료잖아요?  치과 내부 문제 해결에는 이런 관계가 도움이 되지 않는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이상복 : 협회장도 선출됐지만, 나는 지부장으로서 사분오열된 치과계를 우선 통합해야 한다고 봅니다. 다 끌어안고 화합의 길로 갔으면 하는 게 신임 협회장에 바라는 점입니다.

전민용 : 쉬운 방법이 있다면, 상대 캠프라 할지라도 뛰어난 인재는 영입하는 겁니다. 자칫하면 그런 인재가 사장돼 버리죠. 공개가 어려운 시대도 아니고, 집행부내에 섞여도 문제가 없을 거라 봐요.

함동선 : 우리도 집행부 구성할 때 자재이사, 공보이사, 법제이사는 상대 캠프에서도 열심히 활동한 분들로 모셨습니다.

전민용 : O디 치과 문제도 그렇고, 치과계를 이끌어나갈 미래지향적인 이념이 필요한 때라고 보는데, 우리 치과계는 아직 이런 전문가주의니 하는 것들이 확립되지 않아 사무장치과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할 포럼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복 : 학부에서부터 인문학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치의학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이론과 술기도 있지만, 인문소양 역시 갖춰야 합니다. 잘못하면 의료인이 아닌 장사꾼이 되기 쉽기 때문이죠. 새내기들에게 진료철학과 삶의 철학을 함께 가르쳐야 할 때라고 봅니다.

전민용 : 이게 치과계의 과제라고 생각해요. 치과의사들끼리 반목하고 공격하는 거 자체가 치과계의 치욕입니다. 치과계 문화를 한 단계 성숙시켜야 할 과제가 남은 거죠.

이상복 : 옳은 지적입니다.  좀 빗나간 얘기지만, 젊은 후배들은 회무 참여는 물론 치과계 문제에 대해 얘기해 볼 기회가 없습니다. 서치가 80%의 투표율을 보인 것은 젊은 치과의사들의 참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안고 갈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한 젊은 후배를 만났는데, 회비를 못내겠다고 하더라구요. 스탭들 월급도 나오지 않아 봉급 줄때마다 돈을 빌린다고 하는데. 그런 사람들이 무슨 회비를 내겠어요. 사무장 치과로 안 간단 보장도 없고 말릴 수도 없겠더라구요. 구조적 문제도 있겠지만 젊은 치과의사를 보듬어 주는 집행부가 돼야 합니다.

전민용 : 예방위주의 치과운영이 개원환경 악화를 타개할 하나의 해결책이라고 봅니다. 큰 돈은 안될지언정 안정적으로 환자를 확보하는 방식이기 때문이죠. 일종의 주치의제인데, 한 의원에서 볼 수 있는 환자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등록제를 통해 그 이상의 환자는 다른 곳으로 보내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미충족치료율도 굉장히 높아요. 치료율 자체가 25%밖에 되지 않고, 대부분 치아가 망가질때로 망가졌을 때 오기 때문에.

이상복 : 미충족필요자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아까 말씀하신 방식을 통해 이를 줄여가는 게 옳다고 생각해요. 예방진료만으로도 환자도 치과의사도 함께 잘 살 수 있을 것라 생각해요.

▲함동선 총무이사

전민용 : 예방항목을 늘려나가는 것도 계속 돼야 하죠.

이상복 : 홍보이사 시절, 스케일링, 실란트 급여화 환영 논평을 발표하라고 지시한 적이 있어요.

함동선 : 일단은 개원의들의 마음 자세가 바뀌어야 합니다. 수가는 조금씩이라도 매년 오르고 있고, 공생하지 않으면 결국 공멸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의과 쪽에서는 1달에 1번 인문의학 세미나가 있는데 이를 통해 상생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방진료에 관심을 갖고 치과계도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이상복 : 누구 한 사람의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닙니다. 무엇보다 의료민영화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준비해 막아내야 합니다. 그간 얼마나 기재부에서 의료상업화를 위해 안달을 냈는지 보면…

전민용 : 이번에 협회장으로 당선된 김철수 후보도 열린 마인드를 갖고 있고, 회원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도 이상복 회장님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다른 지부들도 마찬가지다. 서로 힘을 합해 잘 해냈으면 좋겠네요.

이상복 : 오늘 인터뷰는 무척 즐거웠고, 영광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서치에 좋은 아이디어를 주시면 회무에 반영토록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함동선 : 건치신문에 대한 이미지는, 회원들의 바람을 전하고 집행부의 문제를 건드린다는 것이죠. 앞으로의 건치도 건치신문도 더욱 기대가 됩니다. 치과의사의 한 사람으로서 건치는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고 여기서 나오는 내용에 대한 신뢰도 높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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